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아이오닉6, ‘형님’ 아이오닉5·EV6 추월…전기차 강자 ‘급부상’

시간 입력 2022-12-26 07:00:05 시간 수정 2022-12-23 18:3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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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3개월 만에 1만대 가까이 판매
긴 주행거리·높은 가격 경쟁력 강점
현대차, 내년 글로벌 6만대 판매 목표
내년 IRA 본격 시행…보조금 차별 변수

현대자동차의 첫 번째 전기 세단인 ‘아이오닉6’가 출시 3개월 만에 1만대 수준의 판매고를 올리며 형님 격인 전기 SUV ‘아이오닉5’와 ‘EV6’를 모두 제쳤다. 최대 500km가 넘는 긴 주행거리와 높은 가격 경쟁력 등 강점을 앞세워 전기차와 세단의 수요를 빠르게 흡수한 결과로 분석된다. 현재 아이오닉6 출고의 발목을 잡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완화되고 있는 만큼 내년 글로벌 판매 목표인 6만대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아이오닉6가 국내에 출시된 올해 9월부터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9640대로 집계됐다. 이 기간 경쟁 차종인 아이오닉5(6301대)는 물론 EV6(6477대)와도 3000대가 넘는 판매 격차를 기록했다. 특히 아이오닉6는 지난 3개월간 국내에서 판매된 국산·수입 전기 승용차(4만4686대) 중 21.6%를 차지했다.

아이오닉6의 인기 비결 중 하나로는 아이오닉5와 EV6보다 긴 주행거리가 꼽힌다. 아이오닉6는 스탠다드와 롱레인지 모델로 구성되는데, 이 중 77.4kWh 배터리가 탑재된 롱레인지 모델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524km에 달한다. 아이오닉5 롱레인지(458km)와 EV6 롱레인지(475km)보다 최대 66km 높은 수치다. 핵심은 유선형 디자인과 공력 기술을 통해 공기저항계수를 낮춘 데 있다. 아이오닉6의 공기저항계수는 0.21로, 같은 전기 세단인 테슬라 모델3(0.23)보다도 더 낮다. 공기 저항이 적으면 전기차의 연비인 전비가 좋아져 주행거리가 늘어난다. 아이오닉6의 전비는 6.2km/kWh로, 현존하는 전용 전기차 중 최고 수준이다.

아이오닉6 특유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도 장점으로 지목된다. 아이오닉6 모델 중 주행거리가 가장 긴 롱레인지(후륜구동)의 가격은 5260만부터 시작한다. 이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가 지급하는 전기차 보조금 전액을 받아 40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반면 테슬라 모델3의 가격은 후륜구동 모델이 7034만원, 퍼포먼스(사륜구동) 모델이 9417만5000원이다. 이 중 후륜구동 모델만 전기차 보조금 50%를 받아 6000만원대에 구매 가능하며, 주행거리도 403km에 불과하다. 아이오닉6와 비교하면 약 2000만원 차이가 나는 셈이다. 환경부는 올해 5500만원 미만 전기차에 보조금 100%를, 5500만원 이상 8500만원 미만 전기차에 보조금 50%를 지급하고 있다.

아이오닉6의 판매 질주 또한 주행거리 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롱레인지 모델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 3개월간 국내에서 팔린 아이오닉6 롱레인지 모델은 9515대로 전체 판매의 98.7%를 차지했다. 트림별로는 E-LITE 85대(0.9%), 익스클루시브 2670대(27.7%), 익스클루시브 플러스 2140대(22.2%), 프레스티지 4620대(47.9%)였다. 같은 기간 아이오닉6 스탠다드 모델은 125대로 전체 판매 대비 비중은 1.3%를 기록했다.

아이오닉6를 개인 구매한 주 고객층은 40대 소비자였다. 연령별로 보면 40대가 1682대로 전체 구매의 31.6%를 차지했으며 50대(1492대·28.1%), 30대(957대·18%), 60대(789대·14.8%), 70대(206대·3.9%), 20대(193대·3.6%) 순이었다. 전체 고객 중 남성은 3904명, 여성은 1415명 남성 비율이 높은 편이었다.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미국 LA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2 LA 오토쇼’에서 북미 최초로 공개된 ‘아이오닉6’.<사진제공=현대자동차>

아이오닉6는 지난 3개월간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전기 승용차 중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기간 국산·수입 전기차 톱5는 현대차 아이오닉6(9640대), 기아 EV6(6477대), 현대차 아이오닉5(6301대), 기아 니로 EV(3412), 테슬라 모델Y(2921대)였다.

아이오닉6는 이미 국내 미출고 물량이 4만대를 훌쩍 넘어설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신차 계약 후 출고까지 걸리는 기간을 뜻하는 출고 대기 기간은 이달 기준 1년 6개월 수준이다. 앞서 아이오닉6는 지난 8월 사전계약 첫날 3만7446대가 실제 계약되며 아이오닉5가 보유하고 있던 기록(2만3760대)을 경신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6 출시 당시 올해 판매 목표를 1만5000대로 설정했는데, 이를 초과 달성한 것이다.

현대차는 내년 아이오닉6를 유럽과 미국에 출시하고, 판매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내수와 수출을 포함해 글로벌 시장에서 아이오닉6를 6만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년 전기차 판매 목표는 올해 목표인 22만대 대비 약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이오닉6는 전체 전기차 판매량의 20% 수준에 해당하는 6만대 이상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내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본격 시행을 앞둔 점은 현대차가 넘어야 할 산이다. IRA는 북미 지역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만 세액공제 형태의 보조금을 주기 때문에 테슬라, 제너럴모터스(GM)와 달리 한국산 전기차는 관련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현대차그룹은 IRA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10월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전기차 전용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조기 착공에 나섰지만, 전기차 양산은 2025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 최종 조립 조건이 유지되면 현대차의 미국 전기차 신공장이 완공되는 데까지 3년여간 가격 경쟁력 하락과 판매 차질이 예상된다”며 “현대차가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지만, 한미 정부 차원에서도 협의에 속도를 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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