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공포`에 스포티지도 LPG 출시…QM6와 ` 2파전` 전망

'독점' QM6·'도전' 스포티지, 국내 LPG차 시장 놓고 공방 예고
QM6 LPe 가격 경쟁력 확보…연비는 스포티지 LPi가 더 높아
업계 "LPG차 경제성 고려하면 공급 확대 위한 지원책 필요"

르노코리아자동차가 QM6를 앞세워 지난 3년간 독점해온 국내 LPG SUV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 전망이다. 기아가 스포티지의 LPG 모델을 전격 출시하며 시장 주도권 탈환에 본격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고유가 여파로 인해 유지비가 저렴하고, 공간 활용도가 높은 LPG SUV가 큰 인기를 끌면서 르노 QM6와 기아 스포티지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이날 준중형 SUV인 스포티지의 연식변경 모델 '2023 스포티지'를 출시하고, 26일부터 판매에 돌입한다. 연식변경의 핵심은 스마트스트림 2.0ℓ 엔진을 탑재한 스포티지 LPi 모델을 추가한 점이다. 이로써 기아는 스포티지의 가솔린, 디젤, 하이브리드 모델에 이어 LPi 모델까지 총 4개의 엔진 라인업을 완성했다.

기아 스포티지 LPi는 르노 QM6 LPe와 직접적인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르노코리아는 2019년 6월 중형 SUV인 QM6의 LPe 모델을 출시한 이후 국내 LPG SUV 시장을 독점해왔지만, 기아 스포티지 LPi의 등장으로 2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르노코리아에 따르면 QM6 LPe의 지난 3년간 누적 판매량은 8만809대로, 이 기간 QM6 전체 판매량(13만345대)의 62%를 차지한 주력 모델이다.

우선 스포티지 LPi와 QM6 LPe의 제원상 수치를 보면 성능 면에서 큰 차이는 없다. 스포티지 LPi는 2.0ℓ 스마트스트림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최고출력 146마력, 최대토크 19.5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QM6 LPe는 2.0ℓ 자연흡기 엔진과 무단변속기를 적용해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19.7kg·m의 힘을 낸다. 스포티지 LPi의 출력이 6마력, QM6 LPe의 토크가 0.2kg·m 각각 더 높다.

하지만 연비와 가격 측면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다. 연비는 복합 기준 스포티지 2.0 LPi가 9.2km/ℓ로 QM6 LPe(8.6~8.9km/ℓ)보다 최대 0.6km/ℓ 높다. 가격의 경우 스포티지 2.0 LPi는 2538만~3284만원, QM6 LPe는 2489만~3505만원으로 책정됐다. 양사의 트림 전략에 따른 옵션의 차이는 있지만, 하위 트림의 가격(개별소비세 3.5% 기준)은 QM6 LPe가 더 싸고, 상위 트림은 스포티지가 더 저렴하다.

기아가 25일 국내 출시한 준중형 SUV 스포티지의 연식변경 모델 '2023 스포티지'.<사진제공=기아>

고유가 흐름을 타고 LPG SUV에 대한 국내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시장의 규모는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평균 LPG 가격은 1099원으로 휘발유(1954원)와 경유(2028원)보다 최대 929원 저렴하다. 스포티지 LPi의 판매가 순항할 경우 다양한 LPG 신차가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LPG SUV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전기차와 수소차에 치우친 친환경차 보급 정책을 일부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LPG 신차 등록 대수는 3만7389대로 전년 동기 대비 32.7% 감소했다. 정부는 2024년부터 저공해차를 전기차와 수소차로 한정하고, LPG차에 대한 세제 지원을 중단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각국이 LPG를 친환경 대체 연료로 지정하고, 구매 보조금 등 각종 정책을 펼치며 LPG차 시장을 키우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은 LPG차 보급에 다소 미온적인 것이 사실"이라며 "휘발유차와 경유차 대비 우수한 LPG차의 경제성 등을 고려해 적극적인 세제 지원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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