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전운' 감도는 르노·지엠…'빠른 타결' 현대차와 대조

시간 입력 2022-07-20 17:45:48 시간 수정 2022-07-21 08:5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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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임단협 다년 합의'·지엠 '전기차 물량 배정' 두고 평행선
업계 "파업 현실화 시 XM3·트레일블레이저 생산 차질 우려"

르노코리아자동차와 한국지엠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교섭 결렬로 인해 파업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핵심 쟁점인 임단협 다년 합의와 전기차 물량 배정을 두고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가 창사 이후 처음으로 4년 연속 파업 없이 임단협을 매듭지은 것과 대조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와 한국지엠 노사는 올해 임단협 교섭에서 팽팽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르노코리아 노조는 지난 7일 열린 임단협 5차 본교섭에서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최대 쟁점인 임단협 다년 합의를 두고 사측과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탓이다. 사측은 올해부터 3년간 매년 기본급 6만원을 인상하고, 성과급 지급을 보장하는 대신 임단협 주기를 매년에서 다년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노조는 임단협 다년 합의가 노조를 무력화하려는 의도라며 철회를 강력히 요구했다.

이후 르노코리아 노조가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파업 찬반투표에서 전체 조합원 1852명 중 1653명(80.6%)이 찬성했고, 15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 중지 결정을 신청했다. 중노위의 조정 기간이 지나면 노조는 26일부터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노조의 요구안에 담긴 내용은 기본급 9만7472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일시금 500만원 지급, 정규직 채용 등이다.

한국지엠 역시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한국지엠 노사가 지난 19일 임단협 8차 교섭 이후 이번주 추가 교섭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국지엠 노조의 요구안에는 기본급 14만2300원 인상, 통상임금의 400% 성과급 등 내용이 담겼다.

특히 노조는 향후 가동 중단을 앞둔 부평2공장에 전기차 생산 물량을 배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한국지엠은 2025년까지 국내에 출시될 전기차를 전량 수입하고, 경영 정상화를 위해 트레일블레이저의 수출과 내년부터 생산할 차세대 CUV 생산에 집중할 방침이다.

업계는 르노코리아와 한국지엠 노조가 당장 파업에 나설 가능성은 낮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코리아와 한국지엠 노사 간 갈등으로 파업이 현실화하면 주력 차종인 XM3와 트레일블레이저 등의 생산과 수출이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며 "강경 투쟁보다는 회사의 성장을 위해 노사가 합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현대차는 임단협을 속전속결로 타결했다. 이날 현대차에 따르면 이 회사 노조가 전날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투표자 3만9125명 중 2만4225명(61.9%)이 찬성해 가결됐다. 올해 임단협을 가장 먼저 마무리한 현대차 노사는 21일 울산공장에서 임단협 조인식을 열 예정이다.

현대차 노사가 지난 12일 열린 임단협 15차 교섭에서 도출한 잠정합의안은 기본급 9만8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경영성과급 200%+400만원, 품질향상 격려금 150만원, 하반기 목표 달성 격려금 100%, 미래차 산업 변화 대응 특별 격려 주식 20주, 재래시장 상품권 25만원 등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노사는 국내공장에 대한 미래 투자 계획을 골자로 한 특별 합의서를 마련했다. 노사 합의에 따라 현대차는 국내 최초의 전기차 생산 공장을 2025년 완공해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또 국내공장 생산 물량 재편성과 연계해 노후화된 기존 공장을 단계적으로 재건축한다. 내년 상반기에는 생산·기술직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업계의 전망과 달리 속전속결로 임단협을 타결한 것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 악재에 대해 노사가 공감대를 형성한 결과로 분석된다. 현대차가 4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한 건 창사 이래 처음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노사가 함께 미래 비전을 공유함으로써 국내공장이 미래차 산업의 선도기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아 노조의 경우 올해 현대차 노조와 공동 투쟁을 선언한 만큼 현대차와 비슷한 수준에서 사측과 합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기아 노사는 지난달 22일 상견례 이후 실무교섭과 본교섭을 진행 중이다. 노조는 기본급 16만20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영업이익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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