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자체 식품브랜드 출시할까…유통전문판매업 신고

시간 입력 2023-01-26 07:00:08 시간 수정 2023-01-26 08:5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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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올스탠다드’ 등 제조사 공동기획브랜드만 운영
최근 ‘어글리러블리’, ‘신선밥상’ 등 식품사업 강화
식료품 유통·판매, 회사 거래약 늘리는 방안 중 하나

SK스퀘어 커머스 자회사인 11번가가 자신의 상표로 식품을 유통·판매하는 ‘유통전문판매업’ 신고를 최근 마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제조사와의 공동기획브랜드만 운영하고 있는 11번가가 식품 자체브랜드(PB) 론칭을 통해 사업을 확대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픈마켓 11번가는 최근 식품위생법상 유통전문판매업 신고를 완료했다.

유통전문판매업은 식품을 스스로 제조하지 않고 제조업자에게 의뢰해 제조한 식품을 자신의 상표로 유통·판매하는 영업을 말한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로 대형마트의 PB가 있다. 대형마트는 대부분 식품을 자체 제조하지 않고 외부에 위탁해 생산한 후 PB로 판매하기 위해 유통전문판매업 신고를 한다.

이커머스 업계에서도 PB는 이제 흔하다. 대표적으로 ‘곰곰’을 운영하는 쿠팡, ‘컬리스’를 운영하는 컬리가 있다.

그러나 오픈마켓 업계에서는 아직 PB가 흔치 않다. 오픈마켓이 입점 업체 위주의 중개쇼핑몰이기 때문이다. 특히 식품 PB가 거의 없을 정도다. 2010년 이전에 G마켓이 식품 PB브랜드 ‘G-only’를 선보인 적이 있었을 뿐이다.

오픈마켓은 주로 제조사와 공동으로 제품을 기획해 선보이는 NPB(National Private Brand)를 출시해왔다. 이는 제품을 직매입하는 PB에 비해 수익은 다소 낮을 수 있으나, 부담이 적으면서도 독점 제품을 선보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1번가도 현재 PB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생필품 위주의 ‘올스탠다드’라는 제조사 공동기획브랜드와 생산자 협력 브랜드 ‘어글리러블리(Ugly Lovely)’ 등만 운영하고 있다. 어글리러블리는 재배과정에서 흠집이 났지만 품질은 좋은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생산자 협력 브랜드로 지난 2020년 선보였다.

올스탠다드와 어글리러블리 같은 협력 브랜드의 반응은 좋은 편이다. 치솟은 밥상 물가로 소비자 고민이 깊던 시기인 지난해 3분기 누적(1월~9월) 어글리러블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640%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올스탠다드의 거래액도 전년동기 대비 230% 늘었다.

최근 온라인으로 장을 보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식품 분야는 이커머스 업체에게 강화하지 않을 수 없는 영역이 됐다. 이런 추세에 맞춰 11번가도 식품 분야를 점차 강화하고 있다.

실제 ‘신선·가공식품’ 카테고리는 11번가 ‘오늘장보기’ 내 거래액 비중이 제일 높다. 오늘장보기는 국내 모든 대형마트의 장보기 서비스를 한곳에 모은 서비스다. 11번가에 따르면 온라인 장보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4분기(10월~12월) 간 오늘장보기 내 신선·가공식품 카테고리 거래액과 구매자 수는 전년동기 대비 약 20% 증가했다.

어글리러블리 외에도 식품 강화 움직임으로 올 초 선보인 신선식품 배송서비스 ‘신선밥상’이 있다. 이는 산지 생산자와 파트너십을 맺고 소비자에게 신선식품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11번가의 유통전문판매업 신고는 현재 추진 중인 기업공개(IPO)와도 연관이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식료품 유통·판매는 회사의 거래액을 늘리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여러 방안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11번가는 지난해 한국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를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IPO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올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아직은 당장 식품PB 사업에 진출한다거나 상품 론칭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이 나온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제조사 공동기획브랜드 올스탠다드를 통해 가성비 좋은 다양한 상품을 판매 중인데 그 과정에서 HMR, 반조리식품 등 해당 카테고리에 대한 고객들의 수요를 확인했고 그에 따라 면밀하게 검토 중이며 대비 차원에서 판매업 신고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11번가의 외형은 계속 커지고 있으나 마케팅 비용 증가로 수익성은 다소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1월~9월) 매출액은 4703억원, 당기순손실은 75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손실은 2021년 연간 순손실 규모(-669억원)보다 컸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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