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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CEO 인베스터 데이’ 개최
전동화 전략 ‘현대 모터 웨이’ 공개

장재훈 현대차 CEO 사장이 20일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중장기 전동화 전략 ‘현대 모터 웨이’를 통해 2030년 전기차 200만대 판매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향후 10년간 연평균 11조원, 총 109조4000억원의 전동화 관련 투자를 단행한다. 또 수소, 자율주행, SDV(Software Defined Vehicle·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진화하는 자동차), 로보틱스, AAM(미래항공모빌리티) 등 미래 사업도 추진한다.

현대차는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투자자,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2023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장기 사업 전략과 재무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서강현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 김흥수 GSO(Global Strategy Office) 담당 부사장, 김창환 배터리개발센터장 전무 등이 참석해 발표자로 나섰다.

장재훈 사장은 “현대차는 전동화와 미래 기술에 대해 어떠한 글로벌 회사보다도 선제적으로 대응해 왔으며, 앞으로 전동화 톱 티어 리더십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며 “‘현대 모터 웨이’는 수많은 현대차 임직원이 축적해 정립한 혁신 DNA가 구체화한 모습으로, 새롭고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기차 200만대 판매 위한 전동화 전략 ‘현대 모터 웨이’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포함한 글로벌 전기차 판매 목표를 새롭게 설정했다. 올해 33만대에 이어 2026년 94만대, 2030년 200만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CEO 인베스터 데이 당시 발표한 목표와 비교하면 2026년과 2030년 전기차 판매 목표는 각각 10만대, 13만대 상향됐다.

판매 목표를 달성할 경우 현대차·제네시스의 전기차 판매 비중은 올해 8%에서 2026년 18%, 2030년 34%로 상승한다. 2030년 미국, 유럽, 한국 등 주요 지역 전기차 판매 비중은 전체의 절반을 넘는 53%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2030년 미국에서 전체 자동차 판매의 53%에 해당하는 66만대를 전기차로 판매할 계획이다. 유럽에서는 전체 판매의 71%인 51만대, 한국에서는 전체의 37% 규모인 24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

현대차는 핵심 전동화 전략을 ‘현대 모터 웨이’로 명명했다. 현대 모터 웨이는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Integrated Modular Architecture) 도입, 전기차 생산 역량 강화, 배터리 역량 고도화 및 전 영역 밸류체인 구축 추진 등으로 구성된다.

◇IMA 통해 모듈 호환성 ↑

현대차는 2025년 IMA 개발 체계를 완성하고 2세대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도입할 계획이다. IMA는 현행 플랫폼 중심의 개발 체계를 한 단계 발전시켜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 절감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골자다. 현행 플랫폼 개발 체계는 동일 플랫폼을 적용한 차끼리만 부품을 함께 쓸 수 있다. 선행 개발하는 공용 플랫폼 부품은 23개 수준이지만, IMA 체계에서는 차급 구분 없이 86개의 공용 모듈 시스템의 조합으로 차종을 개발한다.

예를 들어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아이오닉5와 내연기관 플랫폼을 활용한 파생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은 현재 모듈 호환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IMA가 본격 도입되면 모터, 배터리, 인버터, 전기전자·자율주행 등 전략 모듈 13개를 공유할 수 있게 된다.

IMA에 기반한 2세대 플랫폼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의 E-GMP보다 개발 차급 범위가 넓어진다. 현대차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 현대차 4종, 제네시스 5종의 승용 전기차를 2세대 전용 EV 플랫폼으로 개발해 내놓을 예정이다. 기아 역시 4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2세대 전용 전기차 플랫폼은 5세대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와 고효율·고출력 모터 시스템 등 PE(Power Electric) 시스템 탑재가 목표다. 이어 각형 NCM 배터리,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적용도 추진된다.

여기에 세계 최초로 보조배터리를 활용한 주행 중 충·방전 기술을 적용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에 원격진단 기능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SDV 실현을 위한 소프트웨어 호환도 고려해 개발된다. 개방형 운영체제(OS) 적용으로 앱 생태계를 구축하고, 레벨3 이상 자율주행 고도화·공간 탐색 원격 주차 및 출차 제어 기능 등을 구현한다.

장재훈 현대차 CEO 사장이 20일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

◇전기차 생산 역량 강화

현대차는 기존 내연기관 생산라인을 전기차 생산이 가능한 혼류 생산 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신규 공장을 짓는 것과 비교해 시간적·비용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앞서 현대차 아이오닉5, 아이오닉6가 생산 라인에 각각 투입된 울산공장과 아산공장은 500억~1000억원 수준의 투자와 한 달간의 라인 변경 작업으로 현대차의 핵심 전기차 생산기지로 탈바꿈했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병행 생산은 시장 상황에 맞게 유연한 생산량 조절이 가능하다. 현대차는 혼류 생산 라인을 미국, 체코, 인도 등에도 도입 중이다. 이외 글로벌 공장에서도 전기차 생산이 가능한 자연스러운 전환을 추진한다.

수요가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서는 전기차 전용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는 HMGMA(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와 2025년 양산 목표인 울산 EV 전용공장이 대표적이다. 이들 공장에는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의 스마트 제조 신기술을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전환 속도가 빠른 미국 현지 전기차 생산 비중을 올해 0.7%에서 2026년 37%, 2030년 75%로 확대할 계획이다. 유럽 공장은 올해 7%, 2026년 30%, 2030년 54%로 확대된다. 한국 공장은 올해 전체 생산의 14%를, 2026년 24%, 2030년 36%로 전기차 생산 비중을 높인다.

◇배터리 개발 역량 확보…소재 수급 안정화

현대차는 남양연구소에 배터리 개발 전문 조직을 구성했다. 향후 10년간 9조5000억원을 투자해 배터리 성능 향상과 차세대 배터리 선행기술 개발, 인프라 구축 등을 추진한다.

먼저 안정적인 배터리 수급을 위해 SK온,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배터리 회사와 합작법인(JV·Joint Venture) 설립과 공동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차세대 배터리 개발 분야에서는 미국 솔리드파워 등과 전고체 배터리 요소 및 공정기술 확보를 위해 협업 중이다. 또 미국 솔리드에너지시스템(SES)과는 리튬메탈 배터리 개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소재 수급을 위해 리튬 공급 계약을 추진 중이며, 리튬·니켈 등 전동화에 필수적인 원소재를 포함한 주요 소재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다양한 소재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또 폐배터리를 회수해 원소재를 재활용하는 체제도 구축할 예정이다.

올해 선보일 새 하이브리드 차량에는 자체 설계한 배터리가 탑재된다. 이와 함께 가격 경쟁력 확보 및 수요 대응을 위해 다양한 배터리 셀 개발도 추진한다. 2025년 새로 개발한 LFP 배터리를 전기차에 최초 적용할 계획이다. 열 관리 등 배터리 성능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기술도 개발한다. 또 현대차는 의왕연구소에 내년까지 차세대 배터리 연구동을 건설한다.

20일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현대차 윤태식 IR팀장(왼쪽부터), 구자용 IR담당 전무, 서강현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 장재훈 CEO 사장, 김흥수 GSO 담당 부사장, 김창환 배터리개발센터장 전무가 질의응답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

◇10년간 전동화에만 35조원 쏟는다

현대차는 올해부터 2032년까지 연평균 11조원, 총 109조4000억원을 투자한다. 구체적으로 연구개발(R&D) 투자 47조4000억원, 설비투자(CAPEX)에 47조1000억원, 전략투자 14조9000억원 등이다. 전동화 부분 투자가 집중되는 내년과 2025년에는 12조원 이상을 투자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투자와 수익, 주주환원 사이 균형을 맞추고, 효율적 자금 운용을 위해 향후 중장기 자본 운영을 크게 1~3단계로 구분하기로 했다. 1단계인 올해부터 2025년까지는 내연기관과 미래기술 투자가 동등한 수준으로 이뤄지고, 이후 2단계(2026~2030년) 때는 내연기관 투자를 점차 줄인다. 최종 3단계(2031년 이후)부터는 전기차와 소프트웨어를 통한 수익이 내연기관을 초과할 전망으로, 이 분야 투자가 더욱 확대된다.

현대 모터 웨이 추진을 위한 전동화 관련 투자비는 35조8000억원으로 10년간 연평균 3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지난해 CEO 인베스터 데이 발표의 연평균 2조2000억원과 비교해 매년 1조4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향후 10년간 배터리 사업에 투자되는 9조5000억원은 전동화 관련 투자비에 포함됐다.

서강현 부사장은 “현대차는 앞으로도 미래 기술 투자를 비롯해 투자 전략과 수익 창출, 주주환원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지속가능하고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