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형·각형·원통형 등 폼팩터 포트폴리오 경쟁력 높여
배터리 3사 “전기차 확대, 폼팩터 다양화 경쟁력 높인다”
K-배터리 3사가 완성차 업체의 수요에 발맞춰 서로 다른 폼팩터(제품형태)를 앞세워 기술경쟁을 벌이고 있다. 같은 NCM(니켈코발트망간)·LFP(리튬인산철) 배터리라도 어떤 폼팩터(제품 형태)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에너지 밀도, 생산비용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K-배터리 3사가 서로 다른 형태의 폼팩터를 갖추고 대결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K-배터리 3사중 SK온은 기존 파우치형에 각형을 더했으며, LG에너지솔루션은 파우치형과 원통형, 삼성SDI는 각형과 원통형을 선택했다.
SK온은 지난 3월 ‘인터배터리 2023’에서 각형 배터리 시제품을 선보인데 이어 연내에 시제품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SK온이 각형 배터리 양산에 나선 배경에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완성차 업체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SK온 관계자는 “각 폼팩터별로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고객사가 니즈가 있는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각형 배터리를 사용하는 완성차 업체중에는 BMW, 벤츠, 폭스바겐 등이 있다. 각형은 파우치형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낮은 편이지만 일정한 성능을 대량 생산하기에 유용한 폼팩터다. 독일 폭스바겐의 경우 2030년까지 각형 배터리를 탑재한 자사 전기차를 80%까지 끌어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SK온은 파우치형 배터리를 폭스바겐에 공급하고 있는 만큼 각형 배터리를 양산하면 매출 비중이 높아질 수 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각형 배터리와 함께 원통형 배터리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원통형 배터리는 표준화된 규격을 갖추고 있어 파우치형, 각형 대비 많은 양을 빠르게 생산할 수 있다.
전세계에서 사용되는 원통형 배터리는 ‘18650(지름 18mm·길이 65mm)’과 ‘21700(지름 21mm·길이 70mm)’ 두 종류였지만,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최초로 ‘4680’ 양산에 나섰다. 테슬라의 원통형 배터리인 ‘4680배터리’는 지름 46mm, 길이 80mm 크기의 원통형 배터리로 기존 18650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5배 높고 제조비용이 낮아 주행거리를 크게 늘렸다.
테슬라가 최초로 양산에 성공을 거뒀지만, 수율이 낮고 생산 수량이 부족한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이에 맞춰,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ID는 이러한 단점을 개선한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 착수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하반기 원통형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오창 공장 내 생산라인에 5800억원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SDI는 앞서 지난 2일 ‘IAA모빌리티’에 선보인 ‘46파이(지름 46mm인 원통형 배터리)’ 시제품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전기차 시장 확산과 함게 원통형 배터리 수요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NE리서치는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지난 2020년 76.4GWh에서 올해 150GWh로 96.3% 늘어나고, 오는 2025년에는 227.9GWh 규모로 매년 평균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원통형의 경우 팩으로 만드는 과정이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며 “(각형, 파우치형 대비)상대적으로 높은 셀 관리 기술력을 요구하는 만큼 선제적으로 시장을 공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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