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원재료 매입액 5000억 재돌파…가격 인상 가능성은?

시간 입력 2022-07-26 17:37:41 시간 수정 2022-07-26 17:3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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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고무·합성고무·카본블랙 매입 가격 오름세
제조 원가 부담 가중…타이어 가격 유동적 조정
"고인치·전기차 타이어 판매 늘려 수익성 확보"

한국타이어가 타이어 생산을 위한 원재료 매입에 투입한 비용이 5년 만에 5000억원을 다시 넘어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으로 천연고무를 비롯한 핵심 원재료의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는 국내외 수요와 원재료 가격 추이 등을 고려해 타이어 가격을 유동적으로 조정하고, 고인치 타이어와 전기차 타이어 중심의 판매 전략을 세워 수익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26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해 1분기 원재료 매입 비용은 총 565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주요 원재료인 천연고무·합성고무·카본블랙 매입 비용은 3952억원으로 원재료 매입액 전체의 69.9%를 차지했다.

한국타이어의 지난해 1분기 원재료 매입 비용인 4883억원보다 15.8%(770억원) 증가한 수치다. 한국타이어의 원재료 매입 비용은 2017년 1분기 5713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4000억원대를 유지했지만, 올해 1분기 들어 5년 만에 5000억원을 다시 넘어섰다.

한국타이어의 비용 부담이 늘어난 건 원재료 가격이 오른 영향이 컸다. 한국타이어에 따르면 천연고무 1톤당 가격은 지난해 1분기 200만원에서 올해 1분기 233만원으로 16.5% 올랐다. 이 기간 합성고무 1톤당 가격은 204만원에서 243만원으로 19.1%, 카본블랙은 103만원에서 163만원으로 58.3% 각각 상승했다.

타이어 생산에 필수적인 타이어 코드와 비드 와이어의 가격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타이어 코드 1톤당 가격은 지난해 1분기 289만원에서 올해 1분기 365만원으로 26.3% 올랐다. 같은 기간 비드 와이어 1톤당 가격은 124만원에서 181만원으로 불과 1년 만에 46%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타이어 생산을 위한 주요 원재료의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한국타이어의 원가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며 "한국타이어로서는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상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타이어가 지난 5월 유럽에 선보인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iON)'.<사진제공=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국타이어는 수익성이 높은 고인치 타이어 공급을 확대하고, 성장 잠재력이 큰 전기차 타이어 시장을 선점해 수익성 회복에 나설 방침이다. 타이어 가격의 경우 국내외 수요와 원재료 가격 추이 등을 고려해 유동적으로 조정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타이어의 실적을 책임지는 18인치 이상 고인치 승용차용 타이어의 판매가 순항 중인 만큼 향후 전망은 밝다. 한국타이어의 올해 1분기 고인치 승용차용 타이어 판매 비중은 전체의 39%를 차지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1.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특히 한국타이어의 주요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 올해 1분기 고인치 승용차용 타이어 판매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8.6%포인트 오른 49.1%에 육박했다. 한국 시장과 유럽 시장에서도 1년 만에 각각 2.3%포인트, 0.9%포인트 상승한 판매 비중을 기록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5월 유럽에 선보인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iON)'을 앞세워 전기차 타이어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유럽을 시작으로 오는 8월부터는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여름용·겨울용·사계절용 등 전기차 전용 타이어 풀라인업을 구축할 방침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BMW i4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에 신차용 타이어 공급을 확대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올해 고인치 승용차용 타이어 판매 비중을 42%까지 늘려 매출을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성장시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타이어는 올해 1분기 매출 1조7907억원, 영업이익 126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10.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2.2% 감소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물류대란, 대전·금산공장의 영업손실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친 탓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한국공장의 수익성 회복과 흑자 전환을 위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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