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1개월 만에 부회장 초고속 승진…권오갑 회장과 ‘투톱’
그룹 미래 먹거리 발굴과 동시에 자회사 IPO 작업 완료 과제
글로벌R&D센터 전동화센터 개소식 참석하며 경영 행보 ‘박차’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자 HD현대 오너가(家) 3세인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21년 사장자리에 오른 후 2년 1개월만의 초고속 승진이다. 책임경영이 한층 강화된 정 신임 부회장은 새로운 50년 위한 그룹의 미래사업을 개척해야 하는 동시에 자회사들의 기업공개(IPO) 작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이번 승진으로 권오갑 HD현대 회장과 함께 투톱 체제를 구축하며 그룹을 이끌게 됐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통해 지난 30년간 전문 경영인 체제였던 HD현대가 정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오너 경영 체제로 전환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1982년생인 정 부회장은 지난 2009년 현대중공업에 대리로 입사했다가 미국 유학길에 올랐으며,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졸업 후 글로벌 컨설팅업체에서 2년간 근무했다. 이후 2013년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으로 재입사한 뒤, 현재의 HD현대,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HD현대글로벌서비스 등에서 선박해양영업, 경영지원 등을 총괄해왔다.
정 부회장은 조선사업 외에도 정유, 건설기계, 전력기기 등 그룹 내 주요사업의 경쟁력 확보와 혁신에 앞장선 동시에 수소,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도 집중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HD현대 관계자는 “정 부회장은 급변하는 세계 경제의 흐름 속에서 기존 사업의 지속 성장은 물론, 새로운 50년을 위한 그룹의 미래사업 개척과 조직문화 혁신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조선업의 미래 먹거리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동시에 핵심 자회사들의 IPO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핵심 과제를 안게 됐다.
HD현대 자회사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내년 상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IPO를 추진 중이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지난 2016년 현대중공업의 선박·해양 관련 서비스 및 선박제어사업 부문 등이 분사해 설립됐다. 정 부회장은 당시 HD현대글로벌서비스의 출범을 주도하기도 했다.
HD현대오일뱅크도 내년 중 IPO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IPO를 추진했으나 모두 무산됐다. 상장에 도전할 때마다 시장이 가라앉은 탓이다.
재계에서는 두 회사의 IPO가 HD현대의 미래 사업을 위한 투자 재원 마련과 정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앞당길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IPO 성공 여부에 따라 정 부회장의 상속세 재원 마련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정 부회장의 지분은 5.26% 수준이다. 최대 주주는 정 부회장의 아버지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으로, 지분이 26.6%에 달한다. 상속세율이 60%인 점을 고려하면, 승계 시 정 부회장이 내야 할 상속세는 8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그룹의 미래사업을 위한 정 부회장의 경영 행보는 이미 시작됐다. 정 부회장은 승진 후 첫 공식 행보로 이날 경기도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에서 진행된 전동화센터 개소식에 참석했다.
HD현대는 그룹 내 계열사 별로 운영하던 전동화 연구조직들을 전동화센터로 통합, HD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 내 직속센터로 신설했다. 이에 따라 HD한국조선해양의 전기제어연구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전력전자개발팀, HD현대일렉트릭의 전력시스템연구실이 ‘전동화센터’로 통합된다.
HD현대는 전동화센터를 통해 무탄소 전기추진 선박·굴착기 개발 등 핵심사업의 차별화된 기술 우위를 확보해 나간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조선해양·건설기계 분야의 전동화 선행 기술 및 핵심부품 개발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 핵심사업 전동화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정 부회장은 “그룹의 새로운 50년을 이끌어나갈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전동화 역량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전동화 기술개발과 연구 인력확보로 HD현대의 전동화센터가 세계 최고 수준의 전동화센터로 거듭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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