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제네시스…르쌍쉐 제치고 국산차 브랜드 3위 ‘급부상’

시간 입력 2022-11-09 17:53:06 시간 수정 2022-11-09 17:5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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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80·GV70 인기 덕에 르노·쌍용·지엠 추월
수요 고급화 현상 가속…판매 질주 지속 전망
출고 기간 최장 2년 6개월 달해…과제로 지목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명 ‘르쌍쉐’로 불리는 르노코리아차, 쌍용차, 한국지엠 등 중견 완성차 3사를 제치고 현대차와 기아에 이어 국산차 브랜드 3위를 굳히는 중이다. 다만 높은 수요에도 불구하고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인해 차량 계약 후 출고까지는 최장 2년 6개월이 걸린다.

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누적 내수 판매량 기준 제네시스는 10만8225대를 기록해 현대차(44만9346대)와 기아(43만8332대)에 이어 국산차 브랜드 3위에 올랐다. 이 기간 제네시스의 뒤를 이은 국산차 브랜드는 쌍용차(5만6725대), 르노코리아차(4만3825대), 한국지엠(3만3340대) 순이었다.

제네시스의 가파른 성장을 이끌고 있는 차종은 단연 G80이다. 제네시스의 대표 준대형 세단인 G80의 올해 누적 내수 판매량은 3만8097대로 제네시스 전체 판매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동급 차종인 현대차 그랜저(5만4359대)보다는 적지만, 기아 K8(3만6711대)보다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어 GV70(2만3088대), G90(1만9693대), GV80(1만7646대), GV60(5022대), G70(4679대)이 제네시스의 판매를 뒷받침했다.

특히 제네시스의 간판 대형 세단인 G90의 경우 신차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제네시스가 올해 1월 국내에 출시한 신형 G90은 완전변경을 거친 4세대 모델로 경쟁 차종인 기아 K9은 물론 수입 대형 세단의 대명사인 벤츠 S클래스와 BMW 7시리즈보다도 많이 팔리며 높은 인기를 입증했다. 장재훈 제네시스 사장이 신형 G90 출시 당시 글로벌 연간 판매 목표를 2만대로 잡은 점을 고려하면 이미 판매 목표치를 초과 달성한 셈이다.

제네시스가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고른 인기에 힘입어 약진을 지속하고 있는 반면 중견 완성차 3사의 주력 차종은 한정적이다. 우선 르노코리아차는 QM6와 XM3, 한국지엠은 트레일블레이저와 스파크에 내수 판매가 집중돼 있다. 이 중 XM3와 트레일블레이저는 내수 판매보다 수출 비중이 훨씬 크다. 쌍용차는 내수 판매 선방을 이어가고 있는 렉스턴 스포츠, 토레스, 티볼리를 앞세워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르노코리아차와 한국지엠이 르노와 쉐보레 브랜드 차종에 대한 수출 중심 전략을 펼치고 있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제네시스의 빠른 성장은 주목되는 부분”이라며 “G70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차종이 골고루 인기를 끌고 있고, 전기차인 GV60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도 많다”고 말했다.

제네시스가 올해 1월 국내에 출시한 G90의 완전변경 모델 4세대 G90.<사진제공=제네시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20~30대 소비자를 중심으로 고급차를 선호하는 수요 고급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는 만큼 제네시스의 판매 질주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2015년 11월 처음 출범한 이후 올해 8년차를 맞은 제네시스 브랜드는 이달 중 글로벌 누적 판매량 80만대 돌파가 유력하다.

다만 제네시스 인기 차종의 출고 대기 기간이 유독 길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 여파로 인해 이달 기준 GV60의 출고 대기 기간은 1년 이상, GV70은 1년 4개월 이상 수준이다. GV80은 전 차종의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GV80 3.5 가솔린 터보는 2년 2개월 이상, GV80 2.5 가솔린 터보는 2년 6개월 이상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출고 기간이 길다는 건 높은 인기를 방증하는 대목이기도 하지만, 문제는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완성차 업체들이 국내 생산 물량의 절반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수익을 위해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최근 고금리 등 추세를 볼 때 국내 소비자들의 신차 구매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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