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망사용료’ 부과 ‘속도’ … 韓, 법안처리 ‘지지부진’

시간 입력 2023-02-01 16:16:13 시간 수정 2023-02-01 16: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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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European Union>

국내에서 한동안 ‘망 이용대가’와 관련한 논의가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이 넷플릭스와 구글 등 빅테크를 대상으로 망사용료 부과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EU 집행위원회는 트래픽을 대규모로 사용하는 회사들이 차세대 인터넷 인프라 구축을 위한 비용을 지불하도록 강제하는 방안을 따져보고 있다. 

EU가 검토 중인 ‘망 이용대가’ 부과 대상 기업으로는 넷플릭스, 알파벳(구글) 등이 포함된다. 소규모의 일반 기업보다는 트래픽 폭증의 주범으로 꼽히는 빅테크 기업들을 위주로 ‘망 이용대가’ 부과 논의가 먼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EU 측은 망 이용대가 법안 초안 작성을 위해 업계를 대상으로 의견 수집을 진행 중이다.

다만 블룸버그 측이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EU는 대규모 트래픽 유발 기업을 구분하는 기준에 대한 업계 의견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추후 비교적 작은 규모의 기업에까지 ‘망 이용대가’가 부과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또한 해당 문서에는 통신사 측에게 부담이 되는 ‘망 구축비용’을 대규모 트래픽유발 기업이 분담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U 측은 업계에 5G 네트워크 및 광케이블 구축비용을 줄이기 위한 기여 방안에 대해 의견을 묻게 될 예정이다.

이밖에 빅테크가 통신사업자에게 직접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내용도 있으며, 이는 ‘망 이용대가’ 부과 정책에 강제성이 부여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출처=넷플릭스>

다만,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구체적인 초안이 정해지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앞서 EU 집행위는 데이터 수집 후 법률 초안 작성을 위한 협의까지 약 12주가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EU 측이 검토하고 있는 내용에 따르면, 요구되는 비용은 ‘망 사용료’ 보다는 ‘망 구축비용’에 가까워 보인다. “사용했기 때문에 지불하라”는 것이 아니라, “사용을 하기 위해 지불하라”는 명목이라는 것이다.

국내 통신사업자들 또한 ‘망 이용대가’와 관련한 논쟁에서 ‘망 구축비용’의 분담 필요성을 꾸준히 주장하고 있다. 이전과 달리 트래픽의 규모가 달라진 상황에서 이를 감당하기 위한 망 구축비용을 통신사 쪽에서만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당초 ‘망 이용대가’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은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발의된 바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구글이나 넷플릭스 등의 빅테크 기업의 강한 반발에 밀려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장기간 표류 중이다. 특히 구글은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에 망 사용료 반대 입장을 취하도록 여론전에 나서면서 국민적인 공분을 산 바 있다.

‘망 이용대가’ 분담을 외치는 목소리가 세계 곳곳에서 커지는 상황에서, 세계 최초로 관련 법안을 발의한 국내에서 법안이 처리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달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전시회 ‘MWC 2023’에서도 관련 내용이 핵심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림 기자 / leeyerim@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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