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행동주의펀드 ‘외부감사 심혜섭 선임’ 성공

시간 입력 2023-03-31 17:23:57 시간 수정 2023-03-31 17: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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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파트너스운용 주주제안 4건 중 1건 통과
감사 변경으로 오너 ‘독선경영’ 견제 가능
배당금은 이사회 제안 주당 ‘1050원’ 결정

<사진=CEO스코어데일리 DB>

남양유업 정기 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 펀드인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 추천한 감사가 선임됐다. 감사인원 선임 안건에서 최대주주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까지 합쳐 의결권을 3% 이상 행사할 수 없도록 한 ‘3% 룰’이 적용된 결과다.

31일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남양유업 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 펀드 운용사인 차파트너스운용이 제안한 주주제안 안건 중 심혜섭 외부감사 선임 안이 통과됐다.

또 배당금은 이사회 제안인 주당 1050원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했다. 

소액주주들은 향후 경영구조가 재편되더라도 감사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동시에 홍원식 회장이 고액의 배당금만 챙기고 떠나는 상황을 사전에 차단했다. 

올해 주총에서는 국내 행동주의 펀드들이 화력에 비해 성과가 미미했다. 그러나 그동안 주주환원에 가장 소극적이던 남양유업을 상대로 소액주주들이 이례적인 성과를 거둔 셈이다.

남양유업은 현재 기업 경영권을 두고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법적 갈등이 전개 중이라 이번 주주총회 결과를 예측하기 더욱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앞서 이번 주주총회 안건으로 △주당 2만원의 배당 △5분의 1 액면분할 △자사주 1900억원 규모 매입(일반주주 보유지분절반 주당 82만원에 공개매수 할 것) △심혜섭 변호사 감사 선임을 상정했다.

앞서 ISS·글래스루이스 등의 글로벌 의결 자문기관도 차파트너스의 타 제안들이 기업 성장 측면에서 현실성이 떨어져, 그 중 외부인사 감사안 통과만을 전망했었다.

자문기관의 예측처럼 소액주주의 표심은 기업 안정과 오너들에 대한 독선 경영을 견제하는 쪽으로 마무리됐다.

또 남양유업 지분구조 상 홍 회장 지분이 52%에 이르고, 오너일가 전체 지분율이 53%인 반면 차파트너스의 지분율은 3%에 불과해 감사위원 선임 안건을 제외하고는 승산이 희박했다.

이번에 감사위원 선임 건이 통과될 수 있었던 것은 주총에서 최대주주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까지 합쳐도 의결권에서 3% 이상을 행사할 수 없는 규칙이 적용돼서다.

차파트너스가 추천한 외부인사인 심혜섭 감사위원은 72.3%의 찬성표를 받아냈다. 심 위원은 농축산·유통·재무 전문 변호사로 법무법인 세종, 법무법인 담우를 거쳐 현재 심혜섭 법률사무소를 운영중이다.

이는 한앤코 측에서는 부담되는 결과기도 하다. 현재 한앤코와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홍 회장은 상고심서도 패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그렇게 되면 한앤코가 기업 주식 53%를 갖고 최대주주가 되므로 사실상 기업 경영권을 쥐게 된다.

한편, 남양유업은 그간 남양의 오너가 리스크, 마케팅 실책으로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2년간 주가는 80만원 선에서 50만원 선으로 하락했다.

매출도 3년 연속 급락했다. 2018년 1조797억원이던 매출은 2020년 9489억원으로 떨어졌다. 2022년 매출액은 9646억원을 기록했고 78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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