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中 판매 부진 장기화…반전 카드 ‘전기차’

시간 입력 2022-08-02 07:00:01 시간 수정 2022-08-02 04: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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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토종 완성차 브랜드 대비 낮은 인지도 등 영향
전동화·고급화 전략 및 투자 통해 신차 총공세 전망

현대차·기아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혹독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설치에 대한 보복과 중국 토종 완성차 브랜드에 비해 낮은 인지도가 발목을 잡았다. 현대차·기아는 현지화 전략 기반의 중국 전용 전기차를 무기로 분위기 반전에 나설 계획이다.

2일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현대차의 도매 기준 중국 판매량은 지난해 2분기 9만5000대에서 올해 2분기 3만7000대로 1년 새 61.1% 감소했다. 이 기간 기아의 중국 판매량도 3만2000대에서 1만6000대로 50% 줄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현지 공장 가동이 멈춘 러시아를 제외하면 현대차·기아의 판매가 급감한 시장은 중국이 유일하다. 현대차·기아가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공급난에도 주력 시장인 북미와 유럽, 신흥 시장인 인도에서 판매 증가세를 이어간 것과 대조된다.

현대차·기아는 2002년 중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미국 완성차 브랜드의 공백, 2010년 일본 토요타의 대규모 리콜 사태 등의 반사이익을 보며 급격히 성장했다. 특히 2016년만 해도 현대차·기아의 중국 판매량은 179만대를 기록하며 200만대 고지 돌파를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2017년 중국이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설치에 대한 보복으로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을 본격화한 이후 직격탄을 맞았다. 2019년 현대차·기아의 중국 판매량은 100만대 아래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50만대 판매의 벽도 깨졌다.

현대차·기아가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는 사이 현지 토종 완성차 브랜드는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지리차 등 중국 토종 완성차 브랜드의 올해 1분기 자국 시장 점유율은 50%를 넘어섰다.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전기차 브랜드 비야디는 자국 정부의 각종 지원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테슬라에 이어 세계 전기차 판매 2위에 오르기도 했다.

현대차 중국 전용 모델 라페스타의 전기차 버전 ‘라페스타 EV’.<사진제공=현대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을 다시 공략하기 위해 총공세를 펼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중국 내 브랜드 인지도가 아직은 낮지만, 전기차와 고급차에 대한 현지 수요가 높은 데다 성장 잠재력 또한 크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는 전동화와 고급화 전략을 통해 중국 판매 회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선 베이징현대는 중국 전용 전기차 라페스타의 부분변경 모델과 수소전기차 넥쏘를 올해 안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현대는 2025년 중국 시장에서 52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동화 전환을 위한 대규모 투자에도 나선다. 현대차와 베이징차는 합작사인 베이징현대의 증자에 연내 60억위안(약 1조1600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투자금은 현대차와 베이징차가 각각 50%씩 담당한다.

기아기차유한공사는 내년 전용 전기차 EV6를 시작으로 매년 중국에 전기차를 출시해 2027년까지 6종의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기아기차유한공사는 기아와 둥펑, 위에다그룹의 합작사로 지난 3월 둥펑위에다기아에서 기아기차유한공사로 사명을 변경하며 재도약을 선언했다. 올해 중국 시장 목표 판매량은 18만5000대다.

업계 관계자는 “전동화 전환에 집중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 입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큰 중국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현대차와 기아의 전용 전기차와 제네시스 등 고급차를 중국에 지속적으로 선보여 현지 토종 완성차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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