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 지프 랭글러 덕 국내매출 4500억 ‘최다’…수익성은 아쉬워

시간 입력 2022-05-26 17:56:10 시간 수정 2022-05-26 17:5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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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 4000억 '첫 돌파'
매출원가 증가율 부담 가중…수익성 다소 악화
지프·푸조·DS 신차 9종 출시해 분위기 전환

제이크 아우만 사장이 이끄는 스텔란티스코리아가 지난해 매출 4000억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프의 대표 SUV 랭글러와 레니게이드의 인기에 힘입어 20%에 달하는 판매 성장을 이뤄낸 결과다.

그러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5% 넘게 줄면서 수익성은 다소 악화됐다. 물류비 급등으로 인한 매출원가 상승과 기존 푸조, 시트로엥, DS의 수입·판매를 맡던 한불모터스를 흡수하면서 발생한 비용 때문이다.

올해 지프, 푸조, 시트로엥, DS 등 4개 브랜드를 품게 된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새로운 도약을 노린다. 한불모터스와 시너지 효과를 내는 한편 지프를 중심으로 개별 브랜드의 특성에 맞는 신차를 대거 투입할 계획이다.

26일 스텔란티스코리아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스텔란티스가 지난해 국내에서 거둔 매출은 4533억원으로 전년 대비 28.1%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7억원으로 16.5% 감소했고 순이익도 95억원으로 31.2% 줄었다. 그 결과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3.24%로 1.73%포인트 하락했다.

매출 감소에도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던 2년 전과는 대조적이다. 스텔란티스코리아의 2020년 매출은 3539억원으로 전년 대비 9.9%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76억원, 순이익은 138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47.4%, 219.9% 늘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도 4.97%로 1.94%포인트 상승했다.

스텔란티스코리아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낸 건 지프의 선전 덕분이다. 지프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1만449대로 전년 대비 19.4% 증가했다. 지난해에만 3127대가 팔린 지프의 간판 SUV 랭글러를 필두로 레니게이드(2708대), 그랜드체로키(1923대), 체로키(1659대), 글래디에이터(956대) 등 주력 모델들이 판매량 증가에 힘을 보탰다. 특히 랭글러는 지난해 스텔란티스코리아 전체 판매량의 약 30%를 차지하며 높은 수요를 입증했다.

다만 매출 증가율이 매출원가 증가율을 상쇄하지 못하면서 수익성 개선에는 실패했다. 스텔란티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 증가율은 28.1%(993억원)였으나, 매출원가 증가율이 이보다 5.2%포인트 높은 33.3%(977억원)를 기록해 수익성이 다소 악화됐다.

특히 스텔란티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원가율의 경우 86.2%로 전년 대비 3.4%포인트 상승했다. 매출원가율이 올라갔다는 건 차량 생산에 드는 비용이 그만큼 높아졌고 수익성은 낮아졌다는 의미다.

급여 등을 포함한 판매관리비가 늘고 영업외수익이 줄어든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스텔란티스코리아의 지난해 판관비는 447억원으로 전년 대비 10.6% 증가했다. 반면 이 기간 영업외수익은 15억원으로 72.9% 급감했다. 기존 푸조, 시트로엥, DS 브랜드의 수입·판매를 담당하던 한불모터스를 흡수하면서 늘어난 판매촉진비 등이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스텔란티스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부품 등 애프터서비스 비용과 세계적인 물류비 증가, 브랜드 확장 준비를 위한 인력 확충 등의 이유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말했다.

스텔란티스코리아가 이달 23일부터 사전계약을 시작한 지프의 프리미엄 컴팩트 SUV '뉴 컴패스'.<사진제공=스텔란티스코리아>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올해 시트로엥을 제외한 지프, 푸조, DS 등 3개 브랜드의 신차 9종을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는 한편 지프의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지프는 올해 1.3ℓ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연비를 높인 레니게이드와 컴패스의 부분변경 모델, 2열을 추가한 '올 뉴 체로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올 뉴 체로키 4xe'를 선보인다. 지난달 3008·5008 SUV의 가솔린 모델을 출시한 푸조는 완전변경을 거친 3세대 308을 상반기 안에 내놓을 계획이다. DS는 DS 7 크로스백과 DS 4를 출시할 예정이다.

서비스 네트워크도 확대한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현재 수도권에 집중된 18개의 지프 전시장·서비스센터를 내년 경상도와 전라도로 확대하고 2024년까지 30개로 늘릴 계획이다. 푸조와 DS의 전시장·서비스센터도 2024년까지 각각 20개로 확충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수입차 시장에서 DS의 존재감은 크지 않지만, 지프와 푸조는 신차로 반도체난을 뚫고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스텔란티스코리아와 한불모터스 간 시너지 효과가 발휘되는 시점이 오면 새로운 브랜드의 출범과 해외 인기 차종 도입 등에 대한 가능성도 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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