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손익분기점 아래로 ‘뚝’…정유업계, 2분기도 영업익 급감 전망

시간 입력 2023-04-28 17:54:02 시간 수정 2023-04-28 17:5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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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4월 셋째 주 기준 배럴당 2.5달러까지 하락
글로벌 경기 침체까지 겹쳐 수요 부진도 지속
정유업계, 2분기 영업이익 80% 이상 감소 예상  

정유업계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 밑으로 떨어졌다. 정제마진 하락에 수요 회복 시점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정유업체들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이익이 급감할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4월 셋째주 정제마진은 배럴당 2.5달러로 한달 전 배럴당 7.9달러 대비 5.4달러(-68.4%)가 하락했다. 3월 내내 배럴당 7달러대를 유지했지만 4월 들어 하락이 두드러지고 있다. 4월 첫째주에는 배럴달 5.3달러, 4월 둘째주에는 배럴당 3.9달러에서 셋째주에는 배럴당 2.5달러까지 떨어졌다.

정제마진은 정유사들의 수익성 핵심 지표로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원료비·운영비 등을 뺀 것이다. 업계 내에서는 배럴당 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는데 4월 둘째 주부터는 손익분기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결국 정유사가 제품을 생산할수록 손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정제마진이 하락하고 있는 이유는 경기 침체로 인해 석유제품 수요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해외에서 정제설비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엑슨은 하루 정유 생산능력이 25만배럴 증가했다. 중국 CNPC도 하루 40만배럴, 중국 시노팩은 하루 10만배럴 생산능력이 확대됐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설 부담으로 2분기 정유업황이 크게 나빠지고 있다”며 “올해 2분기와 3분기 정유 업황 하락 및 실적 모멘텀이 약화되고, 시장 분위기 역시 반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유사들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는데 2분기 역시 영업이익이 급감할 전망이다. 에쓰오일은 1분기에 영업이익 515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1조3320억원 대비 8163억원(-61.3%) 감소했다. HD현대오일뱅크도 1분기 영업이익 2590억원으로 전년 동기 7045억원보다 4455억원(-63.2%) 줄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SK에너지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도 지난해에 비해 50% 이상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업계가 1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한 이유는 수요 감소와 함께 국제유가 하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유가는 1월과 2월 배럴당 80달러대를 유지했지만 3월부터 배럴당 70달러대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정유사들은 1분기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했다. 또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과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도 미미했다는 점도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그나마 정제마진은 1분기 평균 배럴당 8.2달러로 손익분기점을 넘겼지만 2분기에는 정제마진마저 손익분기점을 하회하고 있다. 업계 내에서는 2분기 동안 정제마진은 크게 회복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유가 역시 4월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13일에는 배럴당 87.36달러(두바이유 기준)까지 상승했지만 27일에는 배럴당 78달러로 하락해 다시 70달러대에 진입했다. 국제유가는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해 하락했는데 석유 제품 수요가 늘어나는 시점도 전망하기 어려워 국제유가 하락이 지속된다면 재고평가손실도 볼 수 있다.

증권가에서도 2분기 정유업체들의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쓰오일의 2분기 영업이익은 2694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7220억원 대비 1조4526억원(-84.4%)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SK이노베이션 석유사업 부문도 2분기 2517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2조2291억원보다 1조9974억원(-88.7%)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항공 수요 회복, 2분기 성수기 진입등으로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지만 여전히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을 밑돌고 국제유가 하락, 수요 부진까지 겹치면 영업이익 감소는 물론 적자까지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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