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미래 신사업 키워드 '수소·전기차'…매출 40조 시대 연다

시간 입력 2022-06-02 07:00:06 시간 수정 2022-06-02 11: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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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0주년 연중기획] 한국 경제 주역, 500대 기업 심층분석/ (171)현대글로비스
지난해 코로나 여파에도 사상 처음 매출 20조·영업익 1조 돌파
해운사업·환경부문 투자 눈길…10년간 고용 규모 꾸준히 증가
스마트 물류 시장 공략…성장 잠재력 큰 폐배터리 시장 선점 목표

현대글로비스(대표 김정훈)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자동차 물류 전문기업으로 출발했다. 정몽구·정의선 부자(父子)가 2001년 자본금 50억원을 출자해 세운 한국로지텍이 전신이다. 한국로지텍은 2003년 글로비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글로벌(Global)과 비전(Vision)의 합성어다. 글로비스는 2005년 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이후 2011년 현대글로비스로 사명을 다시 바꾸고 새롭게 출발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20년간 종합물류, 유통판매, 해운 등 물류 관련 사업을 영위하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완성차 운송을 통해 물류부문 매출을 끌어올리며 몸집을 키운 덕분이다. 하지만 현대차·기아와의 내부거래 비중이 늘면서 계열사에 대한 매출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졌다. 현대글로비스가 최근 공격적인 투자와 미래 신사업 추진을 통한 체질 개선에 나선 이유다.

현대글로비스는 글로벌 종합물류 유통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스마트 물류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기존에 구축한 수소 유통망을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성장 잠재력이 큰 전기차 폐배터리 시장 선점에도 나설 방침이다. 물류를 넘어 미래차, 모빌리티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2025년까지 연매출 40조원을 달성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간다는 목표다.

◇10년간 누적 매출 158조원…연 매출 '20조 클럽' 진입

현대글로비스가 최근 10년간 물류, 유통, 해운 등 주력 사업을 통해 거둔 매출은 총 158조3346억원이다. 특히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수요 증가세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 20조원을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2020년에는 매출이 전년 대비 9.6% 감소한 16조5199억원을 기록했지만, 불과 1년 만에 회복세로 전환했다.

현대글로비스의 연도별 매출은 △2012년 11조7460억원 △2013년 12조8613억원 △2014년 13조9220억원 △2015년 14조6712억원 △2016년 15조3406억원 △2017년 16조3583억원 △2018년 16조8656억원 △2019년 18조2701억원 △2020년 16조5199억원 △2021년 21조7796억원이다.

현대글로비스의 최근 10년간 영업이익은 총 7조4241억원이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증가하던 영업이익은 2017년과 2018년에 2년 연속 감소했다. 이 기간 매출은 증가했지만, 원화 강세에 따른 환차손 영향을 받은 탓이다. 현대글로비스는 화주와 계약 시 달러 등 외화로 대금을 결제받는 비중이 높다. 이 때문에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 한화로 환산한 이익은 줄어들게 된다.

현대글로비스의 영업이익을 연도별로 보면 △2012년 6137억원 △2013년 6369억원△2014년 6446억원 △2015년 6980억원△2016년 7288억원 △2017년 7271억원 △2018년 7101억원 △2019년 8765억원 △2020년 6622억원 △2021년 1조1262억원이다. 매출과 마찬가지로 2020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줄었으나, 지난해 처음 1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해운·환경 및 IT부문 투자 확대…사업 영역 확장

현대글로비스의 최근 10년간 국내·해외법인 투자 금액은 총 4조3252억원이다. 현대글로비스의 연도별 국내·해외법인 투자액은 △2012년 2705억원 △2013년 6492억원 △2014년 7492억원 △2015년 8629억원 △2016년 3989억원 △2017년 4350억원 △2018년 1308억원 △2019년 2197억원 △2020년 1695억원 △2021년 4395억원이다.

이 중 연도별 국내법인 투자액은 △2012년 2562억원 △2013년 6391억원 △2014년 7319억원 △2015년 7992억원 △2016년 3555억원 △2017년 4095억원 △2018년 495억원 △2019년 1251억원 △2020년 1119억원 △2021년 4129억원이다.

그동안 현대글로비스의 국내법인 투자는 물류 사업에 집중돼 있었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해운 사업 관련 투자가 늘고 있다. 2019년 911억원을 기록했던 해운 사업 투자액은 2020년 483억원으로 줄어든 이후 지난해 2104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해외법인 투자액을 연도별로 보면 △2012년 143억원 △2013년 101억원 △2014년 173억원 △2015년 637억원 △2016년 434억원 △2017년 255억원 △2018년 813억원 △2019년 946억원 △2020년 576억원 △2021년 266억원이다. 2019년 946억원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이후 최근 2년간 감소 추세를 보였다.

최근 10년간 현대글로비스의 고용 규모는 계속 증가했다. 연도별 직원 수(등기임원 제외·미등기임원 포함)는 △2012년 734명 △2013년 847명 △2014년 938명 △2015년 1026명 △2016년 1119명 △2017년 1207명 △2018년 1301명 △2019년 1392명 △2020년 1447명 △2021년 1631명이다.

◇수소 등 친환경 신사업 추진…스마트 물류 시장 공략

현대글로비스가 구상하고 있는 미래 물류 모습.<사진제공=현대글로비스>
현대글로비스가 구상하고 있는 미래 물류 모습.<사진제공=현대글로비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10월 출범한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 브랜드 에코(ECOH)를 중심으로 수소 유통,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등 미래 신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공급망관리(SCM) 전문기업의 특성을 살려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공급 등 전 영역에서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수소 유통, 인프라 운영 사업을 확대해 2030년까지 수소 출하센터를 9곳으로 늘리고, 전국 360곳 이상의 충전소에 수소를 공급할 예정이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도 친환경 신사업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하게 된다. 현대글로비스는 배터리 회수·재활용 사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재활용하는 UBESS(Used Battery Energy Storage System) 사업도 검토 중이다. 전기차 수요가 급증한 지난해를 기점으로 배터리의 일반적인 사용주기가 지나는 2028년 이후 폐배터리가 대거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해당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고객사의 물류센터에 첨단 물류 기술을 구축·운영하는 스마트 물류 솔루션 사업 추진에도 속도를 낸다. 고객사에 스마트 물류 컨설팅, 자동화 설비 도입, 시스템 개발 등 스마트 물류센터 구축을 위한 전 과정에서 토탈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20여 년간 쌓은 노하우와 역량을 바탕으로 스마트 물류센터를 직접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대글로비스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 물류센터 시장은 2018년 296억달러(약 37조6808억원)에서 2023년 476억달러(약 60조5948억원)로 연평균 11.5%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시장 역시 2025년 약 1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기업과의 제휴를 통한 물류 사업 경쟁력 강화에도 나선다. 최근 현대글로비스는 글로벌 물류 설비 제조기업인 스위스로그의 자동화 설비에 대한 국내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스위스로그의 물류센터 자동 창고 설비인 파워스토어, 싸이클론 캐리어 2종을 국내에 독점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스위스로그의 자동화 설비 구축을 통해 스마트 물류센터 구축을 원하는 고객사의 생산성 향상을 도모할 계획이다.

한편 현대글로비스는 제조, 유통, 식음료, 의약품 등 6대 타깃 사업 분야를 선정해 육성할 방침이다. 중기적으로는 해당 사업을 통한 국내 시장 점유율 30% 달성이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해외 신규 고객사를 대상으로 영업 활동을 펼쳐 글로벌 시장으로 매출을 확대한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전문 물류 컨설턴트, IT 개발자, 엔지니어 등으로 구성된 별도 조직을 구성해 고객사에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물류센터 혁신을 이끌 스마트 물류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사의 물류 운영 성공에 일조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독보적인 사업 모델과 핵심 역량 확보를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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