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인수 심사 ‘총력전’…관건은 ‘유럽 승인’

시간 입력 2023-05-02 17:44:13 시간 수정 2023-05-02 17:4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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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신고국 미국·EU·일본 등 3개국 심사 진행 중
올해 하반기 대한항공·아시아나 M&A 윤곽 예상
EU, 독과점 부분 민감…엄격한 평가 변수로 지목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의 마지막 관문인 해외 기업결합 심사를 매듭짓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대한항공은 현재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을 받기 위한 설득 작업을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연내 M&A를 마무리하기 위한 핵심 관건은 EU 심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날 기준 필수 신고국가 9개, 임의 신고국가 5개를 포함한 총 14개국 중 미국, EU, 일본 등 3개국의 심사를 받고 있다. 이들 국가는 기업결합 신고를 반드시 해야 하는 필수 신고국으로, 승인이 모두 이뤄지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M&A 절차는 완료된다.

앞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M&A를 위해 2021년 1월 14개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이후 같은해 2월 튀르키예를 시작으로 대만,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한국, 싱가포르, 호주, 중국, 영국 등 11개국이 결합을 승인하거나 심사·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심사를 마쳤다.

우선 대한항공은 2021년 1월 일본 경쟁당국에 설명 자료를, 같은해 8월 신고서 초안을 각각 제출하고 경제 분석과 시장 조사를 병행했다. 올해 3월에는 시정 조치 협의에 들어갔다. 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 안에 사전 협의를 마치고 정식 신고를 하면 30일 이내로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U 경쟁당국의 경우 2021년 1월 사전 협의 절차를 개시한 이후 올해 1월이 돼서야 정식신고서를 제출했는데, 2월 2단계 심사에 돌입하면서 승인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EU는 경쟁 제한 등의 우려와 관련해 대한항공의 시정 조치를 검토 중이며, 오는 8월 3일 기업결합 심사 승인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경쟁당국은 2021년 1월 설명 자료 제출 이후 같은해 3월 신고서를, 지난해 8월 심층 조사 자료를 제출했다. 하지만 미국 법무부가 지난해 11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심사 기한을 연장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미국 경쟁당국은 일본과 EU의 심사 추이 등을 고려해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 심사 완료를 위해 미국, EU, 일본 경쟁당국과 긴밀한 협의를 이어 나가고 있다”며 “각국 경쟁당국이 요구하는 시정 조치를 만족하면서도 대한민국 항공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고 발전시킬 기반을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보잉787-9.<사진제공=대한항공>

업계에서는 미국이 EU와 일본의 기업결합 심사 승인 여부를 지켜본 뒤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하반기는 돼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M&A 관련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EU가 유럽 외 국가의 기업결합 심사에 유독 민감한 만큼 연내 M&A 마무리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EU는 유럽 외 국가의 기업결합 심사를 할 때 독과점 부분에 유독 엄격하게 평가하기 때문에 매우 까다로운 국가로 볼 수 있다”며 “만약 EU가 심사 기한을 연장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M&A 일정이 뒤로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진그룹은 ‘인수합병 후 통합 전략(PMI)’을 추진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완료해 통합 대형항공사(FSC)를 출범하고, 향후 항공산업 정상화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해외 기업결합 심사가 완료되는 대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아시아나항공 주식 63.88%를 취득해 최대 주주에 오를 방침이다. 한진그룹의 PMI 작업이 완료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하나의 통합 FSC로 탈바꿈하며, 사명은 대한항공으로 유지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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