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2세대 ‘5G-V2X 통신모듈’ 개발
삼성전기, 전장용 MLCC 집중 개발…성장산업 역량 집중할 것
경기침체로 세계 IT제품 수요가 감소하면서 LG이노텍과 삼성전기가 미래 먹거리 사업인 전장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장기적 수요에 대응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사업 다각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미래 자동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전장 부품 시장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반도체, 배터리 등 미래차의 시스템을 제어·운영하는 전장 부품의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세계 자동차 전장 시장 규모는 오는 2028년 7000억달러(약 906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LG이노텍과 삼성전기 등 국내 전자 부품 업체들도 전장 사업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 29일 2세대 차량용 ‘5G-V2X 통신모듈’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제품은 5G 이동통신 기술로 차량의 데이터 송수신을 지원하는 부품이다. 앞서 LG이노텍이 개발한 1세대 제품에 비해 데이터 속도는 4배 빨라지고, 크기는 20% 가량 줄어든 것이 특징이다.
5G 통신모듈은 자율주행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대용량 데이터 처리와 실시간 연결이 중요한 자율주행 시스템의 특성 상 초고속 통신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5G 통신모듈을 탑재한 전세계 차량은 올해 170만대에서 2027년 2180만대로 1182%의 증가율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은 시장 수요에 대응해 2025년 양산을 목표로 국내외 완성차 업체를 상대로 적극적인 프로모션에 나설 계획이다. 유병국 LG이노텍 전장부품사업부장은 “2세대 ‘5G-V2X 통신모듈’은 자동차의 완전 자율주행 시대를 여는 핵심 부품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차량 전장 혁신 제품을 지속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LG이노텍은 통신 모듈을 비롯해 차량용 모터와 센서, 차량용 카메라모듈 등 전장 부품으로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서고 있다. 전장 사업 개척을 통해 수입 모델을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LG이노텍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매출액에서 애플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는 광할솔루션사업부의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했다. 기판소재 사업부는 8.6%, 전장푸붐 사업부는 7.4%로 뒤를 이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매출 구조에 있어서 핵심 고객사인 애플의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은 지난 23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올해도 쉽지 않은 경영환경에 놓였지만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만들어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며 “차량카메라, 라이다, 파워 모듈 등 전기차 및 자율주행 부품사업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전장용 MLCC(적층세라믹캐패시터) 사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 24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솔루엠 지분 9.3%를 매각하고 1천억원 규모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다. 솔루엠은 삼성전기의 파워 모듈과 전자가격표시기(ESL) 등 사업을 분사해 2015년 설립한 회사다.
이번 매각은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MLCC 등 주력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앞서 장덕기 삼성전기 사장은 지난 1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MLCC, 카메라모듈, 반도체 기판 등 주력 사업에서 서버·전장과 같은 성장산업에 역량을 집중해 사업구조를 다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반 자동차의 MLCC 탑재량이 3000개인 것에 비해 고성능 자율주행 차에는 1만5000개의 MLCC가 탑재된다”며 “이 같은 점이 MLCC 시장의 상당한 성장률을 보장한다”고 덧붙였다.
통상 전기차에 탑재되는 전장용 MLCC는 스마트폰용 MLCC보다 평균 판매단가가 2~3배 이상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분류된다. 특히 자율주행, 전기차로 발전됨에 따라 자동차 1대당 MLCC 탑재량은 1만개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기는 미래차 시장 성장에 대비해 주요 사업부에 전장사업 전담조직을 만드는 등 전장 사업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또한 MLCC용 핵심 소재 내재화를 위한 연구에 집중 투자해 부산을 ‘첨단 MLCC 특화 지역’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장용 MLCC 시장에서 제품, 고객 다변화로 가파른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며 “삼성전기는 과거 글로벌 5위권 수준에서 최근 Murata, TDK 다음인 3위권까지 점유율이 확대됐고, 최근 고부가가치 제품인 파워트레인용 MLCC도 북미 전기차 업체에 납품을 시작해 향후 고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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