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상반기 충당금만 5조 돌파, 현대·우리 증가폭 커… “리스크 관리 총력”

시간 입력 2024-10-02 07:00:00 시간 수정 2024-09-30 17:3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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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카드사 충당금 5.3조…1년새 8.95%↑
카드론 잔액 증가에 충당금 적립 규모도↑
고금리 장기화에 카드사도 리스크 관리 초점

올해 상반기 7개 카드사가 혹시 모를 리스크에 대비해 쌓아놓은 금액만 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고금리·고물가 기조가 장기화되며 차주들의 채무상환 여력도 지속 저하되고 있는 만큼 저마다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다.

여기에 최근 들어 증가하고 있는 카드론 잔액 역시 카드사의 충당금 적립 기조에 불을 지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비슷한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충당금 적립 기조 역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30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올해 상반기 대손충당금 총액은 5조267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4조8352억원) 대비 8.95% 증가한 금액이다.

고금리와 조달 비용 상승 등 업황 한파에 직면한 카드사들은 향후 연체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쌓고 있다. 대손충당금이란 금융기관이 대출을 내 줬을 때 발생할 손실을 평가한 금액이다. 이와 같은 대손충당금은 비용으로 잡히게 되며, 규모가 클수록 카드사들의 순이익도 깎아먹게 된다.

1년새 충당금 증가폭이 가장 큰 곳은 현대카드와 우리카드였다. 먼저 현대카드의 상반기 대손충당금은 6713억원으로, 전년 동기(5307억원) 대비 26.49%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카드 또한 전년 동기(3949억원) 대비 25.55% 증가한 4958억원의 충당금을 쌓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롯데카드 6203억원(전년 대비 13.38% 증가) △하나카드 3998억원(12.87% 증가) △KB국민카드 1조728억원 △신한카드 1조2542억원(0.14% 증가) 등 대부분 증가했다. 특히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의 경우 반기 충당금 규모만 1조원을 넘어섰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가 줄어든 곳은 삼성카드 한 곳에 불과했다. 삼성카드의 상반기 대손충당금은 7536억원으로, 전년(7819억원) 대비 3.62% 가량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충당금 적립 기조를 보수적으로 설정한 데는 오랜 기간 이어지고 있는 고금리·고물가 기조가 한 몫 했다. 앞서 지난 2022년 하반기 기준금리가 급등하며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마저 크게 오르자 카드사들은 속속 충당금 규모를 늘리고 나섰다.

여기에 올해 들어 지속 증가세를 보인 카드론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7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38조744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35조8444억원) 대비 8.09% 증가한 금액이다.

특히 카드론 증가폭이 큰 카드사일수록 충당금 적립에도 신경을 쏟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1년새 충당금 증가폭이 20%를 넘었던 우리카드와 현대카드의 경우 카드론 증가폭 역시 20%대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우리카드의 8월 말 카드론 잔액은 전년 동기(3조1029억원) 대비 24.59 증가한 3조866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대카드 역시 20.74% 증가한 5조5866억 규모의 카드론을 취급하고 있었다.

이와 같이 고금리 상황 속 차주들의 상환 능력마저 약화되자 카드사들은 늘어나는 대손비용에 대응하기 위해 충당금 전입액을 늘리며 리스크 관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로 카드사 업황 개선이 불분명한 만큼 카드사들은 당분간 보수적인 경영방침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분간은 건전성 관리를 위해 충당금 적립액 규모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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