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이자율 인하에 ‘빚투’ 18조 돌파…수익은 ‘파란불’

시간 입력 2023-03-17 07:00:04 시간 수정 2023-03-16 18:09:31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6개월 만에 최고치…올해 9.5% 증가
KB증권, 두 차례 인하…다른 대형사도 검토  

증권사 신용융자 이자율이 내려가면서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18조원을 넘어섰다. 빚투가 늘면서 이자율 인하에도 증권사들은 수익 걱정을 덜어낸 모습이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8조947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16조5311억원)에 비해 9.5% 증가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해 9월 이후 이달 들어 처음으로 18조원을 넘겼다. 올해 1월에는 15조원대까지 내려오기도 했지만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를 이용하면 투자자는 증권을 담보로 일정 기간 주식매수자금을 빌릴 수 있고 증권사는 이자를 받는다. 보통 단기간 빚을 내 고수익을 노리는 빚투에 이용한다.

최근 빚투 증가는 연초 증시가 회복세를 보인 영향도 있지만 2월부터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이자율을 낮추면서 불을 붙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23일부터 구간별로 최소 0.1%포인트에서 최대 0.4%포인트 인하했고 한국투자증권도 지난달 28일(결제일 기준)부터 30일 초과 구간 이자율을 0.4%포인트 낮췄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달 2일 매수분부터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7일 이내 구간 기준 종전 연 5.05%에서 연 3.9%로 1.15%포인트 인하했다. 같은 날부터 메리츠증권도 7일 이내 이자율을 6.9%에서 5.9%로 1%포인트 인하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10일부터 7일 이내 구간 이자율을 7.5%에서 5.4%로 2.1%포인트 낮췄다.

이미 이자율을 낮췄지만 한 차례 더 인하할 가능성도 나온다. KB증권은 지난 1일 최고 이자율을 0.3%포인트 낮췄고 다음달에도 0.4%포인트 인하한다. 미래에셋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추가 인하를 내부 검토 중이다. 삼성증권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의 ‘이자장사’ 논란에 증권사들이 연이어 신용융자 이자율을 인하했지만 빚투 증가세가 지속되면 이자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자를 인하한다고 증권사 이자 수익이 무조건 줄어든다고 할 수 없다”며 “오히려 이용고객이 증가해 수익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증권사 이자수익은 신용거래융자 규모와 비슷한 흐름을 보여 지난해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줄면서 이자수익도 감소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9개 증권사가 지난해 벌어들인 신용거래융자 이자 수익은 1조5969억원으로 2021년 1조8095억원보다 11.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3조886억원에서 16조5186억원으로 28.5% 줄었다.

증권사 관계자는 “신용융자는 짧게 이용하는 경우가 많고 이자율도 높은데 한 달 이상 이용하지 않는 편”이라며 “이자율 인하도 7일 이내 기간에 대해 이뤄져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유진 기자 / yujin@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