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강력한 성능·수준급 연비”…마세라티 르반떼 GT 하이브리드

시간 입력 2022-10-17 07:00:03 시간 수정 2022-10-14 17:2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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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실내 디자인 변화…친환경차 느낌 물씬
빠른 변속·민첩한 움직임…코너링 능력 발군

르반떼 GT 하이브리드 주행 모습.<사진제공=㈜FMK>

르반떼 하이브리드는 마세라티 최초의 마일드 하이브리드 SUV로 다재다능한 매력을 갖춘 차다. 르반떼 가솔린 모델 못지않은 주행 성능과 우수한 연료 효율, 그리고 마세라티 특유의 웅장한 배기음 등을 고려하면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블리 하이브리드와 함께 마세라티의 전동화 전환을 이끌 첨병인 르반떼 하이브리드는 충분히 국내 고급 SUV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르반떼 하이브리드를 타고 서울 잠실에서 출발해 전라도 전주를 왕복하는 약 500km 구간을 달렸다. 시승 차량은 르반떼 하이브리드 GT 트림으로 GT Base(1억1800만원), GT(1억2990만원) 등 2개 트림 중 최상위 모델이다.

마세라티가 지난해 부분변경을 통해 트림 분류 방식을 사양 기준에서 엔진 기준으로 바꾸면서 르반떼 하이브리드는 사실상 기존 디젤 모델을 대체하게 됐다. 르반떼 하이브리드 GT Base·GT를 비롯해 더 높은 배기량을 갖춘 6기통 가솔린 모델인 르반떼 모데나(1억4950만원)와 르반떼 모데나 S(1억7900만원), 그리고 8기통 가솔린 모델인 르반떼 트로페오(2억3910만원) 등 다양한 르반떼 모델이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다.

르반떼 하이브리드의 외관은 내연기관 모델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크롬으로 마감된 전면 그릴과 범퍼는 물론 측면의 유려한 실루엣과 부메랑 형태의 후면 테일램프 등 디자인 요소가 다른 가솔린 모델과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소소한 변화를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측면의 엠블럼, 에어 벤트, 브레이크 캘리퍼 등에 산뜻한 느낌의 코발트 블루 컬러를 더했다. 에어 벤트 위에 새겨진 GT 레터링도 차별화된 포인트다. 20인치 휠은 5m가 넘는 전장을 감안하면 다소 작아 보인다.

르반떼 GT 하이브리드 실내.<사진제공=㈜FMK>

실내 변화의 핵심은 센터페시아에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8.4인치 크기의 중앙 디스플레이로 화질이 우수하고, 터치 반응도 빠르다. 계기판 배경 컬러는 블루에서 블랙으로 바뀌었는데, 한층 차분한 인상이다. 시트 등 실내 곳곳에 적용된 스티치 컬러가 레드에서 블루로 바뀐 점도 인상적이다. 친환경차라는 느낌을 물씬 풍긴다.

1열 시트는 통풍과 열선 기능을 모두 지원한다. 2열 공간의 경우 머리 공간은 다소 좁지만, 다리 공간이 제법 여유롭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무선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다만 1억원이 넘는 가격에도 스마트폰 무선 충전을 지원하지 않는 점과 헤드업 디스플레이, 오토 홀드 기능이 없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르반떼 GT 하이브리드 측면 에어 벤트.<사진제공=㈜FMK>

르반떼 하이브리드에는 4기통 2ℓ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과 ZF 8단 자동변속기, 그리고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조합된다. 시스템 합산 최고출력은 330마력, 최대토크는 45.9kg·m다. 핸들 왼쪽에 있는 시동 버튼을 누르자 거친 배기음을 토해낸다. 내연기관 모델과 같은 우렁찬 배기음은 아니지만, 잘 조율된 마세라티 고유의 배기 사운드는 그대로다.

가속페달을 밟을 때 발끝으로 전해지는 힘은 상당한 수준이다. 발진 가속 시 전기 모터가 힘을 더해주기 때문에 터보랙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고속 구간에서는 마치 내연기관 모델인 르반떼 모데나를 탄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폭발적인 가속 성능을 보여준다. 재가속 시 빠른 변속과 시종일관 민첩한 움직임도 좋다.

코너링 능력도 발군이다. 급코너 구간에서 핸들을 빠르게 돌려도 원하는 궤적을 그대로 돌아나간다. 차의 후면에 48V 배터리가 배치되면서 50대 50의 이상적인 무게 배분이 이뤄진 덕분이다. 주행 모드는 에코 모드에 해당하는 I.C.E와 노멀, 스포츠 등 세 가지로 주행 모드에 따른 차이는 꽤 큰 편이다.

시승을 마친 후 최종연비는 9.4km/ℓ가 나왔다. 르반떼 하이브리드의 공인 복합연비는 7.9km/ℓ다. 일반 하이브리드 모델이 아닌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인 점을 감안하면 만족할 만한 연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세라티는 2025년까지 모든 라인업을 전동화 모델로 전환하고, 2030년부터는 전기차만 생산해 판매할 계획이다. 마세라티가 명명한 전기차 라인업의 이름은 이탈리아어로 번개를 뜻하는 폴고레(Folgore)다. 마세라티가 르반떼에 이은 두 번째 SUV인 그레칼레의 전기차 버전을 내년 출시할 예정인 만큼 향후 전동화 추이가 주목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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