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화재사건 계기 문의량 20배·판매량 7배 급증
한컴 그룹의 자회사인 한컴라이프케어가 올해 2분기 출시한 ‘전기차 화재 진압 솔루션’을 기반으로 폭발적 성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전기차 화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정부 차원의 ‘전기차 화재관리 안전대책’을 발표하면서, 이에 따른 수혜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한컴라이프케어는 화재를 다루는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추고, 급증하는 전기차 및 배터리 화재에 대비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안전장비 전문업체 한컴라이프케어는 전기차 화재에 대비하는 이동형 접이식 침수조와 무인 자동화 시스템 모델의 판매량 증가를 기반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회사 측은 시설 관리가 필수인 대기업을 중심으로 해당 제품의 구매가 늘어나고 있으며, 공공기관과 군부대 등 여타 분야에서도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달 초 정부는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전기차 화재 안전관리 대책을 확정했다. 전기차 화재 발생 단계별로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에 중점을 뒀는데, 화재 진압장비를 확대 보급키로 했다. 이러한 소식에 전기차 화재 진압 솔루션을 보유한 한컴라이프케어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한컴라이프케어의 ‘이동형 접이식 침수조’는 크기가 작아 보관이 쉽고, 별도의 조립 과정이 없어 두 사람 기준으로 약 15초 이내에 설치할 수 있어 사용도 간편하다. 특히 최근 출시한 ‘질식 소화포 일체형 침수조’는 한 사람이 1분 내 설치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알루미늄으로 제작한 침수조 상단에 질식 소화포가 설치돼 소화포를 별도로 덮을 필요가 없고, 국내 출시 침수조 중 폭이 가장 얇아 빼곡히 주차되어 있는 차량 사이에서도 간섭 없이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전기차용 질식소화포’는 친환경 소재 탄소섬유에 특수 코팅 기술을 적용해 2500℃가 넘는 화염도 견딜 정도로 내열‧단연성이 뛰어나다. 타사 소화포는 타면서 유독가스가 발생하지만, 이 제품은 탄소섬유 특성상 유독가스가 배출되지 않는다. 화재 차량을 덮었을 때 이산화탄소 누출 감소 효과가 크고, 30회 이상 재사용할 수 있어서 환경친화적이다.
또한 ‘무인 자동화 시스템’은 전기차 충전 구역에 설치하는 형태로, 전기차에 불이 나면 자동으로 소화포와 침수조를 한 번에 차량에 덮어씌워 화재를 진압하는 시스템이다. 아이볼트 4개만으로 지하 주차장 천장에 설치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이 시스템은 차량이 주차 구역에서 약간 벗어나 있어도 자동으로 위치를 조정하여 작동할 수 있다.
한컴라이프케어는 이러한 흐름을 타고 기업 가치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 시장 내 입지가 굳건한 사업군인 소방·안전 분야 뿐만 아니라 신성장동력인 국방 사업 확대를 통해 매출 상승을 이뤄낸 데 이어, 최근 판매량이 급증한 전기차 화재 관련 상품까지 호조를 보이고 있다. 회사 측은 “청라 지하 주차장 화재 사건을 계기로 관련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며 “지난달 말 기준 전기차 화재 대응 제품 최근 문의량 20배, 판매량 7배 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다.
한편, 한컴라이프케어는 매각 절차가 진행되고 있어 기업 가치 상승의 영향이 주목된다.
한컴이 한컴라이프케어를 인수할 당시 800억원을 투자한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지난달 한컴라이프케어의 지분 22.58% 중 17.61%를 장내매도 및 블록딜로 매각하며 투자금을 회수했다. 또한 한컴라이프케어의 지분 36.13%를 보유하고 있는 한컴 또한 지분 매각을 진행 중이다.
한컴 관계자는 지분 매각에 대해 “AI 등 신사업에 주력하면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기 위한 측면이 크다”며 “지금 한컴의 입장에서는 인수합병(M&A) 시너지를 만들기 위해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2년 전 한컴MDS를 매각하면서 마련했던 1000억원 가량의 실탄 자원을 회사 역량 강화를 위해 활용했듯이, 이번 매각을 통해 나오는 자금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좋은 AI 기업에 재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시장에 한컴라이프케어를 내 놓을 당시에는 전기차 화재 대응 관련해서 이슈가 되지 않았는데, 최근 매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 이슈가 불거져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림 기자 / leeyerim@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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