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IFRS17 ‘2년 차 징크스’ 없었다…삼성家 보험형제 ‘순익 4조’ 클럽

시간 입력 2025-02-11 17:51:57 시간 수정 2025-02-11 17:5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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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삼성화재 합해 4.2조…전년 比 하락 예상 ‘반전’
KB라이프·KB손보·신한라이프 지주 내 이익기여도 상승
보험개혁회의 통해 IFRS17 재정립…실적 공신력 확보 기대

보험사들이 지난해에도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작년에 시행 2년 차에 접어든 IFRS17에 대한 계리가정 조정이 최근 이뤄지면서 보험사들의 실적이 전년보다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을 깬 것이다. 일례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작년에 나란히 ‘연간 당기순이익 2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4대 금융지주(하나·KB·신한·우리)가 차례로 작년 경영 실적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하나생명, 하나손해보험, KB라이프, KB손해보험, 신한라이프, 신한EZ손해보험의 작년 경영 실적도 공개됐다. 이들 중 KB라이프, KB손보, 신한라이프는 전년과 같은 상승세 속에서 지주 내 이익기여도를 높였다. 다만 하나생명, 하나손보, 신한EZ손보는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 희비 갈린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현대해상은 48.1% 성장

KB라이프는 작년에 269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2341억원 대비 15.1% 늘어난 액수다. 같은 기간 KB손보는 7133억원보다 17.7% 증가한 839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으며 신한라이프는 4724억원에서 11.9% 증가한 528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반면 하나생명은 작년에 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는 전년 54억원의 당기순이익에서 61억원 악화한 수치다. 하나손보는 작년에 30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으며 신한EZ손보는 17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처럼 작년에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과 달리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일반 보험사들은 대체로 실적 고공행진을 2년 연속 이어갔다. 이들은 지난 5일, 작년 경영 실적 잠정치를 공시했다.

생명보험 업계와 손해보엄 업계에서 각각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작년 경영 실적 발표를 통해 맏형의 면모를 보였다. 특히 삼성화재는 손보 업계 처음으로 연간 당기순이익 2조원을 넘어섰다.

삼성생명은 연결 기준으로 작년에 2조260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2조337억원보다 11.1%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는 1조8216억원에서 14% 늘어난 2조7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로써 삼성금융 보험계열사 두 곳에서만 4조3370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이 발생했다.

한화생명은 작년에 866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8260억원 대비 4.85% 증가한 액수다. 같은 기간 DB손보는 1조7423억원 대비 6.8% 늘어난 1조860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으며 메리츠화재는 1조5670억원에서 9.3% 증가한 1조71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찍었다. 이때 현대해상은 8057억원보다 48.1% 오른 850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 보험개혁회의 통해 IFRS17 재정립 안간힘…“할인율 하향 조정 필요”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50여 곳의 보험사들이 IFRS 도입 첫해인 2023년에 달성한 당기순이익은 13조3578억원이다. 이는 전년 9조1795억원보다 4조1783억원(45.5%) 증가한 수치다.

다만 매출이나 영업 환경의 큰 변화 없이 IFRS17 도입 효과만으로 이처럼 1년 만에 보험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내면서 ‘실적 부풀리기 아니냐’는 논란이 생겼다. 때문에 보험사들은 IFRS17에 기반한 경영 실적을 통해 '자의적 가정, 고무줄 회계이익’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에 금융당국은 보험산업 대국민 신뢰 회복 및 혁신 추구를 골자로, 작년 5월 ‘보험개혁회의’를 출범했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보험개혁회의 출범식에서 “(보험개혁회의를 통해) 덮고 지나가는 것 없이 모든 걸 이슈화하고 개혁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금융위는 작년 말 IFRS17 계리가정 적용 개선안을 마련해 2024년 연말 결산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무·저해지 상품 해지율과 관련해 완납 시점 해지율이 0%에 수렴하는 모형 중 ‘로그-선형모형’이 가장 적합한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원칙 모형으로 운영하겠다고도 덧붙였다.

해당 모형은 무·저해지 상품의 해지율을 완납 직전까지 과도하게 높게 잡는 것을 제한함과 동시에, IFRS17 하에서 보험사 수익성을 나타내는 보험계약마진(CSM) 등과 같은 지표를 자의로 부풀리지 못하도록 막는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 보험사들의 작년 실적이 전년보다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 것이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IFRS17 평가 시 높은 할인율 수준이 적용됨과 동시에 감독회계의 신계약비 제도 변화도 함께 이뤄지면서 자본과 이익이 급격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는 보험산업에 대한 신뢰성 문제로 확산했다. 국내는 할인율이 해외보다 높게 설정돼 있어서 CSM의 직접적인 사용보다는 일정 부분 조정해 산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위해 할인율에 대한 하향 조정과 더불어 보험위험뿐만 아니라 금리 및 신용위험 등을 반영한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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