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감산에 국제유가 고공행진…정유업계는 실적 ‘상저하고’ 기대감↑

시간 입력 2023-09-22 07:00:00 시간 수정 2023-09-21 16:3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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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러시아 감산 기조 유지…국제 유가 90달러대 돌파
9월 둘째 주 정제마진 16.8달러…지난해 6월 이후 최고치

에쓰오일 울산공장. <사진제공=에쓰오일>

국제유가가 주요 산유국의 원유 감산 조치로 연중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고공행진하고 있다. 3개월 전 까지만 해도 배럴당 70달러 수준에서, 최근 20% 가량 치솟은데 이어 4분기에는 100달러대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과 더불어 정제마진도 강세를 보이면서, 상반기 실적부진으로 어려움이 컸던 정유업계가 하반기에는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2일 정유 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대를 뚫고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91.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지난해 11월 7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인 동시에 연중 최고치다.

같은 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11월물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배럴당 94.43달러로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95달러를 넘어선 것도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국제유가가 이처럼 연중 최고치까지 치솟은 것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기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우디 에너지부는 지난 5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지난 7월부터 시작한 하루 100만 배럴의 자체 감산 정책을 오는 12월까지 3개월 연장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도 하루 30만 배럴의 수출 감축을 올 연말까지 연장한다고 선언했다.

이들 주요 산유국의 감산 조치는 향후 국제유가 상승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의 움직임이 유가 강세 위험을 가져왔다면서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SK에너지 울산 원유 저장 탱크. <사진제공=SK에너지>

통상 국제유가 상승은 정유사에 호재로 작용한다. 미리 구입해둔 원유 재고의 평가 가치가 증가해 재무구조가 개선되기 때문이다. 정유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 또한 유가 상승과 함께 빠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8월 평균 복합정제마진은 12.7달러로 지난 7월(6.6달러)보다 2배 가량 증가했다. 손익분기점인 4~5달러를 훌쩍 웃도는 수치다. 9월 둘째 주 평균 복합 정제마진은 16.8달러로 전주(15.1달러) 대비 1.7달러 상승하며 지난해 6월 이후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동반 하락하면서 극심한 실적부진을 경험했던 정유업계로서는 하반기 실적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정유 4사중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는 지난 2분기 적자를 기록했고, 에쓰오일과 HD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급감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강세를 보이면서 정유업계로서는 호재가 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전망 평균치)는 6422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이 전망된다. 에쓰오일은 3분기 영업이익 5136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4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주요 산유국의 감산기조와 함께 중국의 석유 제품 수출량 증대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중국 정유사업은 내수를 우선 공급하기 위해 석유제품 수출쿼터 정책을 통해 자국 내 수급과 수출물량을 통제하고 있다. 지난 1일 중국 정부는 1200만톤 규모의 석유제품 수출 할당량을 자국 정유사에 배정했다. 이전 수출 할당량이었던 900만톤에 비해 33% 증가한 수치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국 석유 제품 수출량 증대로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 아시아 시장 내에서는 정제마진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하반기 국제유가 및 정제마진 상승 등 전반적인 업황 호조로 상반기보다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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