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 희비 엇가른 증권 계열사, 맏형서 ‘아픈 손가락’ 전락

시간 입력 2022-07-27 07:00:09 시간 수정 2022-07-27 10: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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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계열사 미보유 우리금융, 3위로 상승
단기간 내 회복 어려워…하반기 실적에도 영향

주요 금융지주 비은행 부문의 맏형 노릇을 하던 증권 계열사가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한 모양새다. 증권사 실적으로 그룹의 희비를 엇가르며 금융지주사 순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사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총 10조3167억원으로 전년 동기 9조3725억원 대비 10.1% 증가했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서도 전반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거뒀지만 하나금융그룹은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순익이 1.4% 감소했다. 지난해 비은행 계열사 중 가장 높은 기여도를 자랑하던 하나증권의 실적이 올 들어 감소했기 때문이다.

하나증권의 상반기 순익은 전년 동기 2760억원 대비 49.6% 감소한 139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2배 이상의 순익 격차를 보였던 하나캐피탈보다도 낮은 수치다.

증권사의 순익 감소는 이미 예상된 수순이었다는 게 금융권 시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급격하게 등치가 커졌지만 내실에 기반한 성장이라기보다는 증시 활황 수혜 덕이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은 증권 계열사를 보유하지 않아 그룹 전반의 실적에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은 우리금융에 금융지주 3위 자리를 넘겨주게 됐다. 우리금융의 상반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24.1% 증가한 1조7614억원으로 하나금융보다 340억원 앞선다.

리딩금융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하는 KB금융과 신한금융 역시 증권 계열사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KB증권의 순익은 지난해 상반기 신한금융투자에 515억원 앞섰지만 올 상반기에는 오히려 71억원 뒤처졌다. 빅5 증권사로서의 위상이 무색한 기록이다.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의 올 상반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1.4%, 41.4% 감소한 1820억원, 1891억원이다.

NH투자증권 역시 올 상반기 고전을 면치 못했다. NH투자증권의 올 상반기 순익은 전년 동기 5279억원 대비 57.9% 감소한 2221억원이다. 주요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중 감소율이 가장 높다.

이는 그룹 실적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쳤다. 지배구조지분율(우선주, 의결권 배제에 관한 종류주식 포함)에 따른 NH투자증권의 지주 순익 반영분은 지난해 상반기 2435억원에서 올 상반기 1145억원으로 53% 감소했다. 해당 기간 NH투자증권에 대한 NH농협금융의 지분율이 46.13%에서 53.87%로 7.74%포인트 증가한 것을 반영한 결과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이 농협금융지주 전체 순익에 미친 기여도는 18.3%에서 8.2%로 줄었다.

금융권에서는 증권업의 부진이 단기간 내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는 만큼 하반기에도 주요 금융지주사의 실적을 가르는 주요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증시의 거래대금, 거래량 감소 추세가 지속 확대되고 있고 이는 IPO(기업공개) 등에도 영향을 미쳐 리테일과 IB 부문의 실적 악화를 동시에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해까지 증권계열사의 보유 및 성과 유무가 그룹 전체 실적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 올해는 부정적인 영향에 가장 큰 요인으로 자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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