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열풍에 엔비디아 ‘어닝 서프라이즈’…“삼성·SK도 ‘터널의 끝’이 보인다”

시간 입력 2023-05-25 17:39:23 시간 수정 2023-05-25 17:3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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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매출 71억9000만달러…시장 전망치보다 10.3% 높아
순이익은 1년 전 대비 26% 증가한 20억 4300만달러 기록
챗GPT 등 생성형 AI 열풍에 고성능 그래픽 칩 판매 증가
AI 수요 지속 확대 전망, 삼성·SK 도 실적 개선 기대감↑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엔비디아>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가 시장의 전망치를 훨씬 뛰어 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AI(인공지능) 시대로의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엔비디아의 칩 출하량이 가파르게 늘어난 덕분이다. 향후 AI용 반도체 수요가 더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엔비디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이 실적부진의 터널에서 점차 벗어나는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당장,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K-반도체 기업들도 반색하고 있다. AI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센터는 그래픽처리장치(GPU)뿐만 아니라 메모리 반도체도 상당량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 1분기 저조한 실적을 거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부진을 털고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낙관론도 빠르게 확산하는 모습이다.

엔비디아는 현지시간으로 24일 2024 회계연도 1분기(2~4월) 매출액이 71억 9000만달러(약 9조 5275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년 전보다 13% 감소한 수치다.

그러나 시장 예상치보다 월등한 매출을 기록하면서 시장이 들썩였다. 당초 미국 월스트리트가 내놓은 엔비디아의 매출 추정치인 65억2000만달러보다 무려 10.3%나 높았다.

순이익도 대폭 개선됐다. 엔비디아의 2024 회계연도 1분기 순이익은 20억 4300만달러(약 2조 7086억원)로, 1년 전과 비교해 26%나 급증했다.

미국 엔비디아. <사진=연합뉴스>

엔비디아가 예상을 뛰어 넘는 분기 실적을 거두게 된 것은 고성능 그래픽 칩 판매가 크게 늘면서 마진이 높아진 덕분이다.

최근 챗GPT 등 생성형 AI 열풍에 힘입어 데이터센터용 GPU 칩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들이 개발 중인 AI 서비스가 제대로 구현되기 위해선 거대언어모델(LLM)을 담당하는 중앙처리장치(CPU)를 도와줄 GPU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해당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큰 호재가 됐다. 챗GPT 개발을 위해서는 엔비디아의 지능형 반도체 칩 ‘A100’이 1만개가 들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AI 학습을 위한 데이터센터용 차세대 반도체를 열심히 생산하고 있다”며 “급증하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공급을 크게 늘리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향후 전망도 낙관적이다. 당분간 AI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엔비디아가 발표한 2024 회계연도 2분기(5~7월) 매출 전망치는 110억달러(약 14조5827억원)에 달했다. 이는 엔비디아 분기 사상 최대 기록이다. 월가 추정치인 71억 5000달러를 50% 이상 웃도는 수치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AI 수요 증가로 데이터센터 부문의 실적을 향후 몇 분기 이후까지 더 내다볼 수 있게 됐다”며 “올 하반기에는 훨씬 더 많은 공급을 할 수 있는 만큼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이다”고 자신했다.

엔비디아의 주가도 가파르게 치솟았다. 미국 증권 시황에 따르면 당초 엔비디아 주가는 현지시간 24일 기준 전 거래일 306.88달러보다 0.49%(1.50달러) 하락한 305.38달러로 장 마감했다. 그러나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는 무려 24.63%(75.22달러) 오른 380.6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화성캠퍼스. <사진=삼성전자>

AI용 반도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은 ‘반도체 한파’로 실적이 급감하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에게도 긍정적인 메세지가 됐다. AI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센터에는 삼성·SK가 생산하는 메모리 반도체가 대거 탑재되기 때문이다.

올 1분기 저조한 실적을 거뒀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서는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소식일 수밖에 없다. 올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영업적자는 4조 5800억원,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도 3조 402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챗GPT를 필두로 한 AI 열풍이 삼성과 SK 등 국내 반도체 업계가 실적부진의 긴 터널을 돌파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르면 올 하반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흑자로 전환할 것이란 긍정적인 분석도 내놓고 있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AI 수요 확대로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점쳐진다”며 “삼성·SK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시장 지배력이 독보적인 만큼 고사양 메모리 출하량이 본격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사진=SK하이닉스>

감산 효과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D램 공급량이 2Gb 칩 환산 기준 1043억 6200만개로, 총 수요(1054억 1900만개)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트렌드포스가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올해 공급(1055억 5400만개)이 수요(1046억 6200만개)를 웃돌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불과 한달 만에 D램 공급·수요 전망치가 ‘공급 초과’에서 ‘수요 초과’로 바뀐 것이다.

트렌드포스는 “‘감산은 없다’던 삼성전자가 반도체 감산에 동참하면서 D램 공급량이 감소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 들어 반도체 수요가 일부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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