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카드, 사회초년생 맞춤 ‘BC바로 시발카드’ 단종
연회비 5000원…전월 실적·한도 없는 ‘알짜카드’
카드업계, 알짜카드 단종 행진…상반기 373종 단종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이른바 ‘알짜카드’가 속속 자취를 감추고 있다. 수많은 알짜카드 단종 릴레이 속 남은 희망으로 불리던 BC카드의 ‘시발카드’ 역시 단종의 길로 접어들게 됐다.
카드사들은 기존 카드 상품을 단종하거나 혜택을 줄여 리뉴얼 출시하는 등 상품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373종에 달하는 카드가 단종된 가운데, 이와 같은 카드업계의 단종 행렬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BC카드에 따르면 ‘BC바로 始發(시발)카드’의 신규·추가 발급이 9월 30일부로 종료됐다. 단 갱신(유효기간 연장) 및 훼손·분실에 따른 재발급은 가능하다. 현재 이용 중인 카드 역시 유효기간 이후 갱신을 통해 계속 이용할 수 있다.
시발카드는 전월 실적 조건 및 할인 횟수, 한도 제한 없이 결제 금액의 0.7% 청구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조건 없는 무조건 할인카드인 것은 물론, 연회비 또한 저렴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알짜 카드’로 손꼽혔다. 해당 카드의 연회비는 국내 전용 5000원, 해외 전용 8000원 수준에 불과했다.
시발카드는 BC카드가 세 번째로 내놓은 자체 발급 카드다. 카드 상품 최초로 특정 기업, 캐릭터가 아닌 인기 유튜브 프로그램 ‘워크맨’과 제휴한 것이 특징이다. 카드 디자인과 혜택 또한 워크맨 콘텐츠 특징을 일부 차용해 개성있게 표현했다.
혜택은 ‘선 넘는 특별 할인’이란 명칭으로 결제 금액 구간별 청구할인을 제공한다. 구체적으로 1800원~1만8000원 미만은 결제 건당 180원(최대 일 5회, 월 50회)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1만8000원 이상은 1800원(최대 일 2회, 월 10회) 할인된다.
해당 할인은 △홧김택시(택시업종) △커피수혈(커피전문점) △배달냠냠(배달업종) △쇼핑치료(백화점, 온라인몰) △간식털이(편의점) 등 5가지 업종에서 전월 실적 30만원 이상 이용 시 제공된다.
알짜카드의 단종 릴레이는 BC카드 뿐만이 아닌, 카드업계 전방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한카드는 최근 알짜카드로 손꼽히는 △HI-POINT △DEEP DREAM △DEEP DREAM Platinum+ 등의 발급을 중단했다.
또 현대카드는 올 초 대표 카드인 ‘X 에디션(Edition)2’ 시리즈 등 카드 3종을 단종하고,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제로 에디션(ZERO Edition) 2’ 할인형과 포인트형 2종 역시 정리했다.
우리카드 역시 대표 브랜드인 ‘카드의정석’ 라인업을 정리하고 나섰다. 우리카드는 ‘DA@카드의정석(Discount All)’과 ‘D4@카드의정석(Discount 4)’ 신규·추가 발급을 중단했다.
카드업계의 단종 릴레이는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안 단종된 신용·체크카드 수는 총 373종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59종)보다 134.59% 가량 급증한 수준이다.
2020년 202종에 불과했던 연간 단종 카드 수는 2021년 306종으로 크게 늘었다. 2022년에는 101종으로 줄었으나, 지난해부터 다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동안 단종된 카드 수는 지난해 연간 단종 카드 수(458종)을 반 년 만에 거의 따라잡은 수준이다. 이를 감안했을 때 올해 또 한 번 지난해 연간 기록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알짜카드를 단종하고 나선 데는 비용 절감 측면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상승하며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은 데 이어, 부실 대출에 대비하기 위한 대손비용마저 늘어나며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데 따른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카드사들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소위 말하는 알짜카드 라인업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알짜카드의 경우 카드에 대한 약관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5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카드를 단종시키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새로운 대표 카드 상품 구성을 위한 관리 및 혜택 리뉴얼을 위해 카드를 단종하는 부분도 있다”며 “또 카드의 수익성 측면을 고려해 단종을 결정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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