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사원증 제도’ 발목…기아 임단협 장기화 수순 밟나

입력 2022-10-05 07:00:05 수정 2022-10-04 17:4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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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사원증 제도 축소 놓고 노사 평행선
사측 ‘수정’·노조 ‘유지’ 입장 차이 여전
‘비용 손실은 곧 소비자 부담’ 우려 제기

기아 오토랜드 화성 EV6 생산라인.<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 결렬로 인해 기아에 파업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핵심 쟁점인 평생 사원증 제도 수정을 두고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아 노조가 특근 거부 등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는 만큼 연내 임단협 타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조가 지난달 29일 오토랜드 광명에서 진행된 임단협 12차 본교섭에서 교섭 결렬을 선언한 이후 노사 간 추가 교섭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기아 노사는 지난 6월 22일 첫 상견례 이후 약 2개월 만인 8월 30일 임단협 10차 본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하지만 지난달 2일 잠정합의안에 대한 노조 찬반투표에서 기본급 월 9만8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경영성과금 30%+550만원 지급 등을 골자로 한 임협안은 찬성률 58.7%로 가결된 반면 단협안은 찬성률이 41.9%에 그쳐 부결됐다.

기아는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유일하게 임협과 단협을 구분해 노조 찬반투표를 진행하는데, 이 중 하나라도 과반의 찬성표를 얻지 못하면 노사가 새로운 잠정합의안을 도출해야 한다. 추석 전후로 올해 임단협 타결에 성공한 현대차, 한국지엠, 르노코리아차와 달리 기아는 교섭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지난해 자구안을 통해 임단협 주기를 3년으로 연장한 쌍용차는 올해 임단협 교섭을 하지 않았다.

올해 임단협 조기 타결을 앞두고 있던 기아의 발목을 잡은 건 평생 사원증 제도가 꼽힌다. 기아는 근속연수가 25년 이상인 퇴직자가 신차를 구매할 때 연령 제한 없이 2년마다 30%의 할인을 제공하는 평생 사원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기아에서 25년 이상 근무하고 퇴직한 직원이 판매 가격이 5000만원인 신차를 구매한다고 가정할 경우 제조 원가보다도 낮은 3500만원에 차량을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아 퇴직자는 현대차 퇴직자보다 5% 더 높은 30%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며 “신차를 2년만 타고 중고차로 팔아도 이득이기 때문에 2년마다 차를 바꾸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첫 임단협 잠정합의안 도출 과정에서 평생 사원증 제도의 내용이 일부 수정되면서 노사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올해 단협에서 기아는 평생 사원증 제도 적용 연령을 만 75세 이하로 축소, 주기는 2년에서 3년으로 변경, 할인 폭은 30%에서 25%로 낮추자고 제안했다. 대신 임금피크제에 따라 만 60세 근로자의 임금을 59세 기본급의 90%에서 95%로 상향 조정했다.

반면 노조는 지난달 26일 3차 쟁의대책위원회를 통해 특근 거부를 결정하며 사측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기아 노조는 최근 소식지를 통해 “정상적인 노사관계를 원한다면 차기 교섭에서 현장이 동의할 수 있는 전향적인 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무조건적인 ‘안돼’ 입장보다 대안 제시로 해결 의지를 보여야 노사가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평생 사원증 제도 유지로 인해 기아가 떠안는 비용 손실은 결국 신차 가격 인상 등 소비자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사내 복지 차원의 제도임을 감안하면 평생 신차 30% 할인은 다소 과도한 혜택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평생 사원증 제도 축소를 놓고 노조 내부에서도 갈등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파업 등 강경 투쟁보다는 회사의 발전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해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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