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순익 800억 가까이 감소…교보생명은 346억 ↓
현대해상, 순익 2500억 넘게 줄며 손보 빅4 중 감소 폭 최상단
새 보험회계 제도인 IFRS17 도입 이후 줄곧 실적 상승세를 그리던 보험 업계에 제동이 걸렸다. 국내·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계속 커지는 가운데 경기 침체까지 악재로 겹치면서 보험 시장이 크게 위축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상위 생보사 3곳(삼성·한화·교보)과 상위 손보사 4곳(삼성·메리츠·DB·현대)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합산액은 2조9372억원이다. 이는 작년 1분기 이들 7개 보험사의 순익인 3조5629억원보다 6257억원(17.5%) 쪼그라든 수치다.

◇삼성생명만 맏형 체면치레…생보 빅3 순익, 작년보다 940억 ↓
국내 상위 3개 생보사의 한 축인 한화·교보생명은 올해 1분기 실적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들 외에 KB라이프와 NH농협생명도 쓴 잔을 들이켰다. 반면 삼성생명을 비롯해 신한라이프, 하나생명은 실적 상승 곡선을 그렸다.
상위 3개 생보사의 올해 1분기 순익 합산액은 1조2164억원이다. 이는 상위 3개 생보사의 작년 1분기 순익인 1조3104억원보다 940억원(7.1%) 줄어든 액수다.
이때 생보사별로는 삼성생명이 올해 1분기에 작년 1분기 6221억원 대비 2.1% 성장한 6353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빅3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어 △한화생명 726억원(3683억원→2957억원) △교보생명 346억원(3200억원→2854억원) 순으로 순익 감소 폭이 컸다.
같은 기간 KB라이프는 943억원에서 870억원으로 순익이 73억원 줄었으며 NH농협생명은 589억원에서 204억원으로 순익이 385억원 감소했다. 반면 신한라이프는 1542억원에서 1652억원으로 순익이 110억원 늘었으며 하나생명도 45억원에서 121억원으로 순익이 76억원 증가했다.
업계는 작년부터 이어져 온 금융시장 불확실성 기조가 생보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 하향세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대부분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에서 비롯했다.
삼성생명의 올해 1분기 투자손익은 5646억원으로 작년 1분기 대비 0.4% 증가했다. 보험손익도 2779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3.6% 증가하며 간극을 채웠다. 한화생명은 올해 1분기 실적과 관련해 “보험금 예실차 축소 등으로 보험손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1042억원을 달성했다”면서도 “미국 관세정책 등 대내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라 투자손익평가·처분익은 둔화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교보생명의 올해 1분기 보험손익은 전년 동기 1398억원 대비 233억원(16.6%) 증가한 1631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손익은 2423억원으로 전년 동기 2979억원 대비 556억원(8.7%) 감소했다. KB라이프의 올해 1분기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은 각각 773억원, 430억원으로 작년 1분기 828억원, 486억원보다 각각 6.6%, 11.5% 감소했다. NH농협생명의 올해 1분기 보험손익은 997억원으로 전년 동기 1365억원 대비 26.9% 감소했으며 투자손익은 149억원으로 전년 동기 25억원보다 124억원 성장했다.
순익이 오른 신한라이프의 올해 1분기 보험손익이 1855억원으로 작년 1분기 2010억원보다 7.6% 줄었다. 대신 금융손익이 작년 1분기보다 50%, 전분기 대비로는 71.3% 늘어난 597억원을 찍으면서 순익을 늘렸다. 하나생명의 올해 1분기 보험손익은 세전 기준 84억원으로 전년 동기 20억원 대비 64억원 늘었으며 투자손익은 세전 기준 77억원으로 전년 동기 -13억원 대비 90억원 늘었다.

◇KB·한화만 활짝…손보사 빅4 순익, 1년 전보다 23.6% ↓
국내 상위 4개 손보사(삼성·메리츠·DB·현대)도 올해 1분기에 실적에서 미끄러졌다. 주요 손보사 중에서는 KB손보와 한화손보만 실적 상승을 일궜다.
상위 4개 손보사의 올해 1분기 순익 합산액은 1조7208억원이다. 이는 상위 4개 손보사의 작년 1분기 순익인 2조2525억원보다 5317억원(23.6%) 쪼그라든 액수다.
이때 손보사별로는 △현대해상 2680억원(4772억원→2032억원) △DB손보 1364억원(5834억원→4470억원) △삼성화재 929억원(7010억원→6081억원) △메리츠화재 284억원(4909억원→4625억원) 순으로 순익이 줄었다. 같은 기간 NH농협손보도 589억원에서 204억원으로 순익이 385억원 줄었으며 롯데손보도 409억원에서 113억원으로 296억원 줄었다.
반면 KB손보와 한화손보는 각각 투자손익과 장기보장성 신계약 부문에서 선전하며 실적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2024년 1분기에서 올해 1분기를 거치면서 KB손보의 순익은 2898억원에서 3135억원으로, 한화손보의 순익은 1249억원에서 1427억원으로 각각 8.1%, 14.2%씩 늘었다.
이에 업계는 장기보험 부문과 자동차보험 부문에서의 실적 악화가 손보사들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올해 초 발생한 산불과 폭설 등으로 큰 비용이 발생한 것도 안좋은 영향을 준 것으로 봤다.
현대해상의 올해 1분기 장기보험 손익은 독감 재유행 등으로 1143억원에 그쳤다. 이는 작년 1분기보다 74.2% 낮은 액수다. 차보험 손익은 1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감소했다. DB손보의 올해 1분기 장기보험 손익은 작년 1분기보다 12.1% 감소한 3940억원을 기록했다. 차보험의 영업이익은 51.4% 감소한 458억원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는 장기보험 부문에서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7% 성장에 그쳤다. 차보험 부문 실적은 보험료 인하 경쟁과 강설 피해 등으로 작년 1분기보다 70.9% 급감했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1분기 장기보험 부문에서 3688억원의 손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작년 1분기 4265억원보다 14% 적은 액수다. 보험손익은 -69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NH농협손보는 순익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올해 초 발생한 산불 피해를 꼽았다. 회사에 따르면 산불로 인한 보험금 청구만 4000여 건에 달했으며, 이 중 농작물재해보험과 관련된 청구가 3000건 이상을 차지했다. 롯데손보의 올해 1분기 보험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26억원 감소한 -112억원을 기록했으며 투자영업손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한 243억원을 찍었다.
순익이 오른 KB손보의 올해 1분기 보험손익은 2631억원으로 작년 1분기 3684억원 대비 1053억원(28.6%) 줄었지만 투자손익이 1656억원으로 작년 1분기 306억원 대비 1350억원(441.2%) 늘었다. 또 한화손보의 장기보장성 신계약 매출은 올해 1분기에 193억3000만원, 월 평균으로는 65억원을 달성해 작년 1분기 대비 6.8% 성장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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