업황 불황에도 ‘어닝서프라이즈’…메리츠증권, 선방 요인은?

입력 2022-05-03 17:47:11 수정 2022-05-03 17:4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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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트레이딩 수익 증대…영업익·세전익 창사 이래 3000억 돌파
실적개선·주주환원책 안정화로 주가 상승 견인

최근 증권업계 업황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메리츠증권의 실적이 두각을 보였다. 다수 증권사들의 올 1분기 실적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앞서 실적을 발표한 메리츠증권이 분기 최대실적을 기록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자본시장은 메리츠증권의 호실적을 어느정도 예상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식시장 칼바람 속에서도 주가가 고공행진 중이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은 브로커리지 수익 침체 속에서도 금융수지 개선과 투자은행(IB)·자산운용 수익이 대폭 오르며 기저효과에 따른 우려를 말끔히 떨어 없앴다.

다른 증권사의 경우 지난해 주식시장 호황 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올해 실적은 전년보다 대부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 나홀로 빛난 메리츠증권부진한 업황 속 어닝서프라이즈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376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32.4% 증가한 수준이다. 세전이익은 같은 기간 32% 증가한 3809억원으로 영업이익, 세전이익 모두 창사 이래 분기 기준 첫 3000억원을 돌파했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282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3.4% 증가했다.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실적을 1년 만에 경신한 셈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2018년 1분기를 시작으로 17분기 연속 당기순이익 1000억원 이상 규모를 이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증권업황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특히 사업구조상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 비중이 크지 않았다는 점도 실적개선에 도움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대다수 증권사들은 기저효과로 인해 올 1분기 전년동기 대비 두자릿수 이상 감소율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던 국내증시 거래대금도 감소세를 보이면서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현재까지 잠정 실적을 발표한 주요 증권사 4곳(NH투자증권, KB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의 올해 1분기 순이익 합계는 4420억원으로 작년 동기(7848억원) 대비 43.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NH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이 1023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60.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618억원으로 56.8% 감소했다. 수수료 수익이 작년보다 31.8% 감소했고 금리 상승 영향에 운용 수익 및 관련 이자수지가 73.6% 줄었다.

KB증권의 순이익과 영업이익은 1159억원, 151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47.9%. 47.8% 줄었다. 최대IPO로 꼽힌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로 수수료가 76.1% 증가했으나 수탁 수수료(-43.7%) 및 금융상품 수수료(-17.1%) 감소로 총 순수수료 수익이 8.6% 줄었다.

신한금융투자의 1분기 순이익과 영업이익은 1045억원, 1376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37.8%, 32.0% 줄었다. 하나금융투자는 1분기 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이 1193억원으로 집계돼 작년 동기 대비 12.75% 감소했으나 영업이익(1230억원)은 1년 전보다 5.71% 증가했다.

반면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1분기 315억원 규모의 브로커리지 수익을 거둔 후 올 1분기 171억원까지 줄어들었지만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오히려 대출금, 환매조건부채권(RP)매수, 신용공여금 등 금융수지 부문에서 1053억원 수익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2배 가까이 급증했으며, 자산운용 부문에서도 2309억원으로 같은 기간 33.62% 수익이 늘었다. 업황이 부진했던 투자은행(IB) 부문에서도 124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20억원 가량 수익이 증가했다.

김인 BN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출금 축소에도 신용공여잔고 확대와 하이난 항공 채권 회수에 따른 지연이자가 유입되면서 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주식시장 하락 및 채권금리 급등에도 해외자산 헷지(위험회피)거래 및 메자닌, 워런트 관련 이익이 발생하며 트레이딩 수익도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 자사주매입으로 부정적 우려 해소수익성 개선 경영전략 지속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증권업지수는 2021년 5월10일 2355.47포인트로 연간 최고치를 기록한 후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지난 2일 2000.13포인트까지 내려앉았다. 1년 만에 15.09%(355.34포인트) 줄어든 꼴이다.

반면 메리츠증권의 주가는 지난 2일 기준 6830원을 기록하며 1년 사이 두 번째로 높은 주가를 기록했다. 실적발표 직후 상승폭을 반납했지만 최근 하방압력이 높은 증권업 지수를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메리츠증권의 주가상승세는 안정화된 실적개선과 주주환원책이 긍정적 영향을 줬을 거란 분석이다.

앞서 메리츠증권은 배당성향을 대폭 낮추고 자사주 매입규모를 늘리는 방법을 택하면서 주주환원 정책 중 하나인 배당정책에 변화를 줬다. 지난해 5월 메리츠금융그룹은 금융계열사 배당성향을 1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경영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당시 자사주 매입계획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매도의견을 내는 등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됐다. 

하지만 메리츠증권이 이후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을 추진하면서 시장의 우려는 해소됐다. 배당정책 발표 후 다음달인 6월(1000억원)과 11월(1400억원)에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을 통해 자사주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3월에도 이들 증권사와 1000억원 규모의 신탁계약을 맺었다.

<사진=메리츠증권>

향후 메리츠증권은 ROE(자기자본이익률) 10% 이상을 목표로 수익성을 개선시키기 위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재활용시설 등 새로운 영역 투자기회를 모색하고, 성장성이 높은 기업에 IB, 사전 기업공개(Pre-IPO) 등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3조원 주가연계증권(ELS)을 유지하고 10년 이상 파생결합증권(DLS) 및 파생결합사채(DLB) 발행하는 등 펀딩을 다변화시킬 계획이다.

리테일 부문에서도 비대면 고객 전담지점을 운용하고, 온라인매체 거래 편의성을 개선시키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차액결제시장(CFD)을 중심으로 한 가격정책과 마케팅을 확대하는 등 전문투자자를 유치해 성장동력을 마련할 전략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차별화된 우량 사업 발굴과 지속가능한 사업기회를 선점해 수익성 개선 기조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에 대응한 전략을 구축하고 신규 고객 및 자산증대를 위한 CFD 서비스를 육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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