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품은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한국지엠 ‘흑자전환’ 이끈다

시간 입력 2023-03-22 17:13:54 시간 수정 2023-03-22 17: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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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스 크로스오버 국내 공식 출시·사전 계약 시작
2000만원대 가성비 강점…코나·셀토스 대비 우위
올해 내수·수출 본격 확대…적자 해소·경영 정상화

로베르토 렘펠 한국지엠 사장이 2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미디어 쇼케이스에 참석해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지엠>

한국지엠이 올해 쉐보레의 첫 신차로 낙점한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국내에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트레일블레이저와 함께 한국지엠의 흑자 전환을 이끌 핵심 차종이다. 한국지엠이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필두로 내수와 수출 실적을 끌어올려 8년 연속 이어온 적자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지엠은 2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미디어 쇼케이스를 통해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국내 출시하고 사전 계약을 시작했다. 로베르토 렘펠 한국지엠 사장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국내 출시로 크로스오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중요한 발판이 마련됐다”며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해외는 물론 한국에서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는 모델 중 하나로, 쉐보레 브랜드의 새로운 챕터를 여는 차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장점을 결합한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이다. 한국지엠이 지난해 부평2공장 폐쇄와 함께 단종한 1세대 트랙스와 차명은 같지만, 완전히 다른 차종으로 창원공장에서 전량 생산된다. 한국지엠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내수·수출 모델 생산을 위해 지난해 9000억원을 들여 신규 설비를 도입해 시간당 60대, 연간 최대 28만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한 상태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생산되는 소형 SUV인 트레일블레이저보다 약간 크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차체는 전장 4540mm, 전폭 1825mm, 전고 1560mm로, 특히 실내 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축간거리)는 2700mm다. 외관 디자인은 크로스오버 특유의 슬림하고 역동적인 느낌이 공존하며, 실제로 앉아보면 2열 레그룸이 차급 대비 넉넉한 편이다. 스튜어트 노리스 GMI 디자인 부사장은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쉐보레의 디자인 유산을 바탕으로 독보적인 세련미를 갖췄다”고 말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에는 제너럴모터스(GM)의 최신 기술이 담긴 신형 1.2ℓ E-터보 프라임 엔진이 탑재됐다. E-터보 프라임 엔진은 트레일블레이저와 말리부에 먼저 적용됐으며, 이미 성능과 연비가 입증된 엔진이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최고출력은 139마력, 최대토크는 22.4kg·m로 소형 CUV인 점을 고려하면 무난한 수준이다. 변속기는 GM의 뷰익 브랜드 차량을 통해 검증을 마친 GENⅢ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된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17인치 타이어 탑재 모델 기준 연비는 12.7km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강점은 합리적인 가격에 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국내에서 LS, LT, ACTIV, RS 등 네 가지 트림으로 운영되는데, 이 중 ACTIV는 아웃도어 활동에, RS는 스포티한 디자인에 특화된 트림이다. 국내 판매 가격은 LS 2052만원, LT 2366만원, ACTIV 2681만원, RS 2739만원이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직접 경쟁을 앞둔 소형 SUV인 현대차 코나와 기아 셀토스의 가격이 각각 2486만원, 2062만원부터 시작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 경쟁력 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소형 SUV 시장은 경쟁이 과열된 시장으로, 대형 SUV 선호 현상 등으로 인해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며 “최근 신차 구매 수요가 줄어들 정도로 자동차 할부 금리가 치솟은 만큼 한국지엠이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역대급 가성비를 갖춘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효자 차종인 트레일블레이저의 내수 판매와 수출 확대에 집중해 경영 정상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앞서 한국지엠은 119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2014년부터 3766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2021년까지 8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왔고, 누적 적자가 총 3조8173억원에 달하는 탓에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다만 한국지엠이 지난해 손익분기점 달성에 사실상 성공한 점은 고무적인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에이미 마틴 한국지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비용 절감, 환율 효과 등을 통해 재무 실적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냈다”며 “이를 통해 지난해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하며, 올해에도 긍정적인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지엠은 올해 쉐보레, 캐딜락, GMC 등 멀티 브랜드 전략을 바탕으로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포함해 올해 6종의 신차·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국내에 투입할 계획이다. 생산 경쟁력도 강화한다. 한국지엠은 올해 2분기 안에 부평·창원·보령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을 기존 26만대에서 50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한국지엠의 지난해 내수·수출은 전년 대비 11.7% 증가한 26만4875대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지엠은 그동안 누적된 적자로 인해 철수설에 시달려왔지만, 지난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한국 시장에 대한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줬다”며 “올해 신차 출시와 생산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만큼 한국지엠의 진심이 과연 통할지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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