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家 고물가 전쟁②] 가격인하 나선 대형마트…고객 확보 '기회' vs 수익성 '악화' 명암

시간 입력 2022-07-07 07:00:10 시간 수정 2022-07-07 07: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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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물가 잡기 자신있다"…가격 방어 노하우
온라인 이동한 식품 소비 다시 오프라인으로 기대
매년 이익 감소로 헛 장사…최저가 장기화 어려워

지난 5일 이마트 할인점에서는 'CJ햇반(210g*12입)'을 1만3380원에 판매했다. 지난 3일 기준 해당 상품의 가격은 1만3970원이었다. 이마트는 이 외에도 가공식품, 신선식품 등 40대 품목의 가격을 내렸다.

가격 인하 기준은 경쟁사 온라인몰이다. 무조건 경쟁사 온라인몰 보다 싸게 팔아 '최저가' 인식을 심어주겠다는 게 마트 측의 설명이다.

앞서 이마트는 경쟁사 온라인몰 보다 비싸게 구매하면 그 차액을 돌려주는 최저가 보상제를 시행했다.

이마트뿐만 아니라 롯데마트, 홈플러스도 한푼이라도 더 싸게 팔기 위해 가격 방어에 나섰다. 

이마트는 차액을 e머니로 보상해주는 최저가 보상제를 시행하고 있다.<사진=김수정 기자>
이마트는 차액을 e머니로 보상해주는 최저가 보상제를 시행하고 있다.<사진=김수정 기자>

◇"엔데믹에 기회가 왔다"…'가격' 민감한 고객 유치 기대

표면적 이유는 고물가 시대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6% 상승했다. 외환 위기 이후 6%대로 오른 것은 처음이다.

가격 방어에 도가 튼 대형마트 업계는 물가 상승이 오히려 '기회'라고 보고 있다. 가격에 민감해진 고객들이 다시 오프라인 할인점을 찾게 될 것이라 자신하고 있다.

식품 소비가 온라인으로 빠르게 옮겨가면서 오프라인 할인점의 비중은 크게 줄었다. 실제,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 2020년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을 끌어올린 대표적 품목이 식품이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코로나 직전인 지난 2019년에도 오프라인 대형마트 매출은 8.8% 감소했다. 오프라인 업태 가운데 그 해 역신장한 곳은 대형마트가 유일했다.

이번에 이마트가 최저가를 선언하면서 비교 대상을 경쟁 온라인몰로 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판매하는 상품이 겹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가격적으로 혜택을 줘 고객을 되찾아 오겠다는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엔데믹으로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실제, 올 들어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상승세가 작년만 못한 상황이다. 지난 3월에는 7.9% 매출이 신장해 작년 동월(15.2%) 성장률을 밑돌았다.

◇집객 효과 있지만 효율성 의문…단발성 이벤트

밥상물가 잡기에 노하우가 있다 하더라도 효율성 측면에선 크게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수시로 경쟁사 온라인몰 가격을 확인해야 하고, 추가로 가격을 내려야 한다. 밑지고 파는 최저가 행사가 길어질 경우 손해가 크다.

홈플러스는 최근 사업연도(2021년 3월~2022년 02월) 적자 전환했다. 매출 감소폭은 한자릿 수로 크지 않았지만, 1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롯데마트 역시 사정은 같다. 국내 할인점 사업 영업손익이 지난 2020년에 이어 작년에도 300억원 이상 적자를 냈다. 이마트 할인점은 적자는 아니지만 이익이 두자릿 수 급감했다.

최저가 마케팅은 고객을 유치하는데 도움은 주더라도 수익성 측면에선 '실'이 더 크다. 매년 비슷한 명칭의 최저가 마케팅을 들고 나오지만, 이목을 오래 끌지 못한다는 것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로나로 식품 소비가 온라인으로 이동했고, 소비자들은 온라인으로 가격을 비교하고 저렴하고 편리하게 제품을 소비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라며 "온라인에 의존하고 있는 고객을 오프라인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으로 가격을 선택한 것인데, 최저가 마케팅을 함으로써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판다는 신뢰감을 줄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수정 기자 / ksj021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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