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국제유가·정제마진 하락에 1분기 영업이익 급감 전망  

시간 입력 2023-03-21 07:00:04 시간 수정 2023-03-20 18: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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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SK이노88.7% , 에쓰오일 35.7% 감소 전망
국제유가 80달러대 무너지면서 재고평가손실 예상돼
정제마진도 지난해에 비해 30% ↓…중국 특수도 없어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정유업계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1분기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8.7%, 35.7%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21일 증권가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정유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1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5067억원 대비 1조3367억원(-88.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에쓰오일의 영업이익도 8567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3320억원 대비 4753억원(-35.7%)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 감소는 국제유가 및 정제마진 하락의 영향의 크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74.84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3월 배럴당 115.6달러 대비 40.76달러(-35.3%) 하락했다. 17일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배럴당 66.74달러로 지난해 3월 배럴당 123.7달러보다 56.96달러(-46%) 떨어졌다.

두바이유와 WTI 모두 올해 1월 중순부터 수요 회복 기대감에 줄곧 배럴당 80달러대를 유지했지만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와 유럽 은행 크레딧스위스의 위기설까지 불거지면서 국제유가도 하락했다. 특히 WTI가 배럴당 60달러대를 기록한 건 2021년 12월 이후 1년 3개월만이다.

금융권 위기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이어지면서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 역시 둔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석유제품 수요가 감소하게 되면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국제유가는 국내 정유업계의 영업이익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국제유가가 하락할 경우 기존에 높은 가격에 사들인 재고 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재고평가손실을 보게 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하게 된다. 이번 국제유가 하락세가 길어지면 국내 정유업계의 수익성도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변수가 많아 올해 유가 전망을 하기는 쉽지 않다”며 “현재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있는 것은 정유업계에는 득보다는 실이 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정유업계의 또 다른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 역시 지난해에 비해 하락했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비와 운영비 등을 뺀 것으로 배럴당 5~6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3월 둘 째주 기준 정제마진은 배럴당 7.3달러로 손익분기점을 넘었지만 지난해 3월 배럴당 10.6달러 대비 3.3달러(-31.1%) 하락했다. 게다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지속될 경우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 감소로 정제마진 역시 하락하게 된다.

여기에 중국의 경제 활동 재개로 인한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도 실적 둔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정유업계는 올해 석유 제품 수요 증가를 기대했지만 1분기에는 중국의 효과가 크지 않았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른 석유 제품 수요 증가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지난해 12월 중국의 하루 평균 석유제품 수요는 1587만배럴, 1월에는 1540만배럴, 2월 1552만배럴로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정유업계 실적에 대한 눈높이를 대폭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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