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OMC, 금리 0.25%p 인하…한미 금리차 1.50%p로 축소
트럼프 당선에 원·달러 환율 쑥…달러 강세 가능성 상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9월 빅컷(기준금리 0.50%포인트 인하)에 이어 이달 0.25%포인트 추가 인하를 단행하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금리 인하의 척도 중 하나인 물가상승률은 안정세에 접어들었지만,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환율 변동성은 커진 상황이다.
◇미 연준, 9월 빅컷에 이어 11월 0.25%포인트 추가 인하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연준은 지난 6~7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기존 4.75~5.0%에서 4.50~4.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올해 초부터 노동시장 상황은 전반적으로 완화됐고, 실업률은 상승했지만,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12월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이번 연준의 결정으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1.50%포인트로 좁혀졌다. 한미 금리차는 지난 9월 연준의 빅컷으로 1.50%포인트로 좁혀졌다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추며 다시 1.75%포인트로 확대된 바 있다.
관건은 한은의 움직임이다. 올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는 이달 28일 예정돼있다. 지난달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낮췄지만 당장 뚜렷한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추가 인하 여력이 있다며 기준금리를 낮춰 내수를 진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중이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4.69(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 상승했다. 이는 2021년 1월 0.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9월 1.6%에 이어 두 달 연속 1%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트럼프 당선發 환율 리스크 커져…“예의주시 중”
문제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올랐다는 점이다. 지난 6일 원·달러 환율은 7개월 만에 1400원을 넘어섰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 전망으로 달러 가치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전거래일과 비교해 10.2원 내린 1386.4원으로 집계됐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가 달러 약세를 이끌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이 예고한 대규모 감세 정책으로 킹달러(달러 초강세) 현상이 강화될 여지는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김완중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트럼프의 확장 재정정책이나 반 이민 기조 등이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질 가능성이 있다”며 “트럼프 당선인의 중국 견제 발언 등도 원화 가치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내다봤다.
우리나라 금융·경제 수장들은 시장 동향을 주시하면서 향후 정책 방향을 고심하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8일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국제금융시장 동향에 대해 논의했다.
최상목 부총리는 “최근 우리 금융·외환시장은 미 대선 영향으로 환율 상승 등 변동성이 확대됐으나 주가와 채권 금리, CP, CD 등 단기 금리는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이라면서도 “당분간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는 만큼, 그간 중동 상황 중심으로 운영해오던 관계기관 24시간 합동점검체계를 금융·외환시장까지 확대·개편하고, 시장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될 경우에는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적기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한은도 유상대 부총재 주재로 미 대선과 FOMC 결과 관련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유상대 부총재는 “향후 글로벌 성장·물가 흐름과 주요국 통화정책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세부내용 등에 따라 외환·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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