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BMW에 밀린 르쌍쉐…분위기 반전 카드는?

시간 입력 2022-06-08 07:00:02 시간 수정 2022-06-08 04:5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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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BMW 누적 국내 판매 나란히 3만대 돌파
르노·쌍용·지엠 내수 부진…신차 부족이 원인
하반기 신차 키워드 'SUV'…물량 확보 관건

르노코리아자동차, 쌍용자동차, 한국지엠 등 일명 '르쌍쉐'로 불리는 국내 중견 완성차 3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내수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벤츠와 BMW가 수입차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며 현대자동차와 기아에 이어 국내 완성차 업계 3, 4위를 꿰찬 것과 대조적이다. 이들 3사의 수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만큼 내수 시장을 잡기 위한 분위기 반전 카드는 SUV 신차가 될 전망이다.

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벤츠와 BMW의 올해 1~5월 국내 판매량은 각각 3만3352대, 3만1103대로 나란히 누적 3만대를 넘어섰다. 현대차(27만4886대), 기아(21만7422대)에 이어 3, 4위다.

반면 르노코리아, 쌍용차, 한국지엠은 내수 시장에서 고전했다. 르노코리아의 올해 1~5월 내수 판매량은 1만8715대, 한국지엠은 1만3118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쌍용차가 렉스턴 스포츠의 인기에 힘입어 2만3592대를 팔며 선방했으나, 벤츠와 BMW를 추월하지는 못했다.

이들 3사의 내수 판매 부진은 차량용 반도체 칩 수급 차질,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현대차, 기아는 물론 벤츠, BMW 역시 부품 부족과 원가 상승에 대한 부담을 떠안고 있는 만큼 경쟁력 약화의 근본적인 원인은 신차 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이들 3사의 수출 의존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1~5월 기준 르노코리아의 수출 비중은 70.8%, 한국지엠은 86.3%에 달했다. 쌍용차의 수출 비중은 40.7%로 비교적 낮지만, 최근 유럽 수출을 확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수출 의존도가 높아질 공산이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르노코리아와 한국지엠은 해외 본사로부터 신차 물량을 배정받는 구조인데, 지난해의 경우 부분변경 모델을 제외한 완전 신차가 없었다"며 "쌍용차는 매각 이슈 등의 여파로 신차 출시가 계속 미뤄졌다"고 전했다. 이어 "수출 물량 증가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수출 의존도가 높아지면 중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지엠이 이달 3일 국내에 출시한 중형 SUV 신형 이쿼녹스 가솔린 모델.<사진제공=한국지엠>

르노코리아, 쌍용차, 한국지엠은 올해 하반기 SUV 중심의 신차를 앞세워 분위기 전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에 생산 공장을 둔 완성차 업체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실적 개선을 통한 적자 탈출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내수 판매가 뒷받침돼야 때문이다.

우선 르노코리아는 올해 하반기 안에 XM3 하이브리드를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소형 SUV XM3의 하이브리드 모델로 이미 유럽 시장에서 제품 경쟁력을 입증했다. 실제 올해 1~5월 수출된 XM3(하이브리드 포함)는 4만442대로 전년 동기 대비 220.3% 급증했으며, 르노코리아 전체 수출의 89%를 책임지고 있다.

특히 르노코리아는 지리자동차와 함께 만든 하이브리드 신차를 2년 후 국내에 출시해 친환경차 라인업을 본격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지리그룹의 자회사인 볼보자동차의 전용 플랫폼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제공받아 르노코리아가 차량 디자인을 맡는 방식이다. 해당 신차의 부품 국산화율도 현재 약 60%인 QM6 수준 이상으로 높일 예정이다.

최근 KG그룹·파빌리온PE 컨소시엄과 인수합병을 위해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하는 등 경영 정상화에 나선 쌍용차도 토레스를 이달 안에 출시할 계획이다. 토레스는 쌍용차가 2018년 렉스턴 스포츠를 출시한 이후 4년 만에 내놓는 신차로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가 장악한 중형 SUV 시장에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 관계자는 "토레스는 준중형 SUV 코란도와 대형 SUV 렉스턴의 간극을 메우는 모델로 SUV 시장을 개척해 나갈 모델"이라며 "오랜 기간 상품성을 높이며 철저히 준비한 만큼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이달 3일 출시한 신형 이쿼녹스 가솔린 모델의 판매에 집중하고, 내년 차세대 CUV 출시를 통해 재도약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지엠은 올해 안에 부평2공장 생산직원 1200명을 부평1공장과 창원공장으로 전환 배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GM의 프리미엄 브랜드 GMC를 연내 론칭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을 높일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코리아, 쌍용차, 한국지엠 모두 SUV 신차를 준비하며 실적 개선을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고유가 흐름에도 SUV 수요가 여전히 많은 만큼 신차 물량이 확보된다면 내수 판매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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