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증권 글로벌화 ‘뒷걸음’, 59개사 중 46곳은 해외지점 전무…미래에셋 최다

시간 입력 2023-03-03 18:07:24 시간 수정 2023-03-03 18: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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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59곳 중 46개사는 해외지점 ‘0’개…10개 넘는 곳 미래‧한투 뿐
코로나19‧증시불안으로 실적 위축…일부 해외법인은 철수 나서

금융당국이 증권업계의 ‘글로벌화’를 주문하고 나선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진출이 코로나19 팬데믹과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증권사 59개사의 해외 지점 수는 총 65곳으로 전년 동기 67곳보다 두 곳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의 해외 점포수는 코로나19 전인 2019년 65곳, 코로나19 첫 해인 2020년 65곳을 유지해 왔다. 이후 2021년 67곳까지 잠시 늘어났지만 이듬해 다시 65곳으로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에만 해도 국내 증권사의 해외점포 중 하나증권의 중국 심천법인, 미래에셋증권의 LA법인(미래에셋웰스매니지먼트), 신한투자증권 호찌민사무소가 각각 문을 닫았다. 단, 미래에셋증권 LA법인은 현지 지주사인 뉴욕법인(미래에셋시큐리티홀딩스)에 흡수합병됐다.

이에 앞서 지난 2021년 미래에셋증권은 수익성 약화로 인해 중국 베이징법인을 청산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증권사 중 해외지점이 10곳을 넘는 곳은 미래에셋증권(13곳)과 한국투자증권(10곳) 뿐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는 NH투자증권(9곳), KB증권(6곳), 신한투자증권(6곳), 삼성증권(5곳), 대신증권(3곳), 키움증권(3곳) 순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한화투자증권‧유안타증권‧다올투자증권‧SK증권 등이 각 2개씩의 해외지점을 보유했으며, 하나증권‧상상인증권이 1개씩 보유하고 있다. 해외지점이 아예 없는 증권사도 46개사나 된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증시 약화 등의 요인으로 국내 증권사의 해외 진출은 더욱 위축되는 분위기였다.

이미 진출한 지역에서의 수익성 또한 큰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해외법인에서 총 1614억원의 세전 순이익을 냈는데, 이는 전년 2432억원보다 33.6% 감소한 수준이다. 코로나19 첫 해인 2020년(2010억원) 보다도 낮다.

한국투자증권도 공시된 해외법인 실적 중 가장 최근 수치인 지난해 3분기 기준 7개 해외법인(홍콩‧유럽‧미국‧싱가포르‧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중 5개 법인에서 분기순손실을 냈다. 전년 동기 3개보다도 적자법인이 더 늘어난 것이다.

미래에셋증권 베트남 WTS. <사진=미래에셋증권 베트남 홈페이지>

올해 주요 증권사들은 글로벌 진출 ‘원년’을 주창하며 해외진출 속도를 높이려는 모습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기존에 강점을 갖고 있던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뿐 아니라 유럽과 인도 등 신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먼저 런던법인이 영국 ETF 시장조성 전문기업을 인수하면서, 유럽에 앞서 진출해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자회사 ETF운용사 ‘글로벌 X’와의 협력을 계획하고 있다. 또 인도 시장에서는 온라인 리테일 플랫폼 등 디지털 기술을 앞세워 현지 고객을 겨냥한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미국 금융사 스티펄파이낸셜과 합작회사 설립 계약을 체결하고, 사모대출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NH투자증권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지역에서 현지 업체와의 협업으로 디지털 기반 사업을 확장하고, 지난해 설립한 런던 현지법인 ‘NHIS유럽’을 중심으로 유럽 및 북미지역 진출에도 박차를 가한다고 밝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진출에 장기간 주력해 오며 동남아 등 일부 지역에서는 기반을 다지고 있는 단계에 올라섰지만, 글로벌 IB(투자은행) 들과의 경쟁으로 진출 규모 확대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며 “당국에서 증권업계의 글로벌 진출을 주문한 만큼 그에 뒷받침되는 제도적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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