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전 SRT 열차 탈선 원인은 ‘선로 변형’…사전 발견 불구 조치 미흡

시간 입력 2023-04-03 18:09:15 시간 수정 2023-04-03 18:09:15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온도 상승으로 인한 중계 레일 팽창…열차 궤도 이탈 주원인
사고 발생 1시간 전 발견…보고 과정서 점검 위치 잘못 전달
사조위, 코레일·SR·국가철도공단에 안전 권고 9건 내려

지난해 7월 1일 경부고속선 상행선 대전조차장역 인근에서 발생한 SRT 탈선 사고 현장 사진. <사진제공=연합뉴스>

지난해 대전조차장역 인근에서 발생한 SRT 열차 탈선 사고의 주된 원인은 중계 레일의 선로 변형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선로 변형은 사고 발생 1시간 전 발견됐지만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사고로 이어졌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지난해 7월 1일 오후 3시 20분께 경부고속선 상행선 대전조차장역 인근에서 발생한 SRT 고속열차 궤도 이탈 사고 조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당시 부산역을 출발해 서울 수서역으로 향하던 SRT 열차는 약 시속 98km의 속도로 대전조차장역 인근을 통과하던 중 궤도를 이탈해 승객 11명이 다치는 피해가 발생했다.

조사 결과, 당시 일반선과 고속전용선을 잇는 중계 레일 부분에 좌굴(레일이 팽창해 횡 방향으로 급격히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 발생했고, 이후 여러 대의 열차가 통과하면서 선로 변형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고 발생 약 1시간 전 선행 KTX 열차 기장이 선로 변형을 발견했지만, 관계자의 보고 체계 미준수, 불명확한 점검 위치 통보 등으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1번선(경부선)에 문제가 있다고 최초 보고됐지만 2번선(호남선)에 문제가 있다고 잘못 전달돼 사고 이전 2번선에서만 육안 점검이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시설 직원이 분기기 주변 점검을 위한 선로 진입을 요청했으나 로컬 관제를 담당하는 운전팀장은 안전 상의 이유로 선로 밖에서의 육안 점검만 허가했다.

사조위는 선로에 대한 하절기·일상 순회 점검 등을 적정하게 시행하지 않는 등 선로 유지 관리가 미흡했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SR, 국가철도공단에 중계 레일 구조적 취약점 보완, 긴급 정차 판단 기준 마련 등 9건의 안전 권고를 내렸다.

국토교통부(국토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선로 이상 보고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관제사, 코레일 본사 운영상황실 기술지원팀장, 시설사령 등 복잡한 보고 과정을 거치면서 점검 대상 위치가 잘못 전달됐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로컬관제(역)·중앙관제(구로)·운영상황실(본사)로 분산된 관제 체계를 중앙관제로 일원화해 단순·명확한 보고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선로 이상 징후 발견 시 시설 직원의 판단에 따라 열차 운행을 통제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어명소 국토부 2차관은 “현재 진행 중인 철도 안전 체계 개편 과정에 사조위 조사 결과를 반영하겠다”며 “개선 권고사항도 차질 없이 이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