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 줄어든 증권사… 59개사 미처분 이익잉여금 1.7% 감소

시간 입력 2023-03-07 07:00:08 시간 수정 2023-03-07 10:2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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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익 반토막 여파…미처분 이익잉여금 감소세
KB증권도 실적악화·대규모 배당 탓 ‘-314억원’

지난해 실적이 반토막 나면서 증권사들이 쌓아놓은 이익잉여금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증권사인 KB증권을 비롯한 일부 증권사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59개 증권사의 미처분 이익잉여금은 총 22조413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말 22조8064억원 대비 1.7% 감소한 수치다.

미처분 이익잉여금은 기업이 얻은 순이익 중 배당, 상여 등의 형태로 처분하지 않고 사내에 유보한 부분을 말한다.

미처분 이익잉여금은 순이익 누적액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증권업계의 미처분 이익잉여금 감소세는 지난해 실적 악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증권사의 순이익은 총 4조4510억원으로 전년 대비 50.7% 줄었다.

증권사 중 10개사는 미처분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 중 국내 증권사는 4곳으로 토스증권(-1286억원), 카카오페이증권(-500억원), KB증권(-314억원), 상상인증권(-171억원) 등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익잉여금은 순이익과 연결돼있기 때문에 지난해 실적이 악화된 증권사가 많아 미처분 이익잉여금이 줄거나 마이너스가 났을 것"이라며 "일부 회사의 경우 순이익 규모보다 크게 배당을 과하게 해서 미처분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가 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특히 KB증권은 대형사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KB증권의 미처분 이익잉여금은 2021년 말 5260억원으로 업계 상위 10위에 들었지만 1년 새 마이너스 전환했다.

KB증권 역시 순이익이 크게 줄었는데 감소율이 업계 전체 수치보다 훨씬 높았다. 지난해 KB증권의 순이익은 1703억원으로 2021년(5976억원)보다 71.5%나 줄었다.

미처분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배당금 확대 영향으로 분석된다. KB증권은 실적 악화에도 지난해 연말 기준 1주당 669원, 총 2000억원의 결산배당을 결정했다. KB증권은 KB금융지주가 전액 출자한 자회사로 배당금은 모두 KB금융지주로 돌아간다. KB증권은 지난해 10월에도 2000억원의 중간배당을 진행했다.

다만 KB증권은 이익잉여금을 구성하는 임의적립금을 더 늘렸다. 지난해 말 기준 KB증권의 임의적립금은 1조8400억원으로 전년 말(1조5409억원) 대비 19.4% 증가했다. 이익잉여금은 법정적립금, 임의적립금, 미처분 이익잉여금 등으로 구성된다.

KB증권 관계자는 “KB증권은 재무제표의 이익잉여금 항목 중 미처분이익잉여금을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법정적립금 적립과 임의적립금 적립 등으로 전부 적립하고 있다”며 “당기 미처분이익잉여금은 4분기 손실발생으로 일시적으로 마이너스가 발생했으나 주총결의시 임의적립금에서 이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형 증권사의 경우 미처분 이익잉여금이 증가한 곳이 많았다. 메리츠증권은 47.1%나 늘어 업계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고 신한투자증권과 키움증권도 각각 25.5%, 13.1%씩 증가해 뒤를 이었다. 하나증권은 9.0%, 미래에셋증권은 2.0% 늘었다. 한국투자증권은 0.5%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유진 기자 / yuji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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