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와 따로 노는 투자리포트…100% ‘매수’ 의견 보인 곳만 카카오페이·교보증권 등 7곳

시간 입력 2023-01-20 07:00:03 시간 수정 2023-01-20 05:53:53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코스피지수, 폐장일 기준 4년 만에 ‘하락 마감’
리포트 매수 의견 92.4%→94.3% ‘증가’
매도 의견 낸 대형사 ‘미래에셋증권’ 한 곳뿐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4년 만에 하락 마감한 가운데 증권사 투자 리포트는 여전히 ‘매수’ 일색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일부 증권사의 경우 투자 리포트를 통해 증시가 호황을 나타냈던 2021년 말보다도 매수 의견을 많이 낸 것으로 집계됐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33곳의 2022년 12월 말 기준 리포트 투자등급은 매수 비율이 94. 3%, 중립 비율은 5.6%에 달했다. 매도 의견은 0.1%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말 증권사 리포트의 매수 비율은 시장이 호황을 나타냈던 2021년 12월 말보다도 높았다. 2021년 말 기준 국내 증권사 33곳의 리포트 투자등급 매수 비율은 92.4%로 나타났다. 2022년 말보다 1.9%p(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이밖에 중립 의견은 7.5%, 매도 의견은 0.1%로 나타났다.

지난해 2988.77포인트로 장을 열며 3000선을 넘봤던 코스피는 6월 14일 2492.97포인트로 2400선을 기록한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락을 지속하던 코스피지수는 폐장일 기준 2236.40포인트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는 전년 대비 24.9% 하락한 수준이다. 폐장일 마감 기준 코스피지수가 하락한 것은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치자 외국계 증권사들은 매도 비율을 늘렸다. 골드만삭스증권의 지난해 말 기준 매수 비율은 전년 대비 2.8%포인트 하락한 47.4%에 달했다. 이에 반해 매도 비율은 0.5%포인트 오른 15.8%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노무라금융투자의 매수 비율 역시 63.4%에서 54.1%로 9.3%포인트 가량 줄었다. 반면 매도 비율은 7.0%에서 15.8%로 8%포인트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맥쿼리증권과 메릴린치인터내셔날엘엘씨증권, 모간스탠리인터내셔날증권, 제이피모간증권 등도 일제히 매도 비율을 늘렸다. 구체적인 매도 비율은 △맥쿼리증권 13.1%(전년 대비 4%포인트 증가) △메릴린치인터내셔날엘엘씨증권 23.6%(3.1%포인트 증가) △제이피모간증권 14.2%(3.0%포인트 증가) △모간스탠리인터내셔날증권 17.8%(2.8%포인트 증가) 등의 순으로 매도 비율 증가폭이 컸다.

이에 반해 국내 증권사에서는 여전히 매도 의견이 한 건도 없거나, 매수 의견만 100% 존재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매수 의견이 100%인 곳은 △DS투자증권 △교보증권 △리딩투자증권 △부국증권 △초상증권 △카카오페이증권 △한양증권 등 7곳이었다.

리서치센터 인원이 비교적 많은 대형 증권사 역시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주요 증권사 10곳 중 매수 비율을 줄인 곳은 △삼성증권(-8.7%포인트) △한국투자증권(-6.0%포인트) △NH투자증권(-2.9%포인트) △대신증권(-1.0%포인트) △신한투자증권(-0.4%포인트) 등 5곳뿐이었다.

이밖에 △메리츠증권(4.8%포인트) △KB증권(4.5%포인트) △미래에셋증권(1.4%포인트) △키움증권(0.7%포인트) △하나증권(0.4%포인트) 등은 매수 비율을 오히려 늘렸다. 주요 증권사 10곳 중 매도 의견을 낸 곳은 미래에셋증권(0.7%) 한 곳뿐이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5년과 2017년, 2019년 증권사 투자 리포트에 대한 제도 개선책을 내놨으나 국내 증권사 리포트의 신뢰도 문제는 해묵은 난제로 자리하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기업 역시 증권사의 고객인 만큼 관계 유지를 위해서는 매도 의견을 낼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증권사 입장에서 기업은 △금융상품 판매 △대출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등 기업금융(IB)을 담당하는 수익원이다. 상황이 이런 만큼 잠재적 고객인 기업들과의 관계 유지를 위해서는 매도 의견을 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와 기업간의 관계 유지를 위해서는 매도 의견을 낼 수 없다”며 “매도 리포트를 통해 주가가 떨어질 경우에는 기업의 IR들이 만나주지 않아 리포트를 내기 어려워지는 경우도 종종 있는 만큼 매도 의견을 내는 것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