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랩, AI 네이티브 전환에 3년간 1000억 투자…“2035년 매출 1조 노린다”

시간 입력 2026-09-16 16:50:12 시간 수정 2026-09-16 16: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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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제품·서비스 AI 중심 재설계…‘안랩 AI 플러스’ 공개
SaaS·구독형 사업구조 전환해 반복 매출 기반 확대
글로벌 매출 비중 30% 목표…M&A·스타트업 투자도 추진

강석균 안랩 대표가 16일 ‘안랩 AI 비전 선포’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출처=안랩>

안랩이 향후 3년간 인공지능(AI) 인프라와 연구개발(R&D)에 1000억원을 투입하며 ‘AI 네이티브 보안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한다. 기존 보안 제품에 AI 기능을 덧붙이는 수준에서 벗어나 제품과 데이터, 보안 운영 체계 자체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한다는 구상이다.

제품 판매 중심의 사업구조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구독형 모델로 전환해 반복 매출 기반을 확대한다. 이를 통해 2035년 매출 1조원, 글로벌 매출 비중 30% 이상을 달성한다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안랩은 16일 ‘안랩 AI 비전 선포’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중심 통합 브랜드이자 플랫폼·아키텍처인 ‘안랩 AI 플러스(AhnLab AI PLUS)’를 공개했다. 회사가 보유한 30여종의 보안 제품·서비스와 30년 이상 축적한 위협 인텔리전스(TI), 보안 운영 경험을 하나의 AI 체계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안랩이 AI 전환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은 생성형 AI 확산으로 공격과 방어 사이의 ‘속도 격차’가 빠르게 벌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공격자는 AI를 활용해 취약점 탐색과 공격 경로 분석, 공격 코드 생성 등을 자동화하고 있지만 방어 측은 여전히 여러 보안 솔루션에서 쏟아지는 경보와 로그를 사람이 직접 분석하고 판단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강석균 안랩 대표는 이날 “분석 인력과 시간은 제한적인데 조사하고 판단하고 대응해야 하는 상황은 여전히 사람 중심에 머물러 있다”며 “이것이 AI 시대의 가장 큰 시큐리티 갭”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AI를 중심으로 모든 것을 설계하려 한다”며 “제품과 서비스, 보안 운영을 모두 AI 중심으로 재설계해 AI 네이티브 보안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안랩은 향후 3년간 총 1000억원을 AI 분야에 투입한다. AI 컴퓨팅과 데이터·플랫폼 등 인프라를 확충하고 AI 핵심 인재와 기술,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데 자금을 집중한다. 안랩은 그동안 연 매출의 30% 이상을 R&D에 투자해 왔는데, 향후에는 기존 R&D 역량과 투자의 중심축을 AI로 빠르게 옮길 계획이다.

투자는 단순한 AI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고 ‘AI 네이티브×플랫폼×SaaS×글로벌’이라는 네 가지 성장축으로 연결된다. 안랩은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AI 중심으로 재설계 하는 한편 개별 제품 판매에서 벗어나 여러 보안 기능과 데이터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업구조를 바꾼다. 동시에 모든 제품의 라이선스 체계를 SaaS 기반 구독 모델로 전환해 지속적인 사용·갱신·확장에서 발생하는 반복 매출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강석균 안랩 대표가 16일 ‘안랩 AI 비전 선포’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동일 기자>

핵심 플랫폼은 ‘안랩 AI 플러스 엔드포인트’와 ‘안랩 AI 플러스 섹옵스(SecOps)’다. 엔드포인트 플랫폼은 EPP와 EDR을 SaaS 기반으로 통합하고 보호 범위를 PC에서 서버와 가상환경, 컨테이너, 모바일까지 확대한다. 섹옵스는 XDR과 MDR, AI SOC를 중심으로 엔드포인트·네트워크·클라우드와 타사 솔루션의 보안 데이터를 연계해 공격 맥락과 우선순위를 분석하고 예방부터 탐지·조사·대응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묶는다.

여기에 복수의 AI 에이전트가 사람을 대신해 보안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틱 AI’ 체계를 적용한다. AI가 대규모 경보 가운데 실제 위험성이 높은 신호를 골라내고, 관련 데이터를 추가로 수집해 공격 흐름과 영향 범위를 추론한 뒤 대응 방안까지 제안하는 방식이다. 고객이 승인하면 엔드포인트 격리나 정책 변경 등 실제 대응 작업까지 수행한다. 안랩은 이를 ‘통제된 자율성’으로 정의하고 AI의 판단·행동 및 데이터 접근 과정은 기록·감사하되 주요 조치는 사용자의 승인 아래 실행하도록 설계했다.

김창희 안랩 제품기획본부장은 “AI가 더 많은 업무를 지능적이고 자율적으로 수행하되 고객이 정한 범위와 통제 안에서 작동할 수 있는 것이 발전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안랩은 오는 12월 에이전틱 AI 기반의 AI 네이티브 보안 운영 플랫폼을 출시하고 SaaS와 온프레미스 방식으로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일부 기술은 이미 실제 보안 업무에 적용되고 있다. 안랩은 현재 2.5페타바이트(PB) 이상의 보안 데이터와 13종의 보안 특화 AI 모델, AI가 사용할 수 있는 60개의 보안 업무 도구를 운용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매월 1억9000만건 이상의 보안 객체와 500억개 이상의 토큰을 처리하고 있으며 AI SOC의 평균 이벤트 처리 시간을 기존 5분에서 2분으로 약 60% 단축했다. 이승경 안랩 인공지능개발실장은 “AI 네이티브 시큐리티는 미래의 비전이 아니라 이미 실제 보안 업무에서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 확대도 핵심 성장축이다. 국내에서 축적한 보안 기술과 데이터, 운영 경험을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와 클라우드 서비스로 전환하고 해외 파트너 생태계를 확대한다. 필요할 경우 전략적 인수합병(M&A), AI 기술기업 및 스타트업과의 공동 연구와 투자도 병행할 방침이다.

안랩은 이 같은 AI 전환을 발판으로 2035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하고 전체 매출에서 글로벌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강 대표는 “AI가 사이버보안의 게임 룰과 보안산업의 경쟁 질서를 바꾸는 시점에서 ‘안랩 AI 플러스’가 안랩의 넥스트 챕터”라며 “고객이 AI 시대의 보안 문제를 마주할 때 가장 먼저 상기되는 AI 네이티브 보안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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