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소식에 롯데손보 주가 3000원대로 급등
예상 매각가 2.7~3.0조…“3조원 몸값 과해” 지적도
올해 금융권 최대 인수합병(M&A)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롯데손해보험이 내달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돌입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졌다. 롯데손보의 최대주주 격인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 매각 초기 단계인 주관사 선정 작업을 시작하며 주가 역시 이틀 연속 급등했다.
매각가의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의 영향을 받을 것이란 시선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른 롯데손해보험의 예상 매각가는 2조7000억원~3조원대 수준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롯데손보가 중위권 손보사임을 감안하면 3조원대에 달하는 매각가는 과하다는 시선도 속속 제기되고 있다.
◆ 롯데손보 매각 절차 돌입에 주가 ‘급등’…3000원대까지↑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최대주주가 지분매각을 위한 주관사 선정 준비 작업을 시작했다고 지난 18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와 관련해 추후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내 재공시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롯데손해보험의 최대 주주는 지분 77%를 보유한 JKL파트너스다. 앞서 JKL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롯데그룹으로부터 롯데손보의 지분 53.49%를 사들인 바 있다. 내년 하반기 ‘롯데’ 브랜드 사용 기간이 만료되는 만큼 매각 절차 역시 그 이전까지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손보의 매각 소식이 전해지자 최근 1년여간 1000원대 선에서 지지부진한 주가를 형성하던 롯데손보의 주가 역시 급등했다. 매각 소식이 전해지기 전인 15일에는 1842원으로 장을 마감했으나, 공시 이후 18일에는 전장 대비 548원(29.75%) 상승한 23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 19일에는 전일 대비 715원(29.92%) 오른 3015원의 종가를 기록했다.
20일 롯데손보 종가는 전일 대비 275원(8.86%) 떨어진 2830원으로 장을 마감했으나, 매각 소식 이전 1000원대에서 머물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현재 롯데손해보험의 인수 후보군으로는 은행 기반 대형 금융지주 중 상대적으로 손해보험 부문이 취약한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그룹 떠오르고 있다. 이외에도 최근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인수 등에 관심을 보였던 교보생명 등이 거론되고 있는 추세다.
앞서 신한지주의 경우 지난해 디지털 손보사인 신한EZ손해보험을 인수한 바 있다. 하지만 대형 손보사에 비해 자본 규모가 작아 추가 인수·합병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13일 해외 IR 행사에서 “현재 보험사 가격이 너무 높고 적당한 손보사 매물이 없다”며 롯데손보 인수설에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그룹은 이미 하나손해보험을 자회사로 두고 있지만 롯데손보보다 규모가 작고, 실적 역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올 상반기 하나손해보험은 18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16억원)보다도 164억원 가량 손실 규모가 커진 것이다.
이처럼 하나금융이 롯데손보를 인수해 하나손보와 합병할 경우 하나손보는 손보업계 중위권으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하나금융의 경우 KDB생명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있는 만큼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3조원 달하는 몸값 과해…기업 가치 3분기에나 윤곽 잡힐 것”
업계에서는 롯데손보의 매각 금액을 2조7000억원~3조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롯데손보의 경우 수익성이 뛰어난 중견급 보험사인 만큼 손보사 가운데 가장 매력적인 매물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롯데손보의 순이익은 당기순익이 전년 동기(475억원) 대비 138% 급증한 113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25억원으로 전년 대비 131.1% 증가했다.
아울러 2분기 CSM(보험계약마진) 규모는 1조9634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685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순자산(자본)은 1조451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각에서는 3조원에 달하는 몸값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더라도 다소 과하다는 시선이 제기된다. 현재 롯데손보가 손해보험사 가운데 자산 기준으로는 7위에 달하기는 하나, 중위권 회사임을 고려한다면 실질적으로 더 높은 수준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적용해야 해당 가격이 산출된다는 것이 골자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예상 매각가 2조7000억원~3조원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다소 높은 수준”이라며 “상장된 주요 손해보험사 밸류에이션 평균과 경영권 프리미엄 50~85% 가정을 적용하면 대략적인 가격은 약 1조2000억원~2조원 수준 정도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설 연구원은 “높은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FVPL) 자산 비중으로 투자 손익의 변동성이 커진 점을 감안하면 롯데손보의 기업 가치는 올 3분기 이후에나 윤곽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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