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타이어 선점 나선 금호타이어…경영 정상화 박차

시간 입력 2022-06-15 07:00:06 시간 수정 2022-06-15 05:2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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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0주년 연중기획] 한국 경제 주역, 500대 기업 심층분석/ (177)금호타이어
지난해 연간 매출 2.5조원 재돌파…실적 회복 신호탄
꾸준한 연구개발 투자 눈길…R&D 집중도 3%대 유지
디지털 트윈 구축 목표…모빌리티 비즈니스 기업 도약

금호타이어(대표 정일택)의 전신은 고(故) 박인천 금호아시아나그룹 초대 회장이 1960년 광주에 설립한 삼양타이어다. 2003년 금호산업(현 금호건설)의 타이어사업부에서 분사한 뒤 사명을 금호타이어로 바꾸고 새롭게 출발했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이 2006년 대우건설을 무리하게 인수한 탓에 알짜 계열사였던 금호타이어는 2009년 워크아웃에 빠졌다. 2014년 워크아웃 졸업에 성공했으나, 유동성 악화로 인해 2017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결별했다.

금호타이어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품을 떠나 2018년 중국 더블스타에 인수되기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러나 열악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공격적인 해외 진출을 통해 글로벌 타이어 기업 반열에 올랐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해외 9개 판매법인과 13개 지사·사무소를 운영하며 180여개국에 18억달러(약 2조3000억원) 이상을 수출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창립 당시 하루 20개에 불과했던 타이어 생산능력은 지난해 기준 5536만개에 달한다.

금호타이어는 경영 정상화를 위한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2025년까지 글로벌 타이어 업계 10위권에 재진입한다는 목표다. 성장 잠재력이 큰 친환경 타이어 시장을 선점해 수년간 누적된 적자를 흑자로 전환하고,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비즈니스 기업으로 도약할 방침이다.

◇10년간 누적 매출 28조원…코로나19 여파로 부담 가중

금호타이어는 한국, 중국, 미국, 베트남에 위치한 8개의 타이어 생산공장을 토대로 글로벌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타이어 생산을 담당하는 광주·곡성·평택공장을, 중국에는 남경·천진·장춘공장을 운영 중이다. 미국과 베트남에도 각각 1개의 공장을 두고 있다. 이들 공장에서 승용차용 타이어, SUV용 타이어, 트럭·버스용 타이어, 레이싱용 타이어 등 다양한 타이어를 생산하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최근 10년간 타이어 제조·판매를 통해 거둔 매출은 총 27조6001억원이다. 2012년 연간 매출 4조원을 돌파하며 고점을 찍었지만, 매년 외형이 축소돼 2020년에는 매출이 2조원대 초반까지 줄어들었다. 하지만 지난해 연간 매출 2조5000억원을 다시 넘어서며 실적 회복의 신호탄을 쐈다.

금호타이어의 연도별 매출은 △2012년 4조706억원 △2013년 3조6985억원 △2014년 3조4379억원 △2015년 3조404억원 △2016년 2조9472억원 △2017년 2조8764억원 △2018년 2조5587억원 △2019년 2조3692억원 △2020년 2조1707억원 △2021년 2조6012억원이다.

금호타이어의 최근 10년간 영업이익은 총 1조763억원이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워크아웃 졸업 이듬해인 2015년 1000억원대로 급감했다. 유동성 위기가 본격화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영업이익 적자를 냈다.

금호타이어의 영업손익을 연도별로 보면 △2012년 3753억원 △2013년 3459억원 △2014년 3584억원 △2015년 1360억원 △2016년 1118억원 △2017년 -1643억원 △2018년 -982억원 △2019년 574억원 △2020년 -45억원 △2021년 -415억원이다.

금호타이어의 최근 10년간 순손실은 총 2333억원에 달한다. 2015년 순손익이 마이너스로 전환한 이후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순손실을 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악재가 겹친 2020년부터 2년 연속 7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금호타이어의 연도별 순손익은 △2012년 1306억원 △2013년 1010억원 △2014년 1316억원 △2015년 -675억원 △2016년 -266억원 △2017년 -1123억원 △2018년 -1919억원 △2019년 -434억원 △2020년 -829억원 △2021년 -719억원이다.

◇끊임없는 연구개발 눈길…'기술 명가' 재건 노력

금호타이어는 다수의 최초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유명하다. 앞서 타이어 기술력의 꽃으로 불리는 항공기용 타이어와 펑크가 나도 시속 80km의 속도로 약 100km를 달릴 수 있는 런플랫 타이어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향기가 나는 아로마 타이어와 32인치 초고성능 타이어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기도 했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한국, 중국, 미국, 독일 4개 지역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운영하며 신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최근 10년간 연구개발에 투자한 금액은 총 8888억원이다. 지난 10년 동안 워크아웃, 해외 매각 등 열악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연구개발 투자를 계속 이어왔다. 지난해의 경우 영업손실 폭은 커졌으나, 연구개발 비용은 오히려 늘었다.

금호타이어의 연도별 연구개발 비용은 △2012년 806억원 △2013년 871억원 △2014년 986억원 △2015년 897억원 △2016년 937억원 △2017년 937억원 △2018년 797억원 △2019년 847억원 △2020년 884억원 △2021년 926억원이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율도 3%대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연구개발 집중도를 연도별로 보면 △2012년 1.98% △2013년 2.36% △2014년 2.87% △2015년 2.95% △2016년 3.18% △2017년 3.26% △2018년 3.12% △2019년 3.57% △2020년 4.25% △2021년 △3.56%다.

최근 10년간 금호타이어의 고용 규모는 큰 폭의 등락은 없었다. 연도별 직원 수는 △2012년 4979명 △2013년 4943명 △2014년 4940명 △2015년 5048명 △2016년 5011명 △2017년 5127명 △2018년 4909명 △2019년 4769명 △2020년 4617명 △2021년 4855명이다.

◇경영 정상화 통해 글로벌 타이어 업계 10위권 재진입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사진제공=금호타이어>

올해 창립 62주년을 맞이한 금호타이어는 중단기 전략인 '비전 2025'를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을 통한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통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미래 기술을 확보하고, 모빌리티 비즈니스 기업으로 도약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타이어 업계 10위권에 다시 진입한다는 목표다.

금호타이어는 급변하는 모빌리티 산업의 변화에 발맞춰 타이어 개발 전 과정을 디지털로 전환할 계획이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술을 타이어 개발에 적용해 컴파운드·성능을 예측하는 디지털 트윈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에서의 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디지털 공간에 그대로 구현하고, 제품 개발 기간 단축과 개발 효율 극대화를 도모하는 개발 과정의 혁신을 뜻한다. 금호타이어의 디지털 트윈 시스템은 타이어 설계, 빅데이터 시뮬레이션, AI 기반의 설계 최적화, 버츄얼 제조 평가 등 네 단계로 구성된다.

신차용(OE) 타이어 공급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 금호타이어는 현대차, 기아, 르노코리아차, 쌍용차, 한국지엠 등 국내 완성차 5개사에 OE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크루젠 HP71과 엑스타 PS71을 기아 EV6에 장착하는 OE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외에도 르노코리아차 XM3에 엑스타 HS71을, 기아의 중국형 카니발인 지아화에 크루젠 KL33을 OE로 공급 중이다.

특히 한국 다음으로 타이어 매출 비중이 큰 북미 타이어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현재 금호타이어의 북미 OE 파트너사는 현대차, 기아, 아우디, 폭스바겐, 닛산 등 5곳이다. 지난해 미국 SUV 시장에서 인기를 끈 닛산 패스파인더에 크루젠 HP71을 OE로 공급하는 계약을 따내며 경쟁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유럽·중국 타이어 시장 점유율도 높여 나갈 계획이다. 금호타이어는 유럽에서 현대차, 벤츠, 폭스바겐, 닛산, 다시아 등 7곳, 중국에서 현대차, 기아, 폭스바겐, 시트로엥 등 4곳과 OE 공급 계약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기준 지역별 매출은 한국 7812억원, 북미 6526억원, 유럽 4791억원, 중국 2082억원 순이다.

스포츠 마케팅 활동도 꾸준히 펼칠 예정이다. 금호타이어는 영국 토트넘 핫스퍼, 독일 바이엘 04 레버쿠젠, 미국프로농구 NBA, 기아 타이거즈를 공식 후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타이어 기업으로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예정이다.

한편 금호타이어는 올해 1분기 매출 7387억원, 영업이익 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26.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금호타이어는 수익성이 높은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와 성장 잠재력이 큰 친환경 타이어를 중심으로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 판매 비중은 전체의 37.3%로 전년 대비 3%포인트 상승했다. 이 기간 친환경 타이어 판매량도 229만개로 89만개 늘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향후 고수익 제품의 판매 비중을 높이고, 판매단가 인상과 내부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며 "원재료 가격과 선임 상승 리스크 대응을 위해 지역별 차등 전략을 적용하고, 제조원가와 판매관리비 등을 줄여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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