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불황에도 중형 증권사는 마케팅 집중…다올투증 광고비 130% 급증

시간 입력 2023-03-25 07:00:04 시간 수정 2023-03-24 06:5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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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올·한화·현대차증권, 증가율 두드러져…12개사 광고비 15.3%↑
개인투자자 대상 인지도 확대…리테일 강화 기대

증권업계가 지난해 실적부진을 겪으면서 광고비 등 비용절감에 나선 가운데 중형 증권사는 광고비를 오히려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리테일 강화를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광고선전비는 3710억원으로 전년(4435억원) 대비 16.3% 감소했다.

업계 전체적으로는 광고비가 1년 전보다 감소했지만 중형 증권사만 보면 오히려 마케팅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형 증권사 12곳의 광고비는 589억원으로 전년 대비 15.3% 증가했다. 유안타증권, IBK투자증권, DB금융투자 등 3곳을 제외한 대부분의 중형사가 광고비를 확대했다.

이들 증권사 중 광고비 확대폭이 가장 큰 곳은 다올투자증권이었다. 2021년 다올투자증권의 광고비는 19억6491만원이었지만 1년 새 44억7834만원으로 127.9%나 증가했다. 금액으로도 중형사 중 네 번째로 큰 규모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1월 골프선수 후원을 시작했고 같은 해 3월 KTB투자증권에서 다올투자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광고비가 더욱 증가했다. 특히 다올투자증권이 후원하는 고진영 선수가 좋은 성과를 내면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이전에는 특별한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았지만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위해 비용이 확대됐다”며 “지난해 골프 선수 후원 등 스포츠 마케팅을 진행했고 사명 변경에 따른 홍보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과 현대차증권도 개인투자자 대상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광고비가 1년 전보다 크게 늘었다. 지난해 한화투자증권의 광고비는 151억9987만원으로 중형사 중 규모가 가장 컸고 2021년에 비해서는 57.4% 늘었다. 현대차증권도 22억4035만원으로 43.0% 증가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리테일 강화를 위한 개인투자자 대상 마케팅으로 광고비가 증가했다”며 “지난해는 2021년 개편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스텝스(STEPS) 관련 홍보와 실전투자대회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현대차증권은 지난해 11월 출범 이후 처음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정립하고 기업 광고를 제작, 공개했다.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광고 영상 3편을 공개하고 투자 콘텐츠도 제공하는 등 개인 고객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교보증권과 SK증권도 55억7974만원, 30억4439만원으로 전년 대비 33.6%, 31.1% 늘었다. 이어 △이베스트투자증권(24.8%) △유진투자증권(21.6%) △BNK투자증권(12.3%) △하이투자증권(7.2%) 등도 광고비를 1년 전보다 확대했다.

유안타증권, IBK투자증권, DB금융투자 등 3곳의 광고비는 전년 대비 42.5%나 줄었다. 다만 예년과 비교하면 7.9% 감소한 수준이다.

지난해 광고비를 줄이긴 했지만 기저효과가 컸다는 설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개인투자자 투자 열풍과 함께 증권사들도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2021년 광고비는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는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인지도도 부족한 편이고 리테일 비중도 낮기 때문에 마케팅 효과도 크다”며 “올해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유진 기자 / yuji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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