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아픈 손가락’ 중국 부활 날갯짓…키워드 ‘스포티지·EV6’

시간 입력 2022-11-08 17:40:48 시간 수정 2022-11-09 07:58:51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올 3분기 중국 판매 2.3만대…전년比 34.3%↓
중국 주요 도시 봉쇄·낮은 브랜드 인지도 발목
11월 신형 스포티지·내년 EV6로 분위기 전환

기아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 부진을 겪으며 고전하고 있다.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주요 도시 봉쇄와 현지 토종 완성차 브랜드 대비 낮은 인지도 때문이다. 기아는 연내 간판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포티지를 중국에 출시하고, 내년 전용 전기차 EV6를 투입해 분위기 전환에 나설 계획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의 도매 기준 중국 판매량은 지난해 3분기 3만5000대에서 올해 3분기 2만3000대로 1년 새 34.3% 감소했다. 이 기간 글로벌 판매량 대비 중국 판매량 비중도 6%에서 3.1%로 2.9%포인트 하락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장기화로 인해 현지 공장 가동이 멈춰 있는 러시아를 제외하면 기아의 판매가 감소한 해외 시장은 중국이 유일하다. 기아가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공급난 여파에도 주력 해외 시장인 북미와 유럽, 신흥 시장인 인도에서 눈에 띄는 판매 증가세를 이어간 것과 대조된다.

기아는 2002년 중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미국 완성차 브랜드의 공백, 2010년 일본 토요타의 대규모 리콜 사태 등의 반사이익을 보며 급격히 성장했다. 하지만 2017년 중국이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설치에 대한 경제 보복으로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을 본격화한 이후 직격탄을 맞았다. 2016년만 해도 65만대에 달했던 기아의 중국 판매량은 2017년 39만5000대로 불과 1년 만에 39.2% 급감했다.

특히 기아는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2020년부터 혹독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기아의 중국 판매량은 2019년 29만6000대에서 2020년 22만4000대로 줄었고, 지난해 15만4000대를 기록하며 연간 20만대 판매의 벽마저 무너졌다. 기아의 올해 1~3분기 누적 기준 중국 판매량은 6만8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41.4% 급감했다. 기아가 올해 초 세운 연간 중국 판매 목표는 18만5000대인데, 4분기 판매 목표치인 3만8000대를 더해도 목표 달성률은 57.3%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기아가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사이 현지 토종 완성차 브랜드들은 전기차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내 무공해차 판매량 242만대 중 비야디는 62만대로 테슬라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어 상하이차 32만대, 테슬라 30만대, 지리차 12만대, 체리차 11만대 순이었다.

기아 관계자는 “브랜드력 약화로 인한 주력 차종 판매 감소와 현지 락다운에 따른 딜러 영업 차질 등으로 판매 부진이 지속됐다”며 “전기차 라인업 부족으로 인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 성장이 제한됐다”고 말했다.

기아의 대표 중형 SUV 신형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사진제공=기아>
기아의 대표 중형 SUV 신형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사진제공=기아>

업계에서는 기아가 중국을 다시 공략하기 위해 총공세를 펼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아의 중국 내 브랜드 인지도가 아직은 낮지만, 고급차와 전기차에 대한 현지 수요가 높은 데다 성장 잠재력 또한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3분기 중국 자동차 산업 수요는 572만2000대로 지난해 3분기(443만4000대)보다 29% 증가했다. 최근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나선 데 이어 유럽이 IRA와 유사한 원자재법(RMA) 도입을 추진하면서 중국 시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기아는 이달 중 대표 중형 SUV인 신형 스포티지를 중국 시장에서 투입할 계획이다. 기아와 둥펑, 위에다그룹의 합작사인 기아기차유한공사가 지난 3월 사명 변경 이후 처음 내놓는 신차다. 기아는 중국에서 신형 스포티지를 내연기관 모델 3만9000대, 하이브리드 모델 1만3000대를 포함해 연간 총 5만2000대를 판매할 예정이다.

기아의 첫 번째 전용 전기차인 EV6도 중국 출격을 앞두고 있다. 기아는 내년 EV6를 시작으로 매년 중국에 전기차를 출시해 2027년까지 6종의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할 방침이다. 또 중국산 차종인 페가스 등의 수출을 확대해 현지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판매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동화 전환에 집중하고 있는 기아 입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큰 중국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핵심 시장”이라며 “기아 브랜드를 대표하는 SUV와 전기차를 꾸준히 선보여 현지 토종 완성차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