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 SK증권 사장, 임기 10년차 남은 과제 산적

시간 입력 2023-04-10 07:00:02 시간 수정 2023-04-11 08:5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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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부터 10년째 연임 거듭 중…증권업계 최장기 CEO
증시불안 속 수익성 저하·소송전까지…STO로 돌파구 모색 나서

김신 SK증권 대표가 또 다시 연임에 성공하며 명실상부한 증권업계 최장 CEO 반열에 올랐다. 2013년부터 SK증권을 이끌어 온 그는 올해로 만 10년 임기를 넘어서게 된다. 

오는 2024년까지 다시 SK증권을 경영하게 된 김 대표는 침체된 수익성 만회를 비롯해 소송전 등 다양한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1963년생인 김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와 연세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학위를 취득 후 1987년 쌍용증권(현 신한투자증권)에 입사해 증권업계에 입문했다. 이후 미래에셋증권, 현대증권 등을 거쳐 2013년 SK증권 대표이사로 선임된 후 연임을 거듭해 현재까지 대표직을 유지 중이다.

다만 지난해 말 전우종 SK증권 경영지원부문장이 각자대표로 선임되면서 김 대표 단독 체제는 각자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그간 김 대표 중심으로 단독으로 모든 결정이 내려졌던 것과 달리 각 대표의 ‘책임경영’과 의사결정 신속성을 강화한다는 게 SK증권 측의 설명이다.

SK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79억원으로 전년 대비 64.8%, 당기순이익은 86억원에 그치며 79.2%나 감소하는 등 업황하락 여파와 마주했다. 

이를 두고 직전 연도인 2021년도에 증시호황으로 인한 일시적 수익 증가일 뿐, 2년 전인 2020년에는 영업이익이 123억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예년과 비교 큰 폭의 수익하락이 아니라는 평도 따른다. 

김 대표의 연임 또한 이를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실제 증권업계는 지난해 큰 폭의 실적악화를 겪었지만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경영진 연임을 택했다.

<사진=SK증권>

물론 김 대표 입장에서는 중견 증권사로서 대형사들과의 경쟁에서 차별화를 통한 수익성 제고를 이뤄내야 한다는 부담감은 여전하다.

아울러 지난 2월 ‘마유크림’ 민사 소송판결 결과를 뒤늦게 공시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를 받은 상태로 만약 최종 결정이 될 경우 배상금을 납부해야 하는 부담까지 얹게 됐다.

지난 2015년 연예인 화장품으로 알려진 마유크림 제조사 경영권을 사들였으나 실적이 부진해 투자사들이 손해를 입게 됐다. 이에 SK증권이 정보제공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사유로 투자사들이 소송을 걸며, ‘법적 공방’을 이어 왔다.

SK 그룹으로부터의 분리 후 후광효과 감소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SK증권은 지난 2018년 사모펀드 J&W파트너스에 매각되며 SK그룹으로부터 분리된 상태다. 다만 사명은 SK그룹과 3년 간격으로 연장을 해 오며 유지를 해 오는 상황이다.

SK증권 관계자는 “계열사였을 때부터 3년마다 사명을 계약해 왔고 올해도 연장할 계획”이라며 “사명 변경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시장의 우려 또한 이어졌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말 SK증권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및 기타파생결합사채(DLB)의 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하향했다. 한신평은 “자본규모 정체와 더딘 영업 성장으로 시장지위가 약화됐으며 높은 고정비 부담 지속으로 수익성이 저하됐다”며 “다만 유동성 대응력의 구조적 우위, 피어(Peer) 대비 양호한 우발부채 부담 등을 감안해 단기등급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김 대표가 주목하는 돌파구는 바로 신사업 발굴이다. 사모펀드 소속 회사가 대개 그러하듯 회사의 가치를 높여 M&A시장에 내놓는 것이 경영의 목적이기도 하다. 

첫 번째 관문이 IPO(기업공개) 주관이다. SK그룹과의 분리 이후 처음으로 상장 주관을 맡은 가운데 김 대표의 경영능력도 다시금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SK증권이 상장주관을 맡은 CUBOX(씨유박스)가 지난 3월 28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일정에 돌입했다.

또 다른 과제가 ‘토큰증권발행(STO)’ 사업이다. SK증권은 최근 유진투자증권과 손을 잡고 STO 사업을 위해 한국해양자산거래와 협약을 맺었다. 해양자산을 대상으로 STO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SK증권은 계좌관리기관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또 SK증권은 유진투자증권, 블록체인 기업 바른손랩스와 협업해 바른손 플랫폼에서 투자하는 콘텐츠 수익권에 대한 STO거래소 설립도 추진키로 했다.

J&W파트너스의 입장에서도 SK 명칭 후광이 사라지기전 매각이 유리한 만큼, 최근 불거진 가상자산거래소 1위사인 두나무와의 교섭설에 이목이 쏠린다. 양사 모두 이러한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업계는 정황상 김 대표의 수익성 만회 시도가 속도를 낼 수밖에 없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증권 관계자는 대표이사 연임 후 향후 목표에 대해 “구성원들이 도덕성과 전문성을 갖추고 건강한 회사, 디지털 금융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정성과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이해관계자의 행복과 성장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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