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워치] ‘3강 반열’ 일군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 ‘대체투자 명가’ 굳히기 나서

시간 입력 2023-03-16 07:00:03 시간 수정 2023-03-15 17:4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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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업계 드문 ‘관료 출신’…IMF 당시 재경부 장관 보좌
SK증권 대표 거쳐 2017년 현대운용 시절부터 6년간 대표 역임
대체투자·채권 부문서 차별성 갖추고 업계 3위권 자리매김…“2030년 업계 톱 목표”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 <사진=KB자산운용>

KB자산운용이 대체투자와 채권투자를 내세워 관리자산(AUM) 기준 자산운용업계 3위로 자리잡았다. 6년째 KB자산운용을 이끌어 온 ‘장수 CEO’ 이현승 대표의 승부수가 주목받고 있다.

이 대표는 자산운용업계의 오랜 ‘양강 구도’를 2025년 시장점유율 20%대의 ‘3강 구도’로 재편한 뒤, 2030년에는 업계 ‘톱’에 오른다는 자신만만한 목표를 내건 상태다.

1966년생인 이현승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후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행정학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32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경제기획원, 공정거래위원회, 재정경제부 등을 거쳤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흔치 않은 관료 출신으로, 외환위기 당시 재정경제부 장관을 보좌하기도 했다. 이후 AT커니, 메릴린치증권, GE코리아 등 외국계 금융사에 근무한 후 2008년부터 2013년까지 SK증권 대표이사를 역임한 바 있다.

2015년 KB자산운용의 사외이사로 연을 맺은 뒤 2017년 현대자산운용 대표로 선임, KB금융이 현대자산운용을 인수하면서 KB자산운용의 각자대표가 됐다. 2020년까지 대체자산 부문을 맡다가 2021년부터 단독대표로 현재까지 KB자산운용을 이끌어오고 있다.

현대자산운용 시절인 2017년, 취임 초기부터 ‘대체투자 명가’를 내세우며 회사의 대체투자 자산을 크게 늘렸다.

이를 통해 국내 인프라에 치중돼 있던 기존 포트폴리오를 개편해 각 부문 간 균형을 맞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021년 단독대표로 취임한 후에는 본부 산하 ‘대체투자실’을 신설하고 본격 육성에 나섰다. 2021년 KB자산운용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9.4% 증가하며 주목을 받았다. 다만 이듬해에는 자본시장의 전반적인 침체로 인해 이익 규모가 전년 대비 18.6% 줄었다.

이 대표가 주력해 온 대체투자 부문 수탁고는 지난해 말 기준 32조원을 넘기며 명실상부한 업계 1위에 올랐다. 전년 동기 18조5000억원에 비해 76%나 증가했다.

대체투자뿐 아니라 채권 부문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ETF 자산가치 기준 KB자산운용은 전체 운용업계 내 순자산가치 비중이 8.2%를 차지하며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2강’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이는 전년도 7.9%에 비해 0.3%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운용사들이 전년 대비 ETF 자산가치 점유율이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성장세다.

사실상 2개 운용사가 80% 가량의 ‘과점’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유의미한 성장세를 보인 KB자산운용의 무기는 ‘채권 ETF’ 였다. 특히 최근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되며 채권투자가 인기를 끈 것이 주효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비전선포식에서 오는 2025년까지 ETF시장 점유율 20%를 달성, 명확한 ‘3강 구도’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2030년에는 자산운용 업계 1위 등극을 최종 목표로 선포했다.

올해 그는 ‘다이렉트 인덱싱’ 서비스와 기관특화 솔루션 등을 앞세워 위기 속 반전을 꾀한다는 복안이다. 이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지난해 주력했던 ETF와 TDF 시장에서 상위사와의 격차를 더 줄이고 글로벌 운용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고객의 다양한 투자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할 예정”이라며 “불황을 넘어 희망을 사는 2023년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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