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벤츠·BMW 부럽지 않다"…럭셔리 SUV 제네시스 GV80

시간 입력 2022-07-01 17:47:16 시간 수정 2022-07-01 17:4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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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SUV 수준 존재감·간결한 실내 구성 눈길 끌어
승차감 합격점…낮은 무게중심 덕에 안정적 움직임

제네시스 GV80 주행 모습.<사진제공=제네시스>

제네시스는 약 2년 전 GV80를 처음 출시하면서 신선한 충격을 예고했다. 벤츠와 BMW가 장악한 럭셔리 SUV 시장의 판을 흔들겠다는 포부였다. 당시 벤츠 GLE와 BMW X5의 굳건한 입지를 고려하면 다소 비현실적인 목표라는 생각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제네시스의 호언장담은 결국 현실이 됐다. GV80는 감각적 디자인, 안락한 승차감, 최첨단 신기술 등 강점을 앞세워 독일차를 압도하며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제네시스를 프리미엄 브랜드 반열에 올려놓은 GV80는 과연 어떤 매력을 품고 있을까.

1일 GV80를 타고 서울 잠실에서 출발해 경기도 양평을 왕복하는 약 300km 구간을 달렸다. 시승 차량은 GV80 3.5 가솔린 터보 AWD 모델이다. GV80는 별도의 트림 구분이 없는 만큼 2.5 가솔린 터보 AWD(6486만원), 3.0 디젤 AWD(6886만원), 3.5 가솔린 터보 AWD(7056만원) 등 3개의 AWD(사륜구동) 모델 중 가격 면에서 최상위 모델로 볼 수 있다.

GV80는 국내에서 준대형 SUV로 구분된다. 하지만 존재감은 대형 SUV 수준이다. 전면을 가득 채운 방패 모양의 그릴은 웅장한 느낌을 주며, 격자무늬 패턴을 더해 포인트를 준 모습이다. 그릴 양옆에 가로로 쭉 뻗은 두 줄 형태의 분할 헤드램프는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럽다.

측면은 마치 쿠페형 세단을 보는 듯하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루프라인으로 날렵한 인상을 준다. 후면 테일게이트에는 오목한 굴곡이 있는데, 분할 테일램프와 조화를 이뤄 안정적인 느낌이다. 듀얼 머플러는 디젤 모델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며, 그 자체로 멋스럽다.

실내는 간결하다. 일단 대시보드가 평평해 개방감이 좋다. 대시보드 상단에 있는 14.5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터치 반응이 매우 빠르다. 12.3인치 3D 계기판,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시인성도 뛰어나다. 특이한 건 변속 다이얼로 정교하게 세공된 보석처럼 세련된 모습이다.

특히 1열 시트의 구성은 만족도가 높다. 통풍, 열선은 물론 마사지 기능도 있다. 도어 핸들 안쪽에 부드러운 가죽을 덧대고, 무릎이 닿는 부분을 고급 가죽으로 마감한 점도 인상적이다. 2열 시트에도 통풍, 열선 기능이 있으며, 1열과 같이 등받이 각도 등을 전동으로 조절할 수 있다.

SUV의 덕목인 넓은 실내 공간도 합격점을 줄 만하다. 2열 시트에 앉으면 머리 공간과 다리 공간이 꽤 여유롭다. 3열 시트 역시 착좌감이 편안하다. 버튼 조작만으로 시트를 접고 펼 수 있어 편리하다. 다만 3열의 머리 공간이 협소한 점은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제네시스 GV80 주행 모습.<사진제공=제네시스>

GV80 3.5 가솔린 터보 AWD 모델에는 직렬 6기통 3.5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돼 최고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54kgf·m의 성능을 발휘한다.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여유로운 출력과 토크를 바탕으로 부드럽게 치고 나간다. 패들 시프트를 활용해 기어를 올리고 내릴 때 변속 반응이 민첩한 수준은 아니지만, 시종일관 군더더기 없는 변속 질감이 발군이다.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승차감이다. 차의 무게가 2톤이 넘지만, 낮은 무게중심을 갖춘 덕에 묵직하면서도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과 진동을 잡아내는 능력도 수준급이다. 제네시스는 GV80의 정숙성 확보를 위해 능동형 노면 소음 저감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고 한다. 노면 소음을 실시간 분석해 0.002초 만에 반대 위상의 음파를 발생시켜 불규칙한 노면 소음을 저감하는 기술이다.

GV80에 탑재된 첨단 안전 사양인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고속도로 주행 보조 2의 완성도 또한 우수하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시속 20km 남짓의 정체 구간에서도 차간 거리와 양옆 차선을 정확히 인식해 속도를 조절한다. 방향지시등 스위치를 조작하면 핸들을 알아서 제어해 차선을 변경해주기도 한다. 주행 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 커스텀 등 네 가지로 진흙, 모래, 눈 등 다양한 주행 조건에 대응할 수 있는 험로 주행 모드도 있다.

시승을 마친 후 최종연비는 9.3km/ℓ가 나왔다. GV80 3.5 가솔린 터보 AWD 모델의 공인 복합연비는 8km/ℓ다. 2020년 3월 처음 국내에 출시된 GV80는 올해 출시 3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꾸준히 인기를 끌며 럭셔리 SUV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다. 벤츠 GLE, BMW X5를 비롯해 볼보 XC90 등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한 상황에서 GV80가 제네시스의 도약을 계속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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