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폭탄에 중고차 구매도 포기…국산·수입 가격 ‘뚝’

시간 입력 2023-01-11 07:00:04 시간 수정 2023-01-11 07: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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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중고차 평균 가격 하락률 1.5% 달해
할부 금리↑·구매 수요↓…가격 내림세
가계 지출 많은 설 연휴 이후 오름세 전망

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해 첫 달 국산 중고차와 수입 중고차의 평균 가격이 동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등의 여파로 인해 중고차 할부 금리가 법정 최고 금리인 20%에 육박하면서 중고차 구매 수요가 크게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11일 엔카닷컴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국산 중고차의 평균 가격은 지난해 12월 대비 1.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수입 중고차의 평균 가격 하락률은 1.7%로, 국산 중고차보다 하락 폭이 더 컸다. 이는 엔카닷컴의 2020년식 인기 국산·수입 중고차 중 주행거리 6만km·무사고 차량의 가격을 분석한 결과다.

매년 연초에는 중고차 가격이 평균적으로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년 연말 중고차 구매를 미뤘던 대기 수요가 반영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 부품난 완화에 따른 신차 출고 기간 단축 등의 영향으로 중고차 구매 수요가 줄어들면서 가격도 하락했다.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등 ‘3고(高) 현상’의 여파로 인해 중고차 금융 할부 금리가 최고 19%대까지 치솟은 점도 중고차 가격 내림세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국산 중고차는 세단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가격 하락 폭이 더 컸다. 현대차 투싼 가솔린의 이달 기준 가격은 3342만원으로 전월 대비 3.2% 하락했다. 이 기간 현대차 팰리세이드 디젤은 3832만원으로 2.8% 내렸고, 현대차 싼타페 디젤도 3234만원으로 2.2% 하락했다. 기아는 카니발 디젤이 2689만원으로 2.8% 내렸으며, 쏘렌토 디젤도 3743만원으로 2.6%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SUV 중고차의 가격이 내림세로 전환한 만큼 구매 적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1000만원대 세단의 대표 격인 현대차 아반떼 가솔린의 이달 기준 가격은 1552만원으로 전월 대비 0.3% 하락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현대차 그랜저 가솔린은 3265만원으로 1.7% 내렸고, 현대차 쏘나타 가솔린도 2645만원으로 1.5% 하락했다. 기아 K5 가솔린과 K7 가솔린도 1% 미만의 가격 하락률을 기록했다. 다만 기아 니로 하이브리드의 경우 2767만원으로 2.7% 오르며 국산 중고차 중 유일하게 가격이 상승했다.

더 뉴 BMW M340i xDrive.<사진제공=BMW코리아>
더 뉴 BMW M340i xDrive.<사진제공=BMW코리아>

수입 중고차는 중형 세단의 가격 하락 폭이 평균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BMW 320i M 스포츠의 이달 기준 가격은 4090만원으로 전월 대비 3.5% 내렸고, 아우디 A4 35 TDI 프리미엄도 3093만원으로 3.2% 하락했다. 이 기간 벤츠 E250 아방가르드, BMW 520i M 스포츠, 아우디 A6 40 TDI 프리미엄, 포드 익스플로러 2.3 리미티드 4WD도 2%대의 가격 하락률을 기록했다. 포르쉐 카이엔 3.0 쿠페는 수입 중고차 중 유일하게 가격이 1% 상승했다.

엔카닷컴 관계자는 “신차 출고 대기로 인해 가격 변동이 적었던 지난해 1월과 달리 올해 1월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며 “지난해까지 지속됐던 중고차 가격 과열 현상이 진정되고 있으나, 가계 지출이 많은 설 연휴가 지나면 다시 시세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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