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충격에 충당금 쌓는 중소증권사…하이투자증권 1분기만 402억

시간 입력 2023-06-01 07:00:05 시간 수정 2023-05-31 17:5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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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당금 전입액 1262억원…1년 전보다 5배 늘어
하이투자증권만 402억원…실적 부담도 커져  

올해도 증권사들이 충당금 추가 적립에 나서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의 충당금 전입액이 많았는데 하이투자증권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규모가 가장 컸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29개사의 올해 1분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총 126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241억원) 대비 423.7% 증가한 수치다.

충당금 전입액은 손실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쌓아두는 금액이다. 실제로 손실이 발생하면 대손비용으로 집계되고 영업이익에서 차감되기 때문에 실적에도 영향을 미친다.

증권업계의 충당금 전입액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충당금 전입액은 4037억원으로 2021년1886억원)보다 114.1%나 확대됐다.

이 중 대부분은 글로벌 금리인상과 레고랜드 사태로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커졌던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적립됐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충당금 전입액은 450억원이었지만 하반기에만 3587억원 증가했다.

충당금 확대에 따라 지난해 증권사들의 실적도 반토막났다. 지난해 29개 증권사의 영업이익은 총 5조3150억원으로 전년(11조9822억원) 대비 55.6% 감소했다.

올해 1분기는 업황이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지만 부동산 PF 비중이 높은 증권사의 경우 관련 수익 감소, 충당금 확대 등으로 오히려 실적이 악화됐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충당금 전입액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935억원으로 2021년(70억원)보다 13배 이상 늘린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만 402억원을 충당금으로 적립했다.

대규모 충당금 적립으로 실적은 악화됐다. 하이투자증권의 영업이익은 200억원으로 전년 동기(502억원) 대비 60.2% 감소했다. 같은 기간 29개 국내 증권사의 영업이익이 4조4609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5448억원)보다 75.3%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어 올해 1분기 기준 충당금 전입액이 많은 곳은 △메리츠증권(232억원) △신영증권(175억원) △KB증권(103억원) 등이었다. 현대차증권(65억원) 교보증권(56억원) IBK투자증권(38억원) SK증권(31억원) 다올투자증권(30억원) 등 중소형사가 충당금 전입액을 비교적 더 많이 쌓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경기 둔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금융업권 부동산 PF 부실화 관련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며 “금리 상승, 분양가 하락, 공사비 인상 등 사업성 악화로 브릿지론에서 본PF로 전환이 어려워짐에 따라 추후 관련 충당금 적립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고 신규 PF 딜 감소에 따른 기초 체력 저하도 중장기 이익 악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유진 기자 / yuji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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