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실적' 쓴 현대차, 하반기도 '아이오닉 6'로 호실적 질주

시간 입력 2022-07-22 07:00:01 시간 수정 2022-07-21 17:4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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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매출 35.9조·영업익 2.9조…분기 기준 역대 최대 '경신'
판매 줄어도 수익성 늘어…우호적 환율·인센티브 절감 효과
미출고 물량 해소·미국 친환경차 시장 공략 통해 호실적 지속

현대자동차가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깜짝 실적'을 거뒀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 각종 악재로 인한 생산 차질에도 수익성이 높은 SUV와 제네시스 중심의 판매를 이어간 결과다. 우호적 환율과 인센티브 절감 효과도 호실적을 이끌었다. 현대차는 남은 하반기 누적된 미출고 물량을 빠르게 해소하고, 두 번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6'를 투입해 실적 질주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22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35조9999억원, 영업이익 2조979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8.7%, 영업이익은 58% 증가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냈던 지난해 4분기(31조265억원) 기록을 가뿐히 넘어섰고, 영업이익도 역대 최대치인 2014년 2분기(2조872억원)를 넘어 3조원에 육박했다.

현대차가 글로벌 판매 감소에도 역대급 실적을 낸 비결은 SUV, 제네시스 등 고수익 차종 중심의 판매 전략이 꼽힌다. 현대차의 올해 2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97만6350대로 전년 동기 대비 5.3% 감소했지만, 이 기간 SUV의 판매 비중은 47.3%에서 52.4%로 5.1%포인트 상승했고, 제네시스도 5.3%에서 5.4%로 0.1%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제네시스의 지난 상반기 미국 판매량은 2만5668대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우호적 환율과 인센티브 절감 효과도 호실적을 견인했다. 현대차는 수출 비중이 높아 달러가 강세면 환차익이 커지는데, 올해 2분기 원·달러 환율이 126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 오르면서 수익이 늘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변수로 인해 자동차 시장이 공급자 우위로 바뀌면서 인센티브 지급이 줄어든 것도 주효했다. 현대차가 올해 2분기 미국 내 딜러에 지급한 인센티브는 전년 동기 대비 70%가량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요 시장의 재고 수준이 매우 낮아 인센티브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나타냈다"며 "반도체 공급 관련 상황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지정학적 리스크와 코로나19 재확산세 등으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이 향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우선 누적된 미출고 물량의 빠른 해소에 나설 계획이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이날 실적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에서 "6월 말 기준 국내 64만대의 미출고 물량이 있고, 유럽과 미국에서도 대기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유럽의 경우 출고 대기 물량이 14만대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인플레이션 확대와 금리 인상,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 올해 글로벌 산업 수요는 연초 8000만대 이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7000만대 중후반으로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다만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올해도 고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 '더 뉴 싼타페' 하이브리드.<사진제공=현대자동차>

핵심 시장인 미국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오는 10월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전기차 등 친환경차 투입에 속도를 낸다. 구 전무는 "올해 10월부터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현지 양산해 증가하는 친환경차 수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이오닉 5에 이어 내년 아이오닉 6, 그 이후에는 아이오닉 7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며 "GV60, G80 EV, GV70 EV 순서로 제네시스 전기차 신규 라인업을 투입해 미국 전기차 시장 리더십을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현대차는 지난 3월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밝힌 중장기 전략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도 내놨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CEO 인베스터 데이 당시 2030년까지 전동화, 자율주행, 미래 모빌리티, 로보틱스, 수소 등을 포함해 총 96조원의 투자 계획을 언급했었다"며 "이 중 20조원은 전동화 제품 및 부품 연구개발, 신공장 및 라인증설 투자, 차세대 배터리 개발, 전기차 충전소 구축 등에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발표했듯이 미국 내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 조인트 벤처를 통한 배터리 셀 공장 설립에 6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전동화뿐 아니라 로보틱스, 자율주행, UAM, AI 분야와 관련해 그룹 차원에서 미국에 5조60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투자와 관련해 서 본부장은 "전동화 및 친환경 사업 고도화에 16조원, 자율주행 및 AI 분야에 9조원, 내연기관 차량 상품성 향상에 38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며, 이 중 현대차는 34조원을 분담할 것"이라며 "내연기관 차량의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투자 계획을 수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 1월 연간 실적 가이던스 발표 당시 제시한 올해 매출액 전년 대비 13~14% 성장, 영업이익률 5.5~6.5% 등의 목표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또 현대차는 이날 중간배당으로 보통주와 종류주에 각각 10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시가 배당률은 보통주 0.6%, 종류주 1.2%다. 배당금 총액은 2578억1400만원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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