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IB 실적 추락…올 상반기도 컬리·케이뱅크 등 IPO 시장 ‘침체’

시간 입력 2023-03-08 07:00:11 시간 수정 2023-03-07 18:09:54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4개 대형사 평균 IB 수익 3395억원으로 전년보다 16% ↓
인수‧주선수수료 감소 타격 커…한투증권, 5092억원으로 최대

지난해 증시 침체가 증권사들의 기업금융(IB) 실적에도 영향을 적지 않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형 종목들의 기업공개(IPO) 일정이 잇따라 연기되면서 상장 주선 수수료 수익 등이 예상보다 크게 감소했다.

올 상반기에도 IPO 시장에서 ‘대어’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어 증권사들의 IB 실적 반등은 여전히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78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을 공시한 대형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증권) 4곳의 IB 관련 수익은 지난해 평균 3395억원으로, 전년(4053억원) 보다 약 16.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항목별로 보면 특히 인수‧주선 관련 수수료 수익의 감소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증시 악화로 주요 기업들의 상장 일정이 연기된 영향이다.

이 중 IB 관련 수익이 가장 높았던 곳은 한국투자증권으로, 지난해 총 5092억원을 벌어들였다고 공시했다. 전년도 7131억원 대비 28.6% 줄어든 규모다.

세부 항목으로 보면 M&A와 PF 등에 따른 ‘금융자문 수수료’가 3663억원에서 2086억원으로 43% 감소한 게 컸다. 또 IPO 주선 등 ‘인수 및 주선 수수료’ 수익도 1220억원에서 659억원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시장 침체에 따른 자금 경색으로 수익성이 약화되고, 증시가 하락하며 주요 업체들이 상장을 미루거나 취소함에 따른 여파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도 이 기간 3174억원에서 3082억원으로 2.9% 가량 감소했다. 인수주선 수수료가 1098억원에서 972억원으로 감소했지만, PF‧자문, 채무보증 수수료 등이 늘어나며 감소폭을 줄였다.

NH투자증권은 같은 기간 IB 관련 수수료 수익이 3386억원에서 3138억원으로 7.3% 감소했다. 특히 NH투자증권의 경우 ‘대어’로 손꼽히는 컬리, 케이뱅크, 오아시스 등의 대표 주관사를 맡았는데 이들 기업의 상장이 모두 연기되면서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은 2519억원에서 2268억원으로 IB 관련 수수료 수익이 감소했다. M&A 관련 수수료 수익(158억원→207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항목(구조화금융‧DCM‧ECM) 등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ECM 수수료 수익이 383억원에서 146억원까지 급감하며, IPO 시장 침체의 타격을 크게 받았다.

지난해 주요 증권사들의 IB 실적에 ‘먹구름’을 끼게 했던 IPO 시장의 침체는 올 상반기까지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한 차례 미뤄 올해 상장을 예고했던 주요 업체들의 IPO가 또다시 미뤄지면서 주관사들에도 타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만 해도 ‘컬리’, ‘오아시스’, ‘케이뱅크’, ‘현대삼호중공업’ 등 비중 있는 종목들의 상장이 잇따라 무기한 연기됐다.

중소형주 중에서도 액셀러레이터 1호 상장으로 주목을 받던 ‘블루포인트파트너스’와 클라우드 가상화 기업 ‘틸론’등이 금감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로 상장을 미룬 상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시와 투자자 유입이 지난해에 비해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향후 전망은 지켜봐야 할 단계”라며 “변동성이 큰 만큼 올해도 수익 다각화를 통해 타격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